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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부터 마이너스-하] 결혼하느라 빚 지고…육아휴직하니 소득 줄어

입력 : 2018-03-31 13:00:00 수정 : 2018-03-30 10: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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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은 4명 중 1명이 돈을 벌기 위해 임시·일용직으로 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에 다니지 않는 청년은 5명 중 1명이 백수였다.

금융위원회, 서민금융진흥원, 신용회복위원회, 자산관리공사가 청년 1700명을 상대로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850명의 26.6%가 돈을 벌고 있었다.

상당수의 대학생이 학업과 근로를 병행하는 것이다. 대부분(95.1%) 계약 기간이 1년 미만인 임시·일용근로 형태다.

복수응답으로 나타난 근로 목적은 용돈(73.9%)이나 생활비(49.1%) 마련이다. 이 밖에 학자금 준비(16.4%), 미래 준비(3.1%), 주거비(2.7%) 등이다.

금융위는 "대부분 자기계발보다 용돈·생활비 마련 목적으로 일하는 것"이라며 "학업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비학생은 대학에 가지 않았거나, 대학을 졸업한 이들이다. 이들은 19.7%가 일이 없다. '청년 백수'인 것이다.

비학생 실업률은 9.2%다. 우리나라 전체 실업률(3.4%)의 약 3배에 가까운 수치다.

고용 형태는 대학 재학생보다 나은 편이다. 계약 기간 1년 이상의 상용 근로가 전체의 72.3%다.

다만 취업을 하려고 보내는 시간이 길었다. 취업준비 기간은 6개월 미만이 54.4%, 6개월∼1년이 27.9%, 1∼2년이 12.0%, 2년 이상이 5.8%다.

임금근로자 전체의 첫 취업 평균 소요기간이 11개월 남짓인 것과 비교하면 긴 편이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이들은 취업준비 기간에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생활비(84.1%)와 학원·교재비(25.8%)가 큰 어려움으로 꼽혔다.

구직중인 경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응답률이 80.8%에 달했다. 금융위는 취업준비생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직자 10명 중 8명 "경제적 어려움 겪고 있다"

청년층 실업률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20대 첫 일자리가 임시·일용직 등 불안정한 상태인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첫 일자리가 임시·일용직이었던 청년 중 30∼50%는 직장을 옮겨도 상용직이 되지 못하고, 중소기업에서 대기업 이직에 성공하는 경우도 5%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한국고용정보원의 2014년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 조사를 분석해 발표한 ‘청년층 대졸자의 초기 일자리 이동’ 보고서에 따르면, 취업·창업 경험이 있는 30세 미만 대졸자 1만4235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19.8%가 졸업 후 2년 내에 직장을 옮겼고, 14.8%는 일을 그만둔 상태였다.

이직률은 첫 일자리가 임시·일용직인 경우 훨씬 높았다. 직업 안정성이 이직의 큰 요인이기 때문. 첫 일자리가 1000명 이상 대기업인 경우 이직률(21.0%)이 300인 미만 중소기업(19.7%)에서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최근 대기업 인턴 등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졸업 후 첫 직장이 대기업인 경우 상용직보다 임시직이나 일용직으로 고용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 번 임시·일용직으로 일을 시작한 청년은 직장을 옮겨도 또 다시 임시·일용직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 첫 직장에서 상용직으로 고용된 청년 대졸자가 이직 시 82.1%가 다시 상용직이 된 반면, 임시·일용직으로 시작한 이들은 각각 64.8%와 46.4%만 상용직이 됐다.

◆저소득가구 청년층 "어디 기댈 곳도 없어요"

20대 청년은 대학생과 비학생의 수입과 지출이 서로 다른 모습을 보였다.

금융위원회, 서민금융진흥원, 신용회복위원회, 자산관리공사가 청년 1700명을 상대로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850명의 수입은 월평균 50만1000원이다.

수입원(복수응답)은 주로 부모님 등의 용돈(88.4%)과 아르바이트(30.4%)다. 급여는 1.4%, 사업소득은 0.2%다.

월평균 지출은 102만2000원이다. 등록금 등 교육비가 55만4000원으로 절반을 넘었다. 생활비 36만8000원, 주거비 9만6000원, 대출상환금 2000원이다.

연간 학자금은 응답자의 74.4%가 500만∼1000만원이라고 답했다. 학자금 납부는 88.1%가 부모에 의존했다.

대학생의 51.3%는 생활비와 학자금 등으로 "자금 부족을 느낀다"고 답했다. 자금이 부족한 경우 75.5%가 부모·친지의 도움으로 해결했다.

비학생의 월 평균 수입은 157만6000원으로, 대학생의 3배를 넘었다. 대학을 다니지 않고 본격적인 경제 활동을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의 수입원은 69.8%가 급여다. 용돈(20.1%)과 아르바이트(12.1%)도 적지 않았다. 사업소득은 4.1%다. 지출은 월평균 89만3000원으로 대학생보다 적었다. 교육비 부담(6만9000원)이 적기 때문이다.

대신 생활비가 73만6000원으로 대학생의 2배에 달했다. 주거비가 5만5000원, 대출상환금이 3만원이다.

이들은 61.3%가 자금 부족을 호소했다. 이유는 생활비(79.5%)와 취업준비자금(13.4%)을 주로 꼽았다. 부모·친지 도움으로 해결하는 경우는 51.1%였다.

금융위는 "청년층은 아직 부모·친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저소득가구 청년층은 생활 전반에 어려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학금 확대, 채무조정 지원, 취업준비생 지원 강화, 생활비대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밥·햄버거 등 1인 가구 많이 찾는 음식 가격 최대 4배 급등

한편 1인 가구가 실질적으로 느끼는 체감물가가 치솟고 있다. 일각에선 '저(低)물가' 우려가 나오는 와중에 1인 가구는 '고(高)물가'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체감물가는 지표물가와 따로 놀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가 즐겨찾는 김밥, 떡볶이, 햄버거 등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달 김밥, 떡볶이, 햄버거 가격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5.4%, 4.0%, 2.2% 상승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4%) 대비 최대 4배 급등했다. 국내 주요 편의점도 지난해 삼각김밥과 샌드위치 등의 가격을 100~200원 인상했다.

이는 최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해당 제품의 수요가 올라갔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2015년 저물가 기조에서도 1인 가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9%로, 전체(0.7%)보다 높아 저물가 혜택을 거의 받지 못했다"며 "1인 가구의 소비지출 비중을 볼 때 주류, 주거·수도·광열비, 식료품비 상승에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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