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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세계, SDGs] (17) 분열된 세상을 막는 6대 주체

입력 : 2018-01-29 10:00:00 수정 : 2018-01-28 22: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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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의 '한국 평창의 밤'(Korea PyeongChang Night)에서 연설하고 있다.

지난 23∼26일(이하 현지시간)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가 개최되었다. 올해로 48회째인 이번 포럼에서는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 무역에 대한 우려가 주를 이루었다. 그래서 주제 또한 ‘분열된 세계 속 공동의 미래 창조’(Creating a Shared Future in a Fractured World)였다.

개막 연설을 맡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보호무역주의는 지구온난화나 테러리즘보다 위험하다”고 강조했으며,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역시 특별 연설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나프타(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탈퇴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또한 EU(유럽연합)를 대표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국가 이기주의가 만연해 있다”며 “고립주의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으며 보호무역은 정답이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포럼 개막일에 맞춰 한국산 세탁기 등에 세이프가드(긴급 수입 제한 조치)를 발동하며 강경 보호무역 정책을 예고하였고, 전 세계의 ‘반 보호무역주의’ 요구에 대한 반대 의사를 확고히 하였다.

이번 포럼에서는 분열된 세계를 단합시킬 공동의 해법으로 ‘자유무역주의’와 ‘세계화’가 꼽혔으며, 중국 또한 이 기조에 맞춰 개혁·개방 40주년을 기념해 강도 높은 개방정책을 언급하였다. 중국 대표로 참석한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은 24일 연설에 나서 “중국은 앞으로 새롭고 강도 높은 개혁·개방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금융업과 제조업, 서비스업, 생산권, 특히 지적재산권 보호 등에서 파격적인 개방정책을 펴나가겠다”고 강조하였다.

다보스에서 자유무역주의, 세계화와 함께 제시된 또 하나의 중요한 해법은 ‘SDGs’(지속가능발전목표)였다. SDGs는 유엔 주도로 수립된 인류발전과 지구환경을 위한 미래 목표로, 파리기후협정을 포함한 17개의 경제·사회·환경목표를 가리킨다.

이번 포럼에 한국 대표로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4일 ‘재원 부족 해결: SDGs 달성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 세션에 참석해 기조발언을 통해 “정부와 민간의 긴밀한 소통이 매우 중요하며 외교부도 재외공관을 활용한 지원 등 기업 활동에 유리한 개방형 대외경제 환경 조성에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는 전 세계 공동 목표를 달성하는데 민관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 발언이다.

전 지구적 문제를 다룬 이 세션에는 각국 정상과 장관급 인사들이 함께 참석하여 분열된 세상을 하나로 단합시킬 SDGs의 해법에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유엔은 앞서 2015년 9월 미 뉴욕의 본부에서 지속가능발전정상회의를 개최하고 회원인 각국의 정부대표뿐만 아니라, 공공영역과 민간의 주요 리더들도 함께 초청하였다. 2030년까지 해마다 5000조~6000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SDGs의 재원 마련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전 세계 모든 주요 리더들의 노력과 이행을 공동으로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 회의에서 ‘정부’와 ‘의회’, ‘민간기업’, ‘글로벌 비정부기구’들이 SDGs를 이행하고 확산시킬 주요 4대 주체로 언급되었으며, 더불어 기업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노동조합’과 여론을 움직이는 ‘언론’까지 포함되며 '6대 이행 주체'의 역할이 강조되었다.

이들 6대 주체는 비단 SDGs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다보스에서 제시된 자유무역, 세계화와 함께 기후변화와 에너지, 교육, 난민, 질병, 양성평등 등 전 세계의 모든 주요 문제에 대한 공동의 해결 주체들인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공동 노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 이사국이며 동시에 가장 영향력 있는 회원국인 미국 정부의 부정적 움직임에 따라 상당부분 퇴보하거나 흔들리는 추세이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기후변화협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미국의 탈퇴를 선언하였고,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수도 선언 등으로 유엔 회원국들의 반대와 비판에 직면하였다. 여기에 미국 우선주의까지 기치로 내걸어 전 세계의 정치와 외교, 경제 등 주요문제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었다.
지난해 6월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포럼'과 UN지원SDGs한국협회,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간 상호 협정식이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분열된 세계를 막는 6대 이행 주체가 협력의 싹을 조금씩 보이고 있다. 이미 2014년에는 전 세계 최초의 의회 협의체인 ‘국회 UN SDGs 포럼’이 생겼고, 유일한 SDGs 전담 이행기구인 ‘UN지원SDGs한국협회’ 설립이 유엔으로부터 승인되었다. 또한 이에 참여하는 KT와 포스코, CJ제일제당, 부강테크, 인텔 등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프로그램이 유엔으로부터 유례없는 독자적 선도 모델로 인정받았다. 여기에 20여개 기업의 노사가 참여하는 공동 나눔협의체 ‘UCC’까지 동참을 시작해 지구 공동문제 해결에 앞장설 것을 선언하였다. 정부 또한 외교부와 환경부를 중심으로 이런 노력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였고, 세계일보 등 주요 언론은 환경과 글로벌 이슈 등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다자외교무대에서 언제나 중심에 서있는 미국도 하지 못한 일들이 한국에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도 유엔과 SDGs 정신을 상호 구현하자는 협약이 성사돼 지구촌 많은 리더들의 이목이 이러한 노력에 집중되고 있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지난해 9월20일 서울에서 개최된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2주년 기념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분열된 세계로 가는 길은 매우 빠르지만, 이를 다시 뭉치고 단합시키는 일에는 수천조원의 재원과 노력이 필요하다. 당연히 이런 노력은 특정 강대국과 상징적인 리더들의 참여로만 이루어질 수 없다. 한국과 미국은 유엔 무대에서 가지는 표가 각각 동등하게 1표씩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의 마음을 움직여 얻을 수 있는 표의 수는 제한이 없다.  
지난해 4월21일 제주도에서 기업간 노사나눔공동협의체 'UCC'와 UN지원SDGs한국협회의 제주도 나무심기 프로젝트 및 환경 마라톤 개최식이 열린 가운데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정훈 UN지원SDGs한국협회 사무대표 unsdgs@gmail.com

*이 기고는 유엔경제사회이사회 특별자문기구인 UN지원SDGs한국협회와 세계일보의 제휴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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