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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에게 상습 성추행 당한 여성 "딸이라 생각하시고 한번만 도와주세요"

입력 : 2018-04-11 19:48:27 수정 : 2018-04-11 19:4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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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게에 지쳐 '이제 그만 세상을 떠나고 싶다'는 20대 여성에게 수많은 누리꾼들이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최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딸이라고 생각하시고 한 번만 도와주세요'라는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큰 반향을 일으킨 글을 쓴 이는 자신을 28살 여성이라고 소개한 프리랜서 A씨였다.

그 누구보다 힘든 시절을 겪어온 A씨는 자신의 고단한 인생을 애써 담담하게 묘사했다.

그에겐 기억하기조차 싫은 아픈 유년시절이 있었다. 중학교 때 부모님 중 한 분께서 스스로 세상을 떠나셨던 것.

A씨의 표현에 따르면 '남은 한 분' 밑에서 폭력과 폭언에 시달리면서 우울한 어린 시절을 지내야만 했다.

아픈 가정사 때문이었을까. 그는 독한 마음을 먹고 자신을 챙기는 일에 모든 신경을 집중했다.

A씨는 "혼자가 된 집에서 공부에 전념했고 친구들과 원만하게 지내기 위해 노력했다"며 "나쁜 길로는 절대 빠지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이를 악물고 살았다"고 회상했다.

그래서였을까. 넉넉하지는 못했지만 대학원까지 졸업해서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을 얻어 이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보였다.

운명은 그녀에게 가혹하기만 했다. 회사에서 또 다른 악마를 만났던 것. 직장 상사는 폭언과 성추행을 일삼았고 '어렸을 때 그랬던 것'처럼 A씨는 묵묵히 참으면서 회사를 다녔다.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 지냈지만 스트레스가 심해 몸과 마음은 어느새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조용히 회사를 떠나 집에 혼자 틀어박혀 지내는 시간이 늘어갔다.

지인의 소개로 일감을 얻어 프리랜서로 일해 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었지만 일하지 않는 날에는 무조건 방에 불을 끄고 혼자 누워서 지냈다.

A씨는 "저 문만 나가서 용기 한번만 내면 모든 고통이 끝날 텐데..."라고 혼자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예전에 상담도 받아보았지만 의사들은 '왜 왔냐'는 듯한 말을 늘어왔다"며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을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누구에게도 물어볼 수 없어 여기에 글을 쓴다고 했다. 혹시라도 이런 딸이 있다면 어머니로서 어떤 조언을 해주실까 궁금해서 글을 올렸다고 고백했다.

오래도록 억눌렸던 그의 슬픔은 장문의 글 곳곳에서 깊이 배어있었다. 슬프지 않다고 애써 말했지만 글을 읽는 사람들의 눈가를 촉촉하게 만드는 삶에 대한 희망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한 말은 안타까움을 더욱 깊게 했다. 그는 "그냥 이제는 저를 놔줘야 하나, 내가 나를 너무나 고생시켰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제 몫의 행복이라도 덜어드리고 싶습니다"라고 적었다.

뉴스팀 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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