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밴쿠버와 소치까지 쇼트트랙 선수로 뛰며 금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목에 건 박승희는 소치 이후 빙속으로 종목을 전향했다. 소치 때 환상의 파트너였던 박승희와 심석희가 4년이 흐른 평창에서 비록 종목은 다르지만 한 방을 쓰는 룸메이트로 다시 만나게 됐다.
평창동계올림픽 룸메이트가 된 심석희(오른쪽)와 박승희가 7일 열린 강릉 올림픽선수촌 입촌식 행사에서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
심석희는 7일 강릉 올림픽 선수촌에서 열린 입촌식에서 “승희 언니와 방을 함께 쓰게 되어 너무 좋다. 소치 땐 나도 막내였지만, 이제 언니 역할을 해야 될 때가 됐다. 승희 언니한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심석희와 박승희는 함께 입촌식을 즐겼다.
사실 두 선수가 룸메이트가 됐다는 사실은 6일 박승희가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에서 첫 공식 훈련을 소화한 뒤 알려졌다. 박승희는 “방을 배정받아 갔는데, 석희가 있어 깜짝 놀랐다”면서 “평소 스피드 대표팀은 태릉, 쇼트트랙 대표팀은 진천에서 생활해서 잘 마주칠 일이 없었는데, 이번 올림픽에서 같은 방을 쓰게 되어 너무 좋다. 석희도 분명 좋아할 것”이라며 웃었다. 이어 “종목 전향을 하지 않았다면 소치를 끝으로 은퇴하려 했다. 종목 전향을 하고 나니 석희랑 같은 방을 쓰게 됐다. 참 신기한 인연이다”고 덧붙였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내에 눈길을 끄는 또다른 룸메이트가 있다. ‘빙속 여제’ 이상화(29)와 ‘제2의 이상화’라 불리는 김민선(19)이 그 주인공. 열 살 터울의 두 선수는 빙속 대표팀의 맏언니와 막내 사이다. 김민선은 지난해 9월 500m에서 37초38을 기록하며 10년 전 이상화가 세운 주니어세계신기록(37초81)을 경신하고, 월드컵 무대에서도 6위에 오르는 등 성인무대에도 적응을 마친 기대주다. 김민선은 “상화 언니가 취하는 루틴들은 분명히 경기력에 도움이 되는 것이니 이번 기회에 옆에서 많이 배우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강릉=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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