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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충훈 셰프의 '미식에 美치다'] 토마토 냉수프 ♥ 아삭 샐러드… 부먹? 찍먹!

입력 : 2018-08-16 09:00:00 수정 : 2018-08-15 20:5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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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파초
111년 만의 기록적인 폭염은 입맛도 잃게 만든다.
우리 선조들은 빙수, 묵밥처럼 시원한 음식으로 여름을 견뎌내는 지혜를 발휘했다.
서양에서는 어떤 음식으로 더위를 이겨내며 영양도 섭취했을까.
바로 토마토와 피망 등으로 차갑게 만들어 먹는 스페인의 야채수프 가스파초(gazpacho)다.
여기에 해물이나 샐러드를 곁들이면 폭염에 잃은 입맛도 되찾고 건강한 여름을 날 수 있다.
오늘 안 셰프가 선택한 요리는 호박말이와 비트퓨레를 곁들인 토마토 가스파초와 계절 샐러드다.

#이슬람에서 전해진 가스파초

중세시대 이슬람의 음식 중 빵, 올리브오일, 물, 마늘을 갈아서 만든 요리가 대표적인 미식의 나라 스페인의 안달루시아에 전해졌는데 주로 가난한 농부 일꾼들이 널리 애용했다고 한다. 가격도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이기 때문이다.

이 음식과 비슷한 요리가 도르니요(dornillo)다. 나무절구에 금방 딴 열매와 채소, 마늘, 젖은 빵, 식초, 올리브오일을 넣고 빻아 먹었는데 가스파초의 원조로 여겨진다. 19세기에 들어서 토마토를 넣어 차갑게 만드는 가스파초가 완성됐다. 요즘은 토마토에 피망, 오이, 올리브오일, 빵을 갈아서 요리하는데 프랑스, 미국 등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이 사랑받는 메뉴로 정착됐다. 요리하기 쉽고 메인 메뉴 전에 입맛을 돋우기 좋은 데다 영양도 챙겨 간단한 한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해산물·샐러드와 찰떡궁합

가스파초는 보통 걸쭉하게 만들기 때문에 해산물이나 샐러드를 곁들이면 소스 역할도 한다. 안 셰프는 여름 채소 샐러드를 선택했는데 시원한 야채수프와의 궁합은 완벽에 가깝다. 이런 점에 착안해 떠 먹는 수프 형태 가스파초가 아닌 샐러드에 소스처럼 곁들여 먹는 가스파초를 만들어 봤다.

과거 샐러드는 메인 디시 전에 먹는 요리 정도였지만 요즘은 메인 디시를 능가할 정도다. 미슐랭 3스타 셰프인 스페인 마르틴 베라사테구이, 프랑스 아프페주 레스토랑의 알랭 파사드, 프랑스 라귀올 지역 미셸 브라. 이들은 채소요리만으로도 시그니처 디시를 만들고 그 음식을 먹으러 일부러 미식 여행을 가도록 만든 셰프들이다. 신선한 계절 채소에 자신의 철학과 테크닉, 재료 간의 조화를 끌어내고 생기를 불어넣어 요리가 살아 숨쉬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료:가스파초 100mL, 토마토 씨, 비트 퓨레 1큰술, 모차렐라 소스 1큰술, 아보카도 1/4개, 자몽 1/4개, 컬러 방울토마토 4개, 포도 2알, 브로콜리 2개, 래디시, 허브, 어린 잎 순, 식용꽃, 호박 말이 4개, 줄기콩 3줄기,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1큰술
■가스파초 만들기:토마토 2개, 오이 1/2개, 식빵 1장, 빨강 파프리카 1/2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20mL, 당근 1/2개, 레몬즙 2큰술, 소금, 후추, 꿀 1큰술, 마늘 1개
①식빵은 테두리를 제거하고 대충 찢는다. ②토마토는 뜨거운 물에 데쳐 껍질과 꼭지를 제거하고 8등분한다. ③오이, 당근, 파프리카는 착즙한다. ④믹서기에 착즙한 주스, 소금, 후추, 마늘, 꿀, 올리브오일, 레몬즙, 토마토 과육, 식빵을 넣어 갈고 냉장고에서 하루 숙성시킨다.
■호박말이 만들기: ①주키니 호박을 어른 가운데 손가락 크기로 잘라 4등분한 뒤 씨를 제거한다. ②긴 직사각형으로 얇게 슬라이스하고 넓은 팬에 펼쳐 엑스트라버진 올리브 오일, 소금, 후추를 뿌려 20분 동안 둔다. 타월로 물기를 제거하고 돌돌 말아 놓는다.
■비트 퓨레 만들기:우유 200mL, 비트 1/4개, 소금, 후추, 감자 전분 1/2 큰술, 꿀 1큰술,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1큰술
얇게 슬라이스한 비트를 우유에 끓여 익히고 믹서기에 모든 재료를 넣고 곱게 갈아서 식힌 뒤 냉장 보관한다.
■모차렐라 소스 만들기:후레시 모차렐라 1개, 우유 50mL, 레몬주스 2큰술, 소금, 후추, 엑스트라버진 오일 2큰술
손가락 한마디 크기로 자른 모차렐라와 모든 재료를 믹서기에 곱게 갈아 냉장고에 보관한다.
#샐러드를 잘 살리는 호박과 비트

호박은 날로 먹어도 맛있다. 오일과 소금을 뿌리고 30분 정도 되면 부드러워지면서 달큼한 맛이 나는데 샐러드와 아주 잘 어울린다. 여기에 우유에 익힌 비트를 곱게 갈아 퓨레를 만들어 잎사귀류의 채소들과 곁들이면 먹음직스러운 샐러드를 만들 수 있다. 모차렐라소스, 토마토, 포도와의 어울림은 말할 것도 없다. 또 줄기콩, 아보카도, 자몽은 폭염에 허해진 내 몸의 비타민을 채워주기에 더할 나위 없는 식재료다.

아보카도는 식물성 단백질과 지방산도 풍부하다. 이를 가스파초에 결들이면 오케스트라 같은 완벽한 하모니가 들릴 것이다.

안충훈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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