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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보통땐 '비상'…심할땐 '해제'…미세먼지 예보제의 '모순'

입력 : 2018-01-16 18:24:25 수정 : 2018-01-17 13: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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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농도 기준으로 발령 / 단시간 변화 담아내기 힘들어 / “예보 시간대 추가 등 보완 필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해제된 16일 오전. ‘비상조치 해제’가 무색하게 수도권의 하늘은 미세먼지로 뿌옇게 흐렸다.

출근시간(오전 6∼9시)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79㎍/㎥으로 ‘나쁨’을 보였다. 같은 시간대 경기와 인천은 각각 100㎍/㎥, 103㎍/㎥으로, 나쁨을 넘어 ‘매우 나쁨’ 단계에 진입해 있었다. 이날 하루에만 서울, 경기 북부 등 16개 권역에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하지만 정작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15일에는 공기가 크게 나쁘지 않았다. 이날 출근시간대 수도권 지역 초미세먼지 농도는 30㎍/㎥ 미만으로 ‘보통’이었고, 아침 일찍 빗방울이 떨어져 ‘좋음’을 보이는 곳도 있었다.

결론만 놓고 말하면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을 때 비상저감조치를 하더니 막상 공기가 나빠졌을 땐 조치를 푸는 이상한 상황이 돼버린 셈이다.

이런 모순은 ‘평균의 함정’에서 비롯됐다. 비상저감조치는 초미세먼지가 ‘당일 나쁨, 다음날도 나쁨’일 때 발령된다. 즉 ‘하루 평균 농도’가 기준이어서, 단시간의 변화나 추세를 담아내기 힘든 것이다. 비상저감조치가 공공기관 차량 2부제나 대중교통 무료 운행 등 ‘출근시간’ 차량 이동 제한에 초점을 둔 점에 비춰봐도 발령 기준과 대책 사이에는 시점의 차이가 있다.

사실 15일도 오후 늦게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아 밤에는 80㎍/㎥을 웃도는 고농도가 나타났다. 하지만 비교적 깨끗했던 오전 대기질이 평균값을 내려 비상저감조치는 이날 오후 9시를 기해 해제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내보내는 미세먼지 예보는 하루 평균을 기준으로 나가지만 사실 예보관은 오전·오후 나눠서 분석하고 있다”며 “따라서 비상저감조치 발령 농도 조건을 일평균이 아니라 12시간 단위로 바꾸거나 출근시간대 기준을 추가하면 이런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16일 서울 강남대로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하상윤 기자

환경 전문가들도 제도의 무용론을 말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지적한다. 장영기 수원대 교수(환경에너지공학)는 “대기가 정체돼 있는 경우 중국발 미세먼지뿐 아니라 국내 배출원을 관리하지 않으면 더 농도가 올라갈 수 있다”며 “(가시적인 효과가 없으니 제도를 없애자는 것보다는)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환경부는 16일에 이어 17일도 고농도 미세먼지가 예상됨에 따라 17일 오전 6시∼오후 9시 서울,경기,인천에서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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