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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외국인 노동자, 김해공항서 경찰관 껴안고 펑펑 운 사연

입력 : 2018-09-22 11:07:01 수정 : 2018-09-22 11: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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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50대 필리핀 출신 외국인 노동자 하타알리씨가 부산 북부경찰서 만덕지구대 소속 경찰관을 끌어 안고 펑펑 울고 있다. 추석 휴가를 받아 고향으로 가려던 하타알리씨는 힘들게 번 돈을 넣어 두었던 가방을 잃어 버리자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이 소식에 이리 뛰고 저리 뛴 부산 경찰은 가방을 찾아 비행기 탑승직전 하타알리씨에게 전달, 하타알리씨는 고마움과 안도감에 그만 울고 말았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지난 21일 부산 김해공항에선 50대 외국인 노동자가 경찰관을 끌어 안고 펑펑 울었다. 놀라운 눈으로 이를 보던 시민들은 잠시 후 까닭을 알게되자 환호성과 박수를 쳤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은 고생했던 예전을 떠 올리며 잠시 눈시울을 훔쳤다.

22일 부산경찰청이 전한 사연은 이렇다.

전남 여수에서 일하고 있는 필리핀 국적의 외국인 노동자 하타알리(56)씨는 추석 연휴, 회사가 쉬는 틈을 타 김해공항을 통해 고국 나들이를 할 예정이었다.

가족생각에 올여름 폭염도 참아내며 일했던 하타알리씨는 가족에게 줄 선물과 함께 힘들게 번 돈 3000달러를 여행가방 깊숙이 넣어 두었다.

21일 오후 전남 여수에서 부산 사상버스터미널에 도착한 하타알리씨는 버스 화물칸에서 자신의 가방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자 그만 터미널 바닥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신고를 받은 사상경찰서 감전지구대 소속 황성철 경위와 김광석 경위는 딱한 사정에 터미널 폐쇄회로TV를 살펴 비슷한 크기의 여행 가방을 착각한 승객이 하타알리씨 가방을 들고 나가는 장면을 확인했다. 

이에 부산경찰청 전체 무전을 통해 분실물 수배를 하면서 딱한 사정도 전했다.

천만다행으로 하타알리씨 가방을 착각해 가져간 승객이 북부경찰서 만덕지구대에 '가방이 바뀐 것같다, 내 가방을 찾아달라'며 하타알리씨 가방을 놓고 갔다.

하타알리씨가 필리핀행 비행기를 타야 한다는 무전에 만덕지구대 경찰관들은 가방을 순찰차에 싣고 곧장 김해공항으로 향해 자꾸만 뒤를 돌아보면 출국장 입구를 서성이던 하타알리씨에게 전달했다.

하타알리씨는 퉁퉁 부은 눈으로 공항안으로 들어갔다. 이를 지켜본 경찰관들은 ' 이 맛에 경찰 한다'라는 듯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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