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세계일보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22일)을 맞아 파악한 한국수자원공사의 해외사업 규모는 1994년부터 올해까지 약 2조5000억원 규모다. 수자원공사는 1994년 중국 분하강 유역조사사업을 시작으로 해외사업에 진출했고, 3월 현재 30개국 76개 사업을 완료했다. 또 9개국에서 11개 사업을 수행 중이다.
특히 올해는 한국 물 기업의 해외진출이 전환기를 맞이할 공산이 크다. 정부가 지난해 ‘스마트 물 산업 육성전략’을 통해 민간과 공공기관의 글로벌 물 시장 동반진출 모델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모델은 지난 50년간 축적된 물관리 노하우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수자원공사가 주도한다.
수자원공사는 국내 최초의 수력발전 분야 해외투자사업인 파키스탄 파트린드 수력발전 사업(사진)을 비롯해 필리핀·조지아 등지에서 댐 건설 및 운영관리 사업 등을 하고 있다. 파키스탄 전력난 해소를 위해 시행한 파트린드 사업은 약 5년간의 건설과정을 거쳐 지난해 11월 상업발전을 시작했다. 30년간의 운영관리 시 연평균 예상 배당 200억원의 국부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수자원공사는 이 밖에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지역에서 ‘까리안-세르퐁 광역상수도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도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수자원공사는 1997년부터 해외 인적네트워크 확대를 위해 국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금껏 97개국 2334명에게 국제교육을 시행했다. 수자원공사는 또한 2016년에 아시아물위원회(AWC) 창설을 주도해 해 해외 물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 물기업이 가야 할 길은 멀고 험하다. 그동안 한국 물 기업은 해외진출보다는 내수시장에 안주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술경쟁력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박근혜정부는 2016년 물 산업 육성전략을 수립해 핵심·원천기술개발 및 수출역량 강화를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전담조직 등 법·제도적 기반 미비, 영세업자 난무 및 기술경쟁력 부족으로 글로벌 플레이어 육성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지속 성장 중인 글로벌 물 산업을 한국이 선도하기 위해서는 국가 주도의 강력한 제도적·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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