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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왜 영화 '다키스트아워' 꽂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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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16 15:29:22 수정 : 2018-02-16 15: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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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전 대독 유화정책 반대한 처칠 다룬 영화 '다키스트 아워' 언급 / 남북대화 추진하는 文대통령, 英유화주의자 체임벌린에 비유한 것 풀이
“지금은 어둠의 시간(Darkest Hour·다키스트 아워)이다.”

홍준표(사진)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현 정국을 ‘어둠의 시간’이라고 규정해 눈길을 끈다. 이는 최근 개봉한 영국 영화 ‘다키스트 아워’를 인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키스트 아워는 제2차 세계대전 초기 독일의 영국 침공 직전 당시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이 ‘평화’로 위장된 독일 총통 아돌프 히틀러의 항복 조건 타협을 거부하고 기어이 영국을 항전으로 이끌었다는 내용이다. 극중 처칠(게리 올드만)은 “전쟁에서 진 나라는 다시 일어설 수 있지만 무릎을 꿇고 굴복한 나라는 다시 일어설 수 없다”는 연설로 관객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다.

처칠과 대비되는 인물은 그의 전임자인 체임벌린이다. 처칠이 일찍이 독일의 침략 야욕을 간파하고 영국의 군비 증강과 전쟁 준비를 역설한 반면 체임벌린은 ‘유화정책’이란 이름 아래 독일과 협상하는 길을 모색했다. 1936년 독일이 베르사이유 조약을 어기고 라인란트에 군대를 보내 이 지역을 재무장했을 때, 1936∼1939년 스페인 내전 당시 독일이 유럽 열강들의 불간섭 합의를 깨고 군대를 파병해 프랑코 진영을 도왔을 때, 1938년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강제로 합병하고 체코슬로바키아에 주데텐 영토의 할양을 강요했을 때 당시 세계 최강국이던 영국의 총리 체임벌린은 독일을 제재하길 포기했다.

영화 ‘다키스트 아워’의 한 장면. 영국 총리 처칠이 런던의 지하철 안에서 시민들과 독일의 침공 위협을 주제로 대화하고 있다.
1938년 뮌헨회담에서 체임벌린은 히틀러와 담판을 벌인 뒤 체코슬로바키아가 독일에 영토를 할양하는 결정을 내렸다. 대신 히틀러로부터 ‘독일은 영국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다짐을 받은 체임벌린은 귀국 직후 ‘이제 전쟁 위험은 사라졌다’는 취지의 선언을 했다. 하지만 히틀러의 욕심은 좀처럼 그칠 줄 몰라 이듬해인 1939년 독일은 결국 폴란드를 침공했다. 비로소 유화정책의 문제점을 깨달은 영국 국민들과 의회는 체임벌린을 내치고 처칠을 새 총리로 내세워 독일과 맞선다.

홍 대표는 이 영화를 직접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문재인정부 출범 후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초청,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북한 김영남·김여정과의 회담 등 일련의 움직임을 체임벌린 시절의 유화정책에 비유한 바 있다. “남북대화를 추진하고 북미대화도 측면에서 지원하겠다”는 문 대통령을 체임벌린과 비교하면서 자신은 어둠의 시간을 이겨낸 처칠 같은 정치인이란 점을 은연중에 강조한 것이다.

정치권에선 홍 대표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4개월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와 결부짓는다. 지방선거에서 대구, 경북과 부산, 경남, 울산 등 영남권은 물론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도 한국당 후보를 당선시켜 어둠의 시간을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지금은 좌파 광풍시대고 어둠의 시간”이라며 “모두 합심해서 지방선거를 돌파하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론에서 흔히들 말하는 ‘친홍(친홍준표)계’라는 것은 계파가 아니고 현재 우리당의 당직자들이나 나와 생각을 같이하는 동지들에 불과하다. 나는 앞으로도 계파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란 말로 한국당의 단결과 단합을 주문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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