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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클로이 김과 김여정, 아시아 여성 ‘뉴 심벌’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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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20 10:45:08 수정 : 2018-02-20 14: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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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이 김(왼쪽)과 김여정. 연합뉴스
평창 올림픽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트 금메달리스트인 한국계 미국 선수 클로이 김과 개막식에 참석했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아시아 여성 또는 아시아계 미국 여성의 이미지를 바꿔놓았다고 미국의 시사 매체 ‘뉴요커’(New Yorker)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평창 올림픽을 무대로 판에 박힌 아시아 여성 이미지를 깨부수는데 선두에 선 여성들이 있고, 그 중심에 클로이 김과 김여정이 자리 잡고 있다고 이 매체가 진단했다.

뉴요커는 “스크린에서나 일반인들이 떠올리는 아시아 여성은 사악한 요부, 자상한 여주인, 충성스런 종업원, 광적인 호랑이 엄마, 무자비한 과잉 목표 달성자 등 전형적인 몇 가지 범주에 들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평창 올림픽이 주는 즐거움 중의 하나는 많은 아시아 여성이 이런 고정 관념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이다”고 주장했다. 그 중에서 관중을 사로잡은 가장 매혹적인 인물은 클로이 김, 올림픽 여자 피겨 스케이팅에서 미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트리플 악셀에 성공한 미라이 나가수, 아이스 댄스에 출전해 미국의 피겨 스케이팅 팀이벤트 동메달 획득에 기여한 마이아 시부타니 등이라고 이 매체가 평가했다. 뉴요커는 “그 반대편에는 북한 여성들이 자리 잡았다”면서 “북한 여성 응원단은 ‘미녀 군단’의 기존 이미지를 강화했고, 특히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등장해 전형적인 기존 이미지의 자극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김여정, 외교 금메달리스트

김여정은 창백한 얼굴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지 않은 채 수수한 검정 코트 차림으로 한국에 나타나 ‘스핑크스’ 같은 미소를 선보였다고 뉴요커가 지적했다. 이 매체는 “김여정이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았으나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방문을 요청하고, 청와대 방명록에 따뜻한 평화의 인사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김여정은 예의 바르고, 충성스러우며 위협을 주지 않는 전통적인 여성상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뉴요커는 “김여정의 매력 공세는 빠르고, 강렬하게 퍼져 나가 순식간에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을 뛰어넘었다”고 지적했다. 한국 언론은 김여정을 ‘평양의 공주’, ‘북한의 이방카 트럼프’로 불렀고, 그녀는 인간적이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존재감으로 그녀 가족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만들어 놓았다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미국 언론도 김여정을 ‘마을을 사로잡는 특사’, ‘야외극의 스타’, ‘외교 금메달리스트’ 등으로 부르기에 이르렀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뉴요커는 “김정은이 여동생을 무기로 사용할 의도를 지녔다면 그는 의심의 여지 없이 상냥하고 젊은 아시아 여성 이미지에 도박을 걸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은둔의 국가인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위해 시간을 벌려고 평화 공세의 환상을 심어주려 했다면 보편적으로 거부할 수 없는 존재를 내세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이 어디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98.25점으로 우승한 미국의 ‘천재 소녀’ 클로이 김. 연합뉴스
◆클로이 김, 최고 중의 최고

올림픽은 세계 최고 선수들의 축제이다. 뉴요커는 “이번 올림픽에서 현재까지 나온 가장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기량을 선보인 선수는 김여정과 같은 김 씨 성을 가진 클로이 김”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한국계 이민자의 딸인 클로이는 올해 17세(미국 나이)로 하프파이프에서 깜짝 놀랄만한 실력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클로이의 아버지 김종진 씨가 딸에게 바친 헌신적인 스토리는 글로벌 청중에게 친숙한 동화”라고 강조했다. 김종진 씨는 미국에 이민 와 엔지니어링을 공부했으나 클로이가 7살 때부터 생업을 접고, 딸을 지원하는 데 전념했다.

이 매체는 “클로이는 한국어와 불어가 유창하며 하버드대에 진학해 스포츠 에이전트가 되는 게 꿈”이라고 전했다. 뉴요커는 “클로이 부녀 스토리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모드에 되찌르기 일격을 가한 것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클로이는 이민 1세대 가정에서 자란 압박에 관해 얘기하기도 했으나 그녀는 이제 21세기 미국 청년 세대의 ‘뉴 페이스’이다”고 평가했다.

뉴요커는 “클로이가 최소한 미국인에게 보여준 것은 우리가 낡은 수사 어구를 벗어나 전진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당분간 카메라는 클로이를 두배로 더 쫓아다니면서 그녀의 모든 움직임과 표현을 포착하려 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클로이는 그래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라며 “그녀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실력을 보여주었고, 그것은 참으로 달인의 경지였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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