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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심석희가 최민정 방해했다는 언론의 경솔한 추측

입력 : 2018-02-24 01:21:27 수정 : 2018-02-24 01:2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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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한국의 심석희가 코너링을 하며 3위 자리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최민정이 뒤에서 가세하고 있다. 사진=KBS 캡처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결과를 두고 국내 몇몇 언론이 경솔한 추측을 내놨다.

지난 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전에서 한국의 심석희와 최민정이 마지막 한바퀴를 남겨둔 상황에서 함께 넘어져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심석희는 페널티를 받았고 최민정은 4위로 경기를 마무리한 가운데 몇몇 언론은 심석희가 최민정을 방해해 페널티를 받은 것으로 봤다.

이날 한겨레는 두 선수가 넘어지는 상황을 두고 맨 뒤에 있던 최민정이 '외곽치기'를 구사하는 순간 균형을 잃었고 최민정의 중심이 바로 앞에서 3위권을 다투던 심석희 쪽으로 무너져 서로 기댄 채 쓰러졌다고 설명했다.

라인에 바짝 붙어있던 이탈리아의 아리아나 폰타나가 심석희를 바깥쪽으로 밀어내 심석희가 최민정의 진로를 방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는 분석이라기보다 근거없는 추측으로 보인다. 경기장면을 레플레이로 봤을 때 폰타나가 심석희를 미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심석희가 코너링 중 내민 왼팔이 폰타나의 다리를 가로막아 전진을 막고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지난 22일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한국의 심석희가 이탈리아의 아리아나 폰타나 앞길에 왼팔(붉은원)을 내밀고 달리다 넘어지면서 폰타나가 휘청거리고 있다. 사진=KBS 캡처

심석희는 폰타나의 진로를 방해해 페널티를 받은 것이다.

실제로 코너링에서 폰타나의 다리는 앞으로 나가다가 심석희의 팔에 계속 걸리는 모습을 보였고 심석희가 넘어질 때는 폰타나도 휘청거리며 넘어질 뻔한 상황이 나왔다.

비슷한 일례로 지난 13일 열린 여자 500m 결승에서 최민정이 캐나다의 킴부탱에게 이같은 반칙을 저질러 2위를 하고도 페널티를 받아 실격된 것을 들 수 있다.

지난 13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한국의 최민정이 캐나다의 킴부탱 앞으로 팔을 집어넣고 있다. 최민정은 이 장면 때문에 페널티를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1000m 결승에서 심석희가 추월을 하기 위해 아웃코스로 돌고 있는 상황에서 최민정은 아웃코스 추월을 시도했다.

역시 무리였고 최민정이 크게 넘어지면서 심석희의 다리를 잡는 모양새로 함께 넘어졌다.

23일 일요신문은 이를 지켜 본 전직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가 "일부 언론에서 '충돌'이라고 표현하지만 충돌과 '실격'은 다르다. 경기에서 심석희의 유일한 접촉은 최민정과의 접촉이었다. 심판진이 둘의 충돌 원인으로 심석희의 반칙을 찾아내 실격을 준 것"이라며 "최민정이 밖에서 안으로 파고들 때 심석희의 임피딩(Impeding) 반칙을 범해서 실격 처리됐다고 본다. 물론 승부욕이 빚어낸 의도성이 전혀 없는 반칙이다. 다만 두 선수가 나란히 같은 소속이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고 근거없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심석희는 한체대 소속이고 최민정은 연세대와 성남시청 소속이라는 것이다.

한편, 이날 경기결과 요인에 대해 박세우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코치는 "(선두에서 달리는 선수가) 마지막에 조금 속도가 지쳤을 경우에 공격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타이밍이 좀 겹쳤던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싱가포르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전이경 SBS 해설위원은 "선두에 있던 선수들이 만만한 선수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조금 더 일찍 서둘러서 과감한 경기 운영이 필요했던 것 같다"며 항상 후순위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한국의 전략에 대해 지적했다.

뉴스팀 chunjaeh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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