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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식의세계속으로] 스포츠 강국 크로아티아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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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23 21:19:08 수정 : 2019-03-26 16: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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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메달 10개 종합 17위 올라/ 정부의 공공투자로 국민 스포츠 생활화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이름을 가장 드넓게 떨친 나라를 꼽으라면 크로아티아가 단연 일등일 것이다. 인구 400만 남짓한 발칸반도의 이 작은 나라는 축구 팬에게 1998년 4강신화로 기억되지만 대부분에게는 생소한 이름일 뿐이었다.

 

그런데 예선을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 등 강호를 꺾고 통과하더니, 16강에서 덴마크, 8강에서 개최국 러시아, 그리고 준결승에서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누르고 결승까지 올랐으니 말이다. 결국 축구 강대국 프랑스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크로아티아는 강한 의지와 끈기의 게임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흥미로운 사실은 크로아티아가 축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운동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스포츠 강국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크로아티아는 메달 10개(금 5, 은 3, 동 2)로 종합 17위를 차지한 바 있다. 10만명 이상의 등록 선수가 있는 축구의 인기가 가장 높지만 핸드볼, 농구, 배구, 워터폴로, 테니스, 육상, 스키 등 많은 종목에서 크로아티아는 세계 정상급 수준을 자랑한다. 자메이카처럼 육상 종목의 독식만으로 올림픽 성적을 올리는 나라와는 사뭇 다르다. 크로아티아는 1991년에 독립해 이듬해 바르셀로나부터 올림픽에 나간 신생국이지만 이미 누적된 메달 수가 40개를 훌쩍 넘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만 이런 스포츠 강소국은 아니다. 이웃 나라 세르비아 역시 리우올림픽에서 8개 메달(금 2, 은 4, 동 2)로 종합 32위에 올랐다. 심지어 또 다른 이웃 슬로베니아도 메달 4개(금 1, 은 2, 동 1)로 45위다. 결국 온 국민이 스포츠를 생활화해 높은 국제수준에 도달한 것은 독립 이전의 유고슬라비아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유고슬라비아는 1920년부터 1992년까지 올림픽에 참여해 무려 80개가 넘는 메달을 딸 정도로 강했다. 단체 종목으로 축구, 워터폴로, 농구, 핸드볼, 배구 등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개인 종목에서는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 마케도니아 출신의 선수들이 레슬링, 체조, 복싱 등에서 골고루 활약했다.

 

과거 냉전 시기 공산권 국가들은 올림픽에서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자유진영과의 체제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정치적 목적으로 올림픽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과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산주의가 붕괴된 이후 이들 국가의 수준은 다시 국가 규모에 해당하는 ‘정상’을 되찾았다. 유고슬라비아가 분리돼 만들어진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슬로베니아 등만이 계속 선전하는 예외다.

 

정확한 분석은 스포츠 사회학의 몫이다. 그러나 티토의 유고슬라비아는 1948년부터 이미 소련과 결별해 비동맹의 독자노선을 걸었고, 1960년대부터 이미 ‘자율적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독특한 길을 선택했다. 따라서 냉전시대에도 동·서유럽과 모두 교류했다. 또 경제와 사회는 물론 스포츠에서도 정부의 공공투자와 시민사회의 자율성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개인과 집단의 장점을 함께 살리려고 노력해 왔다. 물론 1990년대 여러 나라로 분리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내전도 겪었다. 그러나 이제는 유럽연합(EU)이라는 큰 틀 아래서 각 나라가 정체성을 갖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성숙함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조홍식 숭실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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