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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에 다시 등장한 ‘보물선 테마주’

입력 : 2018-07-18 20:58:49 수정 : 2018-07-18 21: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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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년전 침몰 돈스코이호 발견 / “금화·금괴 등 150조원 규모 실려” / 제일제강 주가 보름새 3배 폭등 / 모기업은 가상화폐 발행 예고 / 당국, 부정거래 의혹 포착 조사 113년 전 울릉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러시아 군함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보물선’ 소동이 일고 있다. 관련 주식이 급등하자 금융당국은 부정거래 의혹을 포착하고 투자주의보를 발령했다.
일그룹이 지난 15일 오전 9시 50분께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에서 1.3㎞ 떨어진 수심 434m 지점에서 돈스코이호 선체를 발견했다고 17일 밝혔다.
18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신일그룹의 돈스코이호 발견 소식과 함께 주가가 급등한 제일제강에 대해 부정거래 의혹이 제기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특히 가상화폐 발행과 관련한 대목은 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크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군항 인양과 관련한 허위사실이나 과장된 풍문을 유포하면 불공정거래행위로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거래소도 제일제강에 대해 17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하고 추후 급등 시 거래정지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신일그룹은 “지난 15일 경북 울릉읍 저동리로부터 약 1.3㎞ 떨어진 앞바다에서 수심 434 지점에서 선체에 러시아 문자로 돈스코이(DONSKOII)라고 쓰인 선박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돈스코이호는 1905년 러·일전쟁에 투입됐던 러시아 발트함대 소속 1급 철갑순양함이다. 신일그룹 측은 이 배에 금화와 금괴 5000상자 등 150조원 규모의 보물이 실려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6일 신일그룹은 코스닥 상장사 제일제강의 지분 17.33%를 18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18억5000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는데 이 때문에 돈스코이호 발견 소식과 함께 제일제강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제일제강은 신일그룹과 최대주주 관계가 아니며 보물선 사업과 일체 관계가 없다”는 공시가 나오면서 가격은 하락반전했다. 지난 2일 1840원이던 주가는 보물선 소문이 퍼지면서 18일 장중 5400원으로 3배 가까이 폭등했다가 결국 전날보다 6.25% 하락한 3900원에 장을 마쳤다.
문제는 신일그룹이 돈스코이호 인양과 관련해 가상화폐 발행을 예고한 대목이다. 신일그룹은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들이 발행할 신일코인에 대해 “9월 말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1만원 상장 예정”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이 대목은 경우에 따라 유사수신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

신일그룹은 1957년 설립된 신일토건사(이후 신일건업)를 전신으로 한다고 밝혔으나 해당 기업은 이미 도산한 상태로 실제 어떤 관계가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현 신일그룹은 법인등기부등본상 지난 6월1일 자본금 1억원으로 설립된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다. 이와 관련해 신일그룹 측에 문의했으나 답변을 얻지 못했다.

보물선 테마주는 증권가에서는 잊힐 만하면 나타나는 오래된 레퍼토리다. 2001년 부도를 앞둔 동아건설이 돈스코이호를 인양 중이라고 밝히며 17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으나 아무것도 건져내지 못한 채 회사는 사라졌다. 그해 G&G그룹 이용호 회장이 보물선 사업을 미끼로 주가를 조작해 250억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구속된 ‘이용호 게이트’가 터지기도 했다.

한편 신일그룹은 이달 말 기자회견을 열어 돈스코이호 관련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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