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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28 08:00:00 수정 : 2018-09-26 19: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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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관광 두레’ / 폐교를 캠핑장으로… 게스트하우스 돌면서 미션 수행…여행객엔 색다른 추억, 주민은 관광 소득… ‘1석2조’ 효과
여행을 떠나면 현지 분위기에 조금이라도 더 녹아들고 싶어진다. 겉모습만 보고 ‘인증샷’만 찍고 오는 것은 ‘반쪽짜리 여행’처럼 느껴진다. 해설사의 설명이라도 듣게 되면 그래도 멀리 여행 온 보람이 느껴진다. 여기에 여행지에 사는 주민들의 옛 추억까지 녹아든다면 여행의 만족감은 배가된다. 인터넷에 많이 나오는, 뻔히 알 만한 여행지의 모습 말고 좀 더 깊은 현지의 모습을 느끼려면,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관광 두레’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2013년에 시작한 관광 두레 사업은 2018년 현재 49개 지역에서 160여개 주민 사업체가 지역 고유의 특색을 살린 관광사업이다. 여행자는 여행지에서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고, 주민들은 관광으로 일자리를 얻는 1석2조 효과도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주민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관광 두레 사업 여행지를 소개했다.
가평 경기도잣향기푸른숲 탐방로
◆지역민과 함께해야 할 수 있는 여행

가평 주민이 만든 ‘가평주민여행사 가치가’(가치가)의 모토는 ‘같이하는 가치 여행’이다. 지속 가능한 가평의 여행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다. ‘가치가’는 이 계절 가평에서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곳으로 잣나무 숲을 추천한다. 축령산과 서리산 일대에 우리나라 최대 규모 잣나무 숲이 있다. 이곳에 자리 잡은 경기도잣향기푸른숲(잣향기푸른숲)은 산림 치유 프로그램과 숲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산림 휴양 공간이다. 해발 450~600m에 위치한 잣향기푸른숲은 수령 80년이 넘는 잣나무가 숲을 이룬 곳이다. 미끈하게 뻗은 잣나무가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해 여름 햇볕도 이곳에서는 힘을 못 쓴다.
잣향기푸른숲을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은 걷기다. 탐방로가 잘 정비돼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연인, 노부부 등 모든 연령대 탐방객이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 축령백림관에서 시작한 탐방로는 잣향기목공방과 출렁다리를 지나 화전민마을, 힐링센터, 기체조장, 풍욕장, 사방댐, 전망대까지 이어진다.
가평 월사집 목판 탁본 체험하기
잣향기푸른숲을 특별하게 즐기고 싶다면, 가치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먼저 ‘잣나무 숲 여행’ 프로그램은 잣나무에 대한 설명을 듣고 피톤치드를 만끽하는 내용이다. 가평의 건강한 농산물로 ‘농부무스비도시락’ 만들기도 있다. 조선 중기 문신이자 4대 문장가로 손꼽히는 월사 이정구가 문집을 간행하기 위해 만든 ‘월사집’ 목판 탁본 뜨기 등 개별 여행으로 하기 힘든 체험 등으로 구성된다. 숲 아래 자리한 마을 농기계 창고에서 경험하는 나만의 우든 펜 만들기도 인기다.
춘천 쟁강협동조합의 자전거투어

