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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김정은·트럼프, '장외 대결' 중간성적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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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4-24 13:34:25 수정 : 2018-04-24 15: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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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핵화 문제를 놓고 치열한 장외 대결을 계속해왔다. 미국 언론과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은-트럼프간 대결을 평가한 중간 성적을 속속 집계하고 있다. 아직 메인이벤트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승패를 판가름하기는 이르지만 ‘북핵 게임’에서 누가 이기고 있는지 채점표가 나왔다. 이 채점표는 언론사나 평가자에 따라 판이하다. 김정은이 승기를 잡았다는 주장과 트럼프가 이기고 있다는 평가가 팽팽히 맞서 있다.

◆트럼프 승리

미국 워싱턴 포스트(WP)의 가브리엘 글릭먼 칼럼니스트는 23일(현지시간) “왜 트럼프가 북한에 이기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트럼프의 판정승을 선언했다. 글릭먼은 김 위원장이 지난 21일 아무런 보상 없이 핵실험 중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등의 선행 조처를 선언한 것을 트럼프 승리의 근거로 들었다. 일부 전문가들이 김 위원장의 선언을 ‘핵보유국 선언’이라고 깎아내렸지만 이것은 비핵화의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릭먼은 트럼프가 ‘발상의 전환’을 통해 김 위원장과 회담을 추진하는 데 대해 높은 점수를 주었다.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72년 중국에 가서 마오쩌둥 주석과 만나 미·중 관계의 신기원을 연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성공으로 이끌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폭스 뉴스 진행자인 그레그 거트펠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이미 성공을 거뒀다”고 주장했다. 거트펠트는 “트럼프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김정은 승리

미국의 언론 매체 ‘쿼츠’는 이날 ‘트럼프가 벌써 북한에 무엇을 넘겨 주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트럼프가 김정은과의 회담을 받아들인 것이 가장 중대한 양보라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김 위원장이 세계 최고 강대국인 미국의 대통령과 어깨를 나란히 함으로써 정통성을 과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특히 핵무기 개발을 통해 미국이 북한과 정상회담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고, 백악관의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도 23일 브리핑에서 이 점을 인정했다. 쿼츠는 김 위원장이 정권과 체제 유지의 최후 보루인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단계적 동시 행동’ 방식을 제안했으나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하는 데는 몇 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완승과 완패가 없는 게임

미국의 뉴욕 타임스(NYT)는 이날 김정은과 트럼프가 상대방을 꺾고 승리의 영광을 차지하려는 발상이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NYT는 “북·미 정상회담은 길고 어려운 과정의 첫 시작에 불과하고, 양측이 작은 승리를 얻어내려면 고통스러운 타협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배타적인’ 승리를 꿈꾸고 있어 그 어느 쪽도 전략적인 변화를 시도하지 못하고, 상대방이 절대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이 신문이 비판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된 이유에 대해서도 북·미 양측이 전혀 다른 설명을 하고 있다. 북한은 핵보유국이 됐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과의 회담에 임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제재와 압박 캠페인 및 군사 공격 위협에 북한이 굴복하고, 회담장으로 걸어 나오고 있다고 맞선다. 이처럼 대화에 임하는 출발점이 다르고, 북·미 양측의 기대치가 달라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가 분석했다.

NYT는 김정은과 트럼프가 대치하다가 트럼프가 먼저 타협안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라 랩후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트럼프가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는 대가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 인정 및 아시아에서 미군 병력 감축에 합의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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