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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길, 사람·자연 이어온 1000년… 역사 따라 걷는다

입력 : 2018-01-11 03:00:00 수정 : 2018-01-10 21: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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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개 노선 405㎞ ‘전북 천리길’/생태·문화 간직한 둘레길 뽑아/해안·강변길 등 4개 테마로 분류/완주 편백숲길·정읍사 오솔길 등/14개 핵심 노선 자연경관 ‘일품’
전북 1000리길로 선정된 전주시 건지산길 모습. 도심속 생태공간으로 주목받는 오송제를 지나는 구간으로 경사가 완만해 누구나 걷기 쉽다. 전주시 제공
전북은 길로 통한다.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로 굽이굽이 넘는 백두대간 길에서부터 지역과 사람을 이어주는 황금 들녘길, 반짝이는 해안선을 따라 풀꽃이 반기는 수많은 길이 있다. 산 따라 물 따라 걷는 길은 지역과 사람을 이어주는 소통의 길이다. 옛사람들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역사의 길이 있고, 같은 듯 서로 다른 삶이 만들어 낸 문화의 길, 마을 주민들이 들려주는 오순도순 이야기 길이 있다.

전북도는 올해 전라도 정도 1000년을 기념해 둘레길 100여개 노선 800㎞ 가운데 천혜의 생태와 역사·문화가 살아 숨 쉬는 우수한 길 44개 노선 405㎞를 ‘전북 1000리길’로 선정했다. 이 중 14개 핵심 노선은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접근성이 좋다. 이들 길은 전북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전북 자존의 시대에 걸맞은 인문학적 힐링관광자원으로 활용된다.

◆생태·역사·문화 품은 44개 노선

전북 1000리길은 14개 시군의 고유한 생태에 선인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고 걷기에 좋은 길을 골라 뽑았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결합해 스토리 텔링이 가능하고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길을 시군 추천과 전문가 자문을 거쳐 확정했다.

1000리길은 산속에서 삼림욕과 걷기, 족욕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완주 상관면 편백숲길(6㎞)에서부터 월영습지와 정읍사 공원의 생태역사를 만나고 구릉지의 완만한 숲을 걷는 정읍사 오솔길코스(13㎞)까지 다양하다.
전북도 1000리길에 선정된 부안군 변산면 ‘적벽강 노을길’ 전경. 부안군 제공

전체 길이가 300㎞가 넘는 지리산 둘레길 가운데는 남원시 주천면에서 운봉읍에 이르는 전북 핵심 구간인 1코스(14㎞)·2코스(10㎞)와 교룡산 둘레길이 1000리길로 꼽혔다. 1코스는 개미정지와 솔정지 등 역사적 스토리 텔링을 들을 수 있다. 2코스에서는 산간 고원지대에 펼쳐진 넓은 운봉 들판을 걸은 뒤 인근 국악의 성지에서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인 국악체험을 할 수 있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변산반도 국립공원 부안 마실길(66㎞)에서는 적벽강 일대 노을길(9㎞)이 선정됐다. 해안선 경관과 채석강, 적벽강 등 우수 지질자원이 빼어나고 계절에 따라 유채와 코스모스, 꽃무릇 등이 장관을 이룬다.

진안 고원길(200㎞) 가운데는 용담댐 감동벼룻길(10㎞)이 으뜸이다. 충남·전북권 식수원인 용담댐과 섬바위, 벼룻길 등 우수한 경관과 풍부한 강변 식생, 걷기 좋은 흙길 등을 만난다. 인근에는 지질학적 가치가 높아 지질 탐방로로 손꼽히는 운일암반일암 숲길(9㎞)과 미슐랭 그린가이드북에서 만점을 받은 마이산길(7㎞)이 있다.

도심 속에서 만나는 길도 많다. 군산 ‘구불길’은 근대문화유산과 일제강점기 아픈 역사의 흔적을 돌아보며 대표 생태관광지인 청암산, 군산호수 주변을 걸으며 수려한 생태 경관을 감상하기에 좋다. 전주에서는 한 해 1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한옥마을 둘레길’이 대표적이다. 태조 이성계가 조선 건국의 꿈을 키운 오목대와 향교, 치명자산 등으로 이어지는 길에서 역사의 숨결을 느끼고 한옥마을을 조망할 수 있다.
송하진 전북도지사(앞줄 왼쪽)와 김충호 훈몽재 산장(〃 오른쪽) 등이 지난해 11월 전북 1000리길 선정을 위해 ‘순창 선비의 길’을 걷고 있다. 전북도 제공

익산 함라산 둘레길(10㎞)은 눈앞에 금강이 펼쳐지고 녹차 야생군락지와 함라한옥마을, 3부자집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미륵산 둘레길(5㎞)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익산 미륵사지의 역사를 배우고 생태경관으로 유명한 구룡마을의 대나무숲을 만날 수 있는 역사길이다.

◆해안·강변·산들·호수 4개 테마로 구성

전북 1000리길은 해안, 강변, 산과 들, 호수 등 4개 테마로 구성됐다. 해안길은 고군산군도 비경과 변산반도 절경, 새만금을 감상하며 걷는 군산 고군산 구불길, 김제 새만금 바람길, 부안 적벽강 노을길 등 6개 노선(55㎞)이다. 고군산 구불길(11㎞)은 최근 전 구간 도로 개통으로 새만금방조제와 다리로 연결된 선유도, 장자도의 산길을 걸으며 넓고 푸른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아름다운 구간이다. 강변길은 금강, 섬진강 풍경을 즐기는 익산 함라산 둘레길과 무주 금강변 마실길, 순창 장군목길 등 6개 노선(84㎞)이다. 순창 장군목길(9㎞)은 섬진강 212.3㎞ 구간 중 가장 경치가 빼어난 곳으로 요강바위 등 기암괴석과 치유의 숲 등 경관자원이 분포한다.

산·들길은 전주 한옥마을 둘레길과 고창 운곡습지길, 정읍 정읍사 오솔길, 남원 지리산 둘레길, 완주 고종시 마실길, 장수 방화동 생태길 등 27개 노선(223㎞)이다. 고창 운곡습지길(7㎞)은 864종의 생물과 멸종위기 생물의 서식지로 국제 람사르습지와 국가습지보호구역, 지질명소로 지정돼 있다. 호수길은 옥정호와 용담댐을 따라 걷는 임실 옥정호 마실길, 진안 용담댐 감동벼룻길 등 5개 노선(43㎞)이다. 임실 옥정호 마실길(7㎞)은 옥정호 수변과 붕어섬, 어리동마을 등을 따라 걷는 길로 섬진강댐 건설 과정과 수몰민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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