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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최민정 스퍼트하다 얽혀…한국 女 1000m 24년 만에 노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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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22 22:04:32 수정 : 2018-02-22 23:3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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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 3관왕 꿈 함께 날아가/男 5000m 계주서도 넘어져/거리 못좁힌 채 최하위 기록
2018 평창동계올림픽 한국선수단의 최대 ‘골든데이’로 꼽힌 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 이날 쇼트트랙 남자 500m와 5000m 계주, 여자 1000m 결선이 열려 최대 금메달 3개까지 가능해 보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은 여자 1000m. 쇼트트랙 역사상 최고의 여자선수로 꼽히는 최민정(20)과 그와 유일하게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심석희(21)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 다음이 남자 대표팀 선수들이 입버릇처럼 우승을 다짐한 5000m 계주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남녀 쇼트트랙 모두 넘어지는 불운으로 두 종목에서 노메달이라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출발은 좋았다. 최민정과 심석희는 나란히 결선에 진출해 금메달과 은메달을 싹쓸이할 것이란 기대감을 키웠다. 여자 1000m 결선 총성이 울리자 곧바로 심석희는 선두로 치고 나갔고 최민정은 후미에서 상대들을 관망했다. 심석희가 레이스를 리드하고 아웃코스 추월이 주특기인 최민정이 레이스 막판 치고 나가는 전략이다. 중반 들어 서서히 가속도를 높여 나갔고 심석희는 3위, 최민정은 4위를 유지했다.

인코스는 물론 심석희와 최민정 모두 아웃코스 추월에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하는 선수들이라는 것을 나머지 세 선수도 잘 알다 보니 아웃코스 견제가 치열했다. 이따금의 추월 시도가 별다른 소득 없이 돌아간 채 마지막 두 바퀴를 남기자 심석희와 최민정 모두 막판 스퍼트를 올렸다. 그러나 뒤에 있던 최민정이 앞으로 나가려다 심석희에 걸렸고 두 선수 모두 넘어지고 말았다. 그렇게 허망하게 세계에서 가장 쇼트트랙을 잘 타는 두 선수가 메달 하나 없이 1000m 결선을 마쳤다. 한국이 여자 1000m에서 노메달에 그친 것은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에서 이 종목이 신설된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22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선에서 한국의 최민정(왼쪽)과 심석희(〃 두 번째)가 레이스 도중 넘어지고 있다.
강릉=남정탁 기자
“괜찮아”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김도겸(오른쪽)이 22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 계주 결선에서 넘어진 임효준(가운데)을 위로하고 있다.
강릉=남정탁 기자
이에 따라 2006 토리노의 진선유 이후 12년 만에 여자 쇼트트랙에서 3관왕을 노리던 최민정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감기 기운으로 이날 경기에 출전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던 최민정은 준준결선에서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치면서 3관왕에 도전했다. 준결선에서도 3위에 그쳤지만 중국 최춘위의 반칙으로 가까스로 구제받을 정도로 이날 최민정의 전매특허인 아웃코스 추월과 폭발적인 스퍼트는 고장난 듯했다. 경기 뒤 최민정은 “몸이 너무 안 좋았다”고 털어놓았다.

심석희는 4년 전 소치에 이어 이번 평창에서 3000m 계주에서만 금메달을 수확했고 개인전은 또 다시 ‘노골드’에 그쳤다. 심석희는 “이번 올림픽 자체를 내려놓고 타려 했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다”고 생애 두 번째 올림픽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남자 5000m에서는 한국이 선두 중국을 추격하며 순항했다. 25여바퀴를 남겨놓고 임효준이 아웃코스 추월로 선두 자리를 탈환했으나 터치 직전에 미끄러졌다.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레이스를 이어갔지만 결과는 최하위인 4위였다. 남자 대표팀의 맏형으로 계주에 올인했던 곽윤기는 “2006 토리노 이후 12년간 끊겼던 남자 계주 금맥의 부재를 꼭 풀고 싶었지만 아쉬운 결과를 보여드려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김선태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은 “많은 국민의 응원에도 마지막 날 넘어지는 일이 속출해 죄송스럽다. 하지만 결과를 떠나 고맙고 자랑스럽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는 말로 평창에서의 총평을 남겼다.

강릉=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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