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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애의 영화이야기] 타계 20주기 기념 ‘김기영 전작전’의 특별한 점 몇 가지

입력 : 2018-03-24 14:00:00 수정 : 2018-03-23 19:5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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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 27일부터 4월 13일까지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 지하에 위치한 시네마테크KOFA에서는 김기영 감독 타계 20주기를 기념한 ‘시대를 앞서간 시네아스트, 김기영 전작전’(이하 ‘김기영 전작전’이 개최된다. 

1950년대 초부터 1990년대 초까지 김기영 감독이 연출한 40 여 편의 영화 중 현재 필름이 남아있는 영화 26편 모두가 상영될 예정인데, 그 중에는 주한 미공보원(USIS-Korea)에서 제작된 단편영화 3편을 비롯해 2010년 임상수 감독 영화로 리메이크 되었던 원작 ‘하녀’(1960) 등도 포함되어 있다.

김기영 전작전 포스터(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
영화 상영과 더불어 여러 영화인들이 참여하는 행사도 예정되어 있는데, 감독 임필성, 박찬옥, 봉만대가 참여하는 토크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고, 배우 윤여정과 이화시가 본인들이 출연한 영화 ‘화녀’(1971)와 ‘반금련’(1981) 상영 후에 각각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 등도 마련되어 있다.     

또한 한국영상자료원 1층에 위치한 한국영화박물관에서는 오늘 5월까지 기획 전시 ‘하녀의 계단을 오르다: 시네아스트 김기영 20주기 기념전’이 계속될 거라 한다.       

감독 김기영이라는 이름은 지금의 관객들에게는 낯선 이름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김기영 감독의 영화는 지금 봐도 촌스러운 느낌이 강하게 들지 않고, 여전히 매력적이다. 극단적인 설정이라 할 수 있지만, 그저 자극적이기만 한 이야기가 아니라, 당시 세태와 인간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자신만의 개성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몇몇 흥미로운 점들을 언급해보면, 김기영 감독은 자신의 영화를 스스로 여러 차례 리메이크 했다. 1960년 ‘하녀’는 1971에 ‘화녀’로 리메이크 되어, 흑백과 컬러라는 색감 차이 이상을 보여줬고, 1982년 ‘화녀 82’로도 변주 되었다. 1984년 ‘육식동물’은 1972년 ‘충녀’의 리메이크 영화였는데, 이렇게 김기영 감독은 스스로 자기만의 개성을 끊임없이 자가 변화시켰다.

영화 개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반금련’(1981)은 1973년 제작을 시작했으나 검열로 인해 1981년이 되어서야 90분으로 압축 편집된 버전으로 개봉을 할 수 있었다. 반면 마지막 영화인 ‘천사여 악녀가 되라’(1990)는 감독 스스로 ‘후지다’고 판단하여 개봉을 하지 않았는데, 감독 사후에 공개되었다. 

하녀(김기영, 1960,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

요즘도 활동 중인 배우들의 젊은 시절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이번에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 예정인 윤여정의 경우 1971년에 김기영 감독의 ‘화녀’로 데뷔를 했다. 바로 이어 ‘충녀’(1972)에도 출연했고, 김기영 감독의 유작인 ‘천사여 악녀가 되라’(1990)에도 출연했다. 1970년대 ‘진짜 진짜 시리즈’의 흥행으로 국민 동생이 되는 임예진은 김기영 감독의 ‘파계’(1974)로 데뷔를 했고, 배우 안성기는 ‘하녀’(1960)에서 주인공 집 초등생 아들로 모습을 보인다.  

이번 ‘김기영 전작전’에서는 현재 필름이 남아있지 않은 약 20편의 영화는 아쉽게 만나볼 수 없다. ‘죽엄의 상자’(1955)는 사운드가 남아있지 않아 무성영화로 상영될 예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남아있는 26편 영화 상영을 통해 누구보다 본인만의 영화적 색깔이 강했고, 시대에 대한 자신만의 시선을 지녔던 김기영 감독이 영화로 창조해놓은 195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우리 사회와 사람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더불어 영화 감상을 통해 여러 배우들의 옛 모습도 만날 수 있고, 행사 참여를 통해서는 다른 영화인들도 만날 수 있다. 준비된 강의와 전시 등도 들러볼 수 있고.    

‘김기영 전작전’에 직접 방문하기 어렵다면, 온라인 방문도 해볼 만하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운영하는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www.kmdb.or.kr)를 통해 김기영 감독의 영화 17편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고 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김기영 감독이 얼마나 시대를 앞서 나갔는지 확인하기 바란다. 

송영애 서일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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