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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남녀간 사랑에도 '조건'이 필수인 시대?

입력 : 2017-12-10 05:00:00 수정 : 2017-12-08 16:3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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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많은 현실적인 문제들 앞에서 연애와 사랑이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되는 경우를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연애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부담감을 먼저 생각하고, 상대의 ‘조건’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가 뚜렷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성을 만나고, 새롭게 관계를 맺어나가는 과정 자체를 버겁게 느끼는 사람들도 많아지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소개팅 앱(APP)’이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사용자를 모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소개팅 앱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불건전하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훨씬 강해 보입니다.
소개팅 앱에 대한 현대인들의 인식과 '성(性)'에 대한 사람들의 솔직한 태도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사랑에도 '조건'이 필요한 세태가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소개팅 앱이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이들이 많았다.

66.1%는 소개팅 앱으로는 진지한 만남이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불건전한 목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인식도 매우 강했다.

다만 소개팅 앱 이용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의견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였다.

실제 소개팅 앱 사용 경험은 매우 적지만 인지율은 크게 증가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소개팅 앱 및 성(性) 인식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개팅 앱을 바라보는 시선 속에는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보다는 제대로 된 사람을 만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심과 불신이 훨씬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66.1%가 소개팅 앱으로는 진지한 만남이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에 공감한 것으로, 특히 남성(57.4%)보다는 여성(74.8%)의 부정적 시각이 크게 두드러졌다. 또한 10명 중 6명(60.5%)은 소개팅 앱을 통해 만난 사이라면, 연애과정을 주변 사람에게 솔직하게 말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만큼 소개팅 앱의 사용 및 이를 통한 만남을 껄끄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으로 의미하는데, 역시 남성(55.8%)보다는 여성(65.2%)의 이런 태도가 좀 더 강한 모습이었다.

반면 소개팅 앱을 통해 이뤄지는 만남이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응답자는 3명 중 1명(33.9%)에 그쳤다. 대체로 소개팅 앱을 통한 만남에 회의적인 태도가 강한 이유는 불건전한 목적을 가지고 이용하는 사람들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83.4%가 불건전한 목적으로 소개팅 앱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고 바라본 것이다. 소개팅앱 이용자 중에는 진정성을 가지고 이성을 만나려고 하기보다는 성(性)적으로 불건전한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다른 사람들이 소개팅 앱을 이용하는 행위 자체를 특별히 이상하게 바라보지는 않는 듯했다. 전체 38%가 이성을 주변에서 찾지 않고, 소개팅 앱을 이용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2015년 조사(45.5%)에 비해서도 소폭 감소한 결과였다. 아무래도 온라인 공간에서의 시간이 많아지고, 바쁜 일상 속에 이성과 만날 기회 자체가 줄어든 현대사회에서는 소개팅 앱에 의존하는 것을 예전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 소개팅 앱 사용 경험 4.1% 불과…인지율 70.1%로 급증

실제 소개팅 앱 이용 경험은 상당히 적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4.1%만이 소개팅 앱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남성과 젊은 층의 이용경험이 많았으나, 역시 매우 적은 수준에 불과했다. 다만 소개팅 앱에 대한 ‘인지율’(이용경험 있음+이용경험 없음) 자체는 예전보다 증가(15년 57.4%→17년 70.1%)한 것으로 나타나 이런 변화가 실제 이용자를 끌어 모을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에 비해 10명 중 3명 정도(29.9%)는 아예 소개팅 앱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소개팅 앱을 이용했던 이들은 대체로 ‘호기심’(46.3%·중복응답) 때문에 사용해봤다는 응답을 많이 했다. 어렵지 않게 이성을 만나볼 수 있고(39%), 이성을 만나기까지의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다(29.3%)는 이유로 사용해본 사람들이 많은 편이었다. 다수의 우려대로 가볍게 만날 수 있는 상대를 찾을 수 있어서(29.3%) 이용해봤다는 응답도 실제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반면 소개팅 앱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실제 이용경험은 없는 사람들은 신뢰가 가지 않는다(56.5%·중복응답)는 점을 이유로 가장 많이 꼽았다. 앞서 소개팅 앱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에서 살펴봤듯 기본적으로 소개팅 앱에 대한 불신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성별과 연령에 관계 없이 공통적인 태도를 보였다.

온라인에서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이 어쩐지 꺼림직하다(48.9%)는 의견도 상당히 많았다. 불순한 목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의심이 깔려 있는 것으로, 특히 여성의 우려가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왠지 이른바 ‘원나잇’ 상대를 찾는 것 같고(36.4%), ‘불륜’ 등을 조장하는 것 같은(35%) 느낌이 든다는 의견들도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그밖에 소개팅 앱을 통한 만남은 너무 인위적인 만남인 것 같고(37.6%), 전혀 모르는 사람한테서 평가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23%)는 이유로 소개팅 앱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3명 중 1명 "필요하다면 돈 주고 성을 살 수도 있다"

한편 성(性) 인식 관련 조사에서는 상당히 개방화된 한국사회의 성에 대한 태도를 살펴볼 수 있었다. 다만 전반적으로 성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드러내는 것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도 느껴졌다.

우선 10명 중 4명 정도(40.7%)는 꼭 사랑하는 사람과 성관계를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관계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사랑’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결코 적지 않은 것으로, 이런 태도는 남성과 20대 및 50대에서 보다 두드러지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2015년에 비해서는 이런 의견이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15년 47.9%→17년 40.7%), 향후의 인식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3명 중 1명(33.1%)은 필요하다면 돈을 주고 성을 살 수도 있다고도 생각하였는데, 이는 2015년 조사(35.5%)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전체 10명 중 7명(72.9%)이 요즘 대학생 이상의 젊은 세대들은 모두 성경험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할 만큼 젊은 남녀가 성생활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강했다. 특히 30대가 다른 연령에 비해 젊은 세대의 성경험을 보다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특징을 보였으며, 남녀의 인식 차이는 거의 없었다. 절반 이상(54.1%)이 공공장소에서 연인끼리의 스킨십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이런 의견은 2015년(52.7%)보다 소폭 증가한 것이었다.

다른 한편으로 야한 동영상을 보고, 자위를 하면서 성욕을 스스로 해결하는 것을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바라봤다. 야동을 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은 아니고(15년 73.4%→17년 72%), 성욕을 해결하기 위한 자위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15년 78.9%→17년 79.1%)는 의견이 2015년과 비슷하게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젊은 층일수록 야동을 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고, 성욕을 해결하기 위한 자위 행위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강한 편이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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