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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훈의 만리경] 역대 대통령이 즐겼던 운동…숨쉬기· 맨손체조· 테니스, 골프 등

입력 : 2017-11-04 06:08:00 수정 : 2017-11-04 06: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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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민주통합당 고문 시절이던 2012년 7월8일 경기 소재 고양 원더스의 구장을 찾아 배트를 휘두르고 있다.

[박태훈의 만리경] 역대 대통령이 즐겼던 운동···골프·테니스 등 

▲대통령 건강은 국가 경영의 근본

대통령은 나라 운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누구보다 폭넓은 사고와 냉철한 판단력, 다양한 의견을 듣고 종합해 새로운 것을 창출해 낼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매일이 격무의 연속일 수밖에 없고, 이를 이겨내려면 개인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예방과 운동, 의료진의 철저한 관리가 뒤따라야 대통령으로서 온전히 몫을 해낼 수 있다.

역대 대통령들은 나름의 방법으로 건강을 관리해 왔다. 19대 문재인 대통령부터 역순으로 역대 국가 원수가 즐겼던 운동, 이에 따른 구설수와 더불어 건강관리 방법을 당시의 자료사진과 함께 모아 봤다. 

◆문재인, 타고난 강골로 축구·야구 등 소질 많았지만 바쁜 까닭에 '11번 버스' 이용

제1공수부대 복무 시절 해양훈련을 받던 문재인(뒷줄 오른쪽에서 세번째) 대통령. 타고난 골격과 군살 없는 몸매가 돋보인다.

문 대통령은 훈련 강도가 남다른 특전사 출신이다. 특전사 시절 떡 벌어진 어깨와 두터운 목, 군살 없는 몸매 등 남부럽지 않은 신체 조건을 자랑했다.

학창 시절 축구와 야구 등을 즐겼으며 나름 소질도 보였다는 게 동창과 주변인의 전언이다.

변호사와 정치인, 대통령 등으로 변신하며 정신없이 산 탓에 일정하게 특별히 즐기는 운동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대표직을 내려놓고 지난해 6월 네팔에서 히말라야 트레킹에 나섰을 때의 문재인 대통령 모습.  

다만 시간이 날 때마다 걷는다고 한다. 이런 까닭에 집 주변 산을 돌아보는 트레킹을 무척 즐긴다. 특히 취임 전 두차례나 네팔을 찾아 등산 마니아의 '성지'인 히말라야 트레킹에 나서 모든 것을 비워놓고 마음에 희열을 채워 넣었다고까지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더불어민주당 대표직을 내려놓고 지난해 6월 한달 동안 히말라야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당시는 문 대통령의 대선 출마 여부에 정가의 관심이 쏠렸는데, 산행을 떠나며 남긴 말은 "도(道) 닦고 오겠다"였다.

앞서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사퇴한 뒤에도 히말라야를 찾았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다는 소식을 듣고 중도 귀국했고, 못 다한 트레킹을 완주하려고 2016년 다시 찾게 됐다고 한다.

튼튼한 두다리를 가리키는 이른바 '11번 버스' 타기(걷기)가 취미인 문 대통령은 이따금 축구와 야구 등에서 '깜짝' 실력을 보이곤 했다. 이전 대통령 대부분이 손댔던 골프는 하지 않는다.  

◆박근혜, 약한 체질로 요가와 호흡·박정희 시절 테니스 코치 받기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요가 수행 장면. 활동적인 운동보다 호흡과 자세를 중요시하는 요가를 즐겼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약한 체질로 과격한 운동이 몸에 맞지 않았다. 이에 요가와 명상(호흡운동)으로 건강을 관리했다.

유명 연예인들의 헬스 트레이너였던 윤전추씨가 청와대에 들어온 것도 박 전 대통령의 건강 관리를 위해서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테니스 경기를 즐기는 장면.

박 전 대통령은 1960년대 청와대 영애 시절 당시 엘리트의 필수 코스였던 테니스를 배웠다. 학창시절, 국회의원 재직 때 테니스를 즐기는 모습이 사진으로 남아 있다.

◆이명박(MB), 테니스 전도사 자처·대기업 CEO였기에 골프(핸디캡 18)도

이명박 전 대통령이 테니스를 경기를 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테니스 전도사로 불릴 만큼 즐겼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테니스 사랑은 유명하다. '황제 테니스' 논란까지 불러 일으킬 정도였다.  

서울시장 재직 시절인 2006년 시 산하 서울시테니스협회 초청으로 황금 시간대에 남산 테니스장을 독점, 공짜로 테니스를 즐겼다는 의혹과 더불어 이용료 문제가 불거지자 사후에 사용료 600만원을 냈다.

퇴임 후인 2013년엔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실내 테니스장을 이용하면서 일반인의 예약 자체를 원천봉쇄하고 요금도 덜 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또 군사 보안시설로 민간의 출입이 금지된 국군기무사령부 테니스장 이용했는데,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령에는 군부대 시설 이용 권리는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지적을 샀다.  

현대건설 최고 경영자였던 MB는 골프도 곧잘 쳤다.

