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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 "1987년의 시대정신 꼭 기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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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3-20 16:00:00 수정 : 2018-03-20 15: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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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영화 ‘1987’로 고(故) 박종철 열사의 삶이 재조명을 받고 있는 가운데 문무일(사진) 검찰총장이 박 열사 유족과 전격 회동을 가져 눈길을 끈다.

문 총장은 20일 부산 수영구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박 열사 부친 박정기씨를 문병하고 1980년대 권위주의 시절 검찰이 ‘인권옹호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했다. 검찰은 1987년 박 열사 고문치사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경찰의 은폐·왜곡 시도를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들은 바 있다.

문 총장은 부친 박씨 등 박 열사 유족에게 “무엇보다 먼저 저의 사과 방문이 늦어진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1987년의 시대정신을 잘 기억하고 있다”며 “당시는 민주주의냐 독재냐를 놓고 사회적인 격론이 이뤄졌고 대학생들의 결집된 에너지가 사회를 변혁시키는 힘이 되었다. 그 시발점이자 한 가운데 박종철 열사가 있었다”고 술회했다. 문 총장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7년 당시에는 사법연수원에 다니고 있었다.

문 총장은 “그(1987년) 후 부친께서 아들이 꿈꾸던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지금까지 평생의 노력을 다하여 오셨다”는 말로 부친 박씨 등 유족의 노고를 위로했다.

그는 “오늘 저희는 새로운 다짐을 하기 위하여 이 자리에 왔다”며 “1987년에는 독재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이루었다. 지금은 민주주의를 어떠한 방식으로 운영하며 어떠한 과정을 거쳐 성숙된 시민 민주주의로 완성하여 지금의 국민들에게 그리고 후손들에게 물려줄 것인지가 우리의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의 잘못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고 이 시대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사명을 다하겠다”며 “부친께서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기를 기원한다”는 말로 사과 방문을 마쳤다.

박 열사는 전두환정권 말기인 1987년 초 민주화운동 참가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물고문을 당하다가 숨졌다. 경찰은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라는 허무맹랑한 말로 사인을 은폐하기 급급했으나 최환 검사(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장) 등의 노력으로 고문에 의한 사망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 사건은 이후 1987년 ‘6월항쟁’으로 이어지며 전두환정권이 몰락하고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 이뤄지는 기폭제가 됐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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