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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의 ‘조선인 위안부’ 학살 증거, 영상으로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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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27 15:11:39 수정 : 2018-02-27 15: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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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이 조선인 위안부를 학살한 증거를 보여주는 영상이 27일 최초로 공개됐다.



서울시와 서울대 인권센터는 이날 3·1절 99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한·중·일 일본군 위안부 국제콘퍼런스’에서 일본군의 조선인 위안부 학살 영상을 공개했다. 19초 분량의 이 영상은 일본의 아시아·태평양 전쟁 패전 직전인 1944년 9월 중국 윈난성 텅충(騰沖)에서 조선인 위안부들이 일본군에 의해 학살된 후 한꺼번에 버려진 참혹한 모습을 담고 있다.










중국 윈난성 텅충에서 조선인 위안부가 학살된 모습을 담은 사진. 미군 사진병 프랭크 맨워렌(Frank Manwarren)이 촬영했다. 제공=서울시·서울대 인권센터



그동안 일본군이 위안부를 학살했다는 증언, 기사 등은 공개된 적이 있지만, 일본군의 조선인 위안부 학살 현장이 촬영된 영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일본군이 위안부를 학살했다는 기록은 당시 중국 국민당 기관지 소탕보(1944년 9월18일)와 중앙일보(1944년 10월16일) 등에서 기사화된 바 있지만, 미군의 공식 작전일지와 정보보고에 기록된 것은 이번 자료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영상은 미·중 연합군이 텅충의 일본군 점령지를 함락한 바로 다음날인 1944년 9월15일에 연합군 164통신대 사진중대 B파견대의 볼드윈(Baldwin) 병사가 촬영했다. 당시 이곳엔 일본군에 끌려온 조선인 위안부 70∼80명이 있었는데, 함락 당시 연합군에 포로로 잡혀 생존한 23명을 제외한 조선인 위안부 대부분은 일본군이 학살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대 인권센터 정진성 교수 연구팀은 “당시 패전이 임박하자 일본 작전참모였던 츠지 마사노부가 텅충 주둔 일본군에게 ‘지원 병력이 도착하는 10월까지 계속 저항하라’는 사실상의 옥쇄(강제적 집단자결) 명령을 내렸다”며 “이를 거부한 조선인 위안부들이 일부 민간인과 함께 학살당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앞서 텅충이 함락되기 직전인 1944년 9월13일 밤 일본군이 조선인 여성 30명을 총살했다고 기록한 연합군 정보 문서를 발굴해 공개한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연구팀이 2016년 발굴한 조선인 위안부 학살 현장 사진과 같은 곳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돼 역사적 입증자료로서 무게를 더한다. 사진과 영상 속 시신의 옷차림이 같고, 사진 속 중국군 병사가 영상에도 그대로 등장하는 점 등이 근거다.



연구팀은 전쟁 당시 미군 사진부대의 사진·영상 촬영 담당 병사가 2인 1조로 움직였다는 점에 주목해 영상을 추적했다. 2016년과 지난해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을 방문해 자료조사와 발굴 작업을 거친 끝에 연구팀은 이 영상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서울대 연구팀이 2016년 발굴한 조선인 위안부 학살 현장 사진과 각도만 다를 뿐 동일한 장소에서 촬영된 것이 확인된다. 제공=서울시·서울대 인권센터



정진성 서울대 교수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 이후 세계 이곳저곳에서 깊이 묻힌 자료들이 발굴되고 있다”며 “이 자료들이 할머니들의 증언과 놀랍도록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팀 소속의 강성현 성공회대 교수도 “일본 정부가 일본군의 위안부 학살을 부정하는 상황에서 전쟁 말기 조선인 위안부가 처했던 상황과 실태를 보여주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와 서울대 연구팀은 이밖에도 당시 미·중 연합군이 일본군의 조선인 ‘위안부’ 학살을 분명히 인지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연합군 보고문서 등도 이날 함께 공개했다.



연구팀의 위안부 자료 발굴을 2016년부터 지원해온 서울시는 “전시에 여성을 전쟁터로 동원하고 성적 위안의 도구로 사용하다 학살하는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며 “일본은 이를 부정할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사과해야만 반복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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