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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광이 → 그'…우호적 발언으로 '속내' 드러낸 트럼프

입력 : 2018-04-19 18:41:55 수정 : 2018-04-19 23:2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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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치광이’로 폄훼한 김정은… 19일 “폼페이오, 그와 훌륭한 만남” / 트럼프, 1년 만에 확 바뀐 인식 / 트럼프, 언행에 정치적 고려 반영 / ‘말 전쟁’ 이후 대화 모드로 전환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직설적이다. 백악관 내부 깊숙한 이야기도 즉흥적으로 공개하는 사례가 잦다. 이 같은 언행은 치밀한 정치적 고려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많은데, 간혹 특정 사안을 바라보는 ‘속내’가 드러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 언론들은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우호적인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의 속마음이 담겼다고 평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폼페이오가 김정은과 훌륭한 만남을 가졌다”고 말했다. 또 “몇 주 후에 한반도 비핵화 논의를 위해 김정은과 만날 것인데, 북한과 세계를 위한 엄청난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두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나온 발언이다.

시계를 1년 전으로 돌려보면 상황은 지금과 딴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29일 김 위원장을 가리켜 “핵무기를 가진 미치광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나눈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핵무기를 가진 미치광이를 내버려둘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으로 워싱턴에서 불거진 ‘한반도 위기설’은 더욱 확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에도 김 위원장과 북한을 향한 조롱과 비난을 이어갔다. 지난해 8월 휴가 도중엔 “분노와 화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한 달 뒤 “김정은은 로켓맨”이라고 언급했다. 국제사회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말의 전쟁’이 야기할 수 있는 우발적 충돌을 심각하게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초 “더 크고 강력한 핵 버튼이 있다”고 주장했다가 미 언론으로부터 신중하지 못하다고 비판받았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대북 대화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극적 발언을 자제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수용하더니, 지난 9일 백악관 각료회의에서는 “서로 크게 존중을 표할 것이고 북한을 비핵화하는 협상을 타결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에도 김 위원장을 “장거리 미사일을 가진 미치광이”로 지칭했지만 ‘햄버거 협상’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만으로 그의 전략을 가늠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배경이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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