강원 춘천에는 게스트하우스 공동체 쟁강협동조합이 있다. ‘쟁강’이라는 이름은 자양강에서 유래했다. 춘천댐이 생기기 전 이곳 주민은 북한강을 자양강이라 불렀고, 쟁강이 됐다. 쟁강협동조합에서는 자전거 투어, 일출 카누 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쟁강협동조합을 구성하는 게스트하우스 중 ‘나비야’는 춘천 최초의 게스트하우스다. 한옥의 기둥과 서까래, 주춧돌, 문짝 등을 다듬고 깎아 만들었다. 주인장이 20년 가까이 문화관광해설사로 일해, 춘천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도 좋다. 이웃한 
‘로하스’는 젊은 심마니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다. 로하스는 퇴실 사진으로 유명하다. ‘점프할 때 가장 아름다운 미소가 나온다’는 어느 사진작가의 말에서 착안해, 퇴실할 때 촬영한 사진을 보내준다. 게스트하우스 곳곳에는 그동안 다녀간 여행객의 퇴실 사진이 빼곡하다. 툇골길 가장 안쪽에는 ‘비타민숲펜션’이 있다. 언덕에 있어 너른 들판과 춘천 시내까지 보인다. ‘세그루’는 쟁강협동조합 가장 남쪽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다. 소파가 놓인 공동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좋다. ‘낭만지호’는 현재 게스트하우스는 운영하지 않지만 낭만지호 2호점을 카페 ‘사농동334’로 바꿔 운영 중이다. 
쟁강협동조합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자전거 투어다. 아름다운 강변에서 자전거를 타며 쟁강협동조합에 속한 5개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미션을 수행하는 재미가 더해진다. 카페 사농동334에서 출발한다. 북한강자전거길을 따라 달리며 지도에 표시된 게스트하우스를 찾아야 한다. 게스트하우스에서는 팀별 퀴즈 풀기, 다트, 들꽃 찾기, 전통 놀이 등 미션을 진행한다. 최종 목적지 로하스에서는 바비큐 파티와 시상식이 열린다.
폐교를 리모델링한 여수 캠핑장.
◆어촌 마을에서 즐기는 해양 레저

전남 여수 금오도캠핑장은 캠핑과 해양 레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대유마을과 소유마을 주민이 만든 섬마을 공동체 금오도버들인이 운영한다. 섬 모양이 자라를 닮았다고 ‘자라 오(鰲)’자를 써서 금오도(金鰲島)라 했다. 최근 아름다운 바다를 조망하며 걷는 ‘비렁길’이 널리 알려지면서 탐방객이 부쩍 늘었다.
금오도캠핑장은 폐교를 리모델링해 만들었다. 학생이 없어 폐교한 유포초등학교가 멋진 캠핑장으로 거듭난 때는 2년 전이다. 건물 외벽에 빨강과 노랑 페인트를 칠하고, 버려진 화단은 꽃을 심어 예쁘게 가꿨다. 운동장에서 내다보이는 마을 앞바다는 해양 레저 체험장이 됐다. 교실을 활용해 만든 게스트하우스는 벽 한쪽엔 칠판이 걸렸고, 아담한 방 안에 침대와 6인 침구 세트, TV, 냉장고, 에어컨을 갖춰 편안하고 쾌적하다. 취사실과 화장실, 샤워실은 건물 안에 별도로 마련했다. 섬 캠핑의 묘미 중 하나는 해양 레저다. 이곳에서 즐기는 해양 레저는 카약부터 스노클링, 요트 투어, 바다낚시, 체험 다이빙까지 다양하다. 바닷물이 따뜻해 10월까지 체험할 수 있고, 요트 투어나 낚시는 사계절 진행한다. 금오도에 왔다면 비렁길을 걸어봐야 한다. 비렁은 ‘벼랑’의 여수 사투리다. 깎아지른 해안 절벽을 따라 다도해 풍광을 보며 걷는 18.5㎞ 탐방로다.

경남 남해 두모마을은 남해가 간직한 소박한 체험 마을이다. 비탈진 샛길을 내려서면 다랑논 너머 녹색과 감색 지붕을 이고 있는 아담한 바닷가 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마을 뒤편으로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한 금산봉우리가 드리워지고, 포구 건너편은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인 노도가 가깝다.

두모마을의 관광 두레 체험은 잔잔한 해변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두모마을의 옛 이름은 드므개마을이다. ‘드므’는 예전 궁궐에서 쓰던 물 항아리로, 마을 앞 바닷가가 큰 항아리처럼 움푹 들어간 모양이다. 마을에서 인기 있는 체험은 초보자도 쉽게 도전하는 바다 카약이다. 파도가 잔잔한 두모마을 앞바다에서 노를 저어도 좋고, 노도 인근까지 다가갈 수도 있다. 포구 옆 바다에서는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한 앵강만의 두모마을 일대는 바닷속 풍경이 매력적이다. 물안경을 쓰고 바닷속에 코를 박으면 물고기들이 움직이는 광경이 선명하게 다가선다.

흥미진진한 해변을 벗어나면 한적한 마을 길이 이어진다. 골목 곳곳에는 두모마을을 알리는 익살스러운 벽화가 있다. 두모마을 해변 주변으로 캠핑장이 있다. 별이 내리면 바다는 한낮의 분주함과 또 다른 템포로 파도 소리를 들려준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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