독학으로 익힌 골프 실력은 핸디캡 18 정도였지만 1970년대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과 계열사 임원들과 라운딩을 할 땐 80대 초반까지 스코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테니스로 단련된 임팩트 감이 뛰어나 드라이버 샷을 200m가량 날려 보냈다는 후문이다. 

다만 2013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4주기 추도일에 골프를 즐겼다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노무현, 자전거 타고 동네 돌기·이따금 낚시·뒤늦게 골프(핸디캡 28) 입문 '열공'

2008년 8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전거에 손녀를 태운 채 고향인 경남 김해의 봉하마을을 돌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청와대 시절 휴가차 충북 청주 소재 청남대에 내려올 때면 자전거를 타고 돌았다.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경남 김해의 봉하마을로 내려온 뒤 자전거에 손녀를 뒤에 태우고 '마실' 나가던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우리네 할아버지 그 자체였다.

노 전 대통령은 취미란에 등산, 낚시라고 표시했지만 크게 즐길 시간은 많지 않았다.

약자의 대변자로 활약한 이력 때문에 인권 변호사 시절에는 골프를 멀리했다. 

골프 라운드에 들어가기 전 거울을 보면서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성격답게 철저히 준비한 뒤 '결전'을 치르곤 했다.

그런 노 전 대통령도 1996년 국회의원 총선거 때 서울 종로에 출마했다가 낙선하자 마음을 달래기 위해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골프 연습장을 찾기 시작했다.

완벽한 준비를 한 뒤 과감하게 움직이는 스타일답게 골프 관련 서적을 탐독, 이론을 무장한 뒤 채를 잡았다.

2000년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제발 골프 좀 쳐라", "그래야 많은 이들과 어울린다"는 주위의 강권에 따라 프로 레슨을 받으며 본격 입문했다.

아침형 인간인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측근이 "장관이 너무 일찍 출근하면 아랫사람들이 눈치를 본다"고 귀띔하자 새벽에 골프 연습을 한 뒤 청사로 향하는 것으로 타협했다. 

이따금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운영한 충북 충주 소재 시그너스골프장을 찾았으며 태릉CC 등에서 외국 대사와 라운딩을 하기도 했다. 

2003년 참모진, 일부 장관들과 함께 서울 태릉CC에서 라운드를 하던 중 17번홀(파4)에서 생애 첫 버디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재임 당시 지지율이 곤두박질쳤던 노 전 대통령은 심심치않게 골프 구설수에 올랐다.
 
2003년 6·15 공동선언 3주년 때 청와대 참모들과 ‘우중(雨中) 골프’를 즐긴 게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날은 전임 김대중 대통령이 분단 이래 최초로 남북정상 간 회담을 통해 한반도 화해와 평화 통일을 앞당기는 내용을 담아 공동 채택한 선언문이 발표된 뜻깊은 날이었으나, 전 정부의 대북정책을 이어받은 노 전 대통령이 아무런 기념행사도 갖지 않은 채 골프 회동을 가진 데 대해 비판이 쏟아졌다.

◆김대중, 교통사고로 다리 다쳐 맨손체조·정원 가꾸기·농장 돌보기

충북 청주 소재 청남대 농장에서 오리에게 모이를 주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오른쪽)과 부인 이희호 여사.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유전적으로 건강체질이자 이른바 '장사 타입'이다.

DJ는 1971년 대선 유세 때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해 고관절을 다쳤다. 이로 인해 다리를 꼬지 못하는 등 남은 생애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불편한 다리로 과격하고 움직임이 많은 운동을 하지 못했으나 맨손체조와 정원 가꾸기, 농장 관리로 건강과 스트레스를 다스렸다. 또 이따금 수영도 즐긴 것으로 전해했다.

◆김영삼, 조깅 붐 한복판에 서다·만능 스포츠맨, 골프는 탐탁잖게 여겨  

1993년 7월 청와대 경내에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왼쪽)과 나란히 조깅을 하고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

김영삼(YS) 전 대통령 하면 조깅이 떠오른다. 1970년대 초반부터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거의 매일 아침 4㎞ 가까이 달렸다.

YS는 1993년 7월 역시 달리기가 취미인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청와대 경내 2.9㎞를 나란히 달렸다. 이어 그해 11월 미국을 찾았을 때 역시 클린턴 대통령과 함께 뛰는 등 몇차례나 '한·미 정상 조깅 회담'을 했다.

YS는 야구와 축구에도 소질이 있어 1960년대 국회의원 시절에는 매서운 실력을 과시했다. 

1989년 10월 경기 안양CC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하면서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은 김영삼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오른쪽)와 이를 바라보고 폭소를 터뜨린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총재. YS는 이날 17년 만에 처음 다시 골프채를 잡았다.

YS는 젊은 시절 골프에 입문했지만 1972년 박정희 대통령이 '10월 유신'을 선포하자 "독재정권 타도가 우선이다"라며 끊었다.

이후 통일민주당 총재 시절인 1989년 10월 경기 소재 안양CC(현 안양베네스트GC)에서 김종필(JP) 당시 신민주공화당 총재와 골프 회동을 가졌을 때 17년 만에 채를 잡았다. 이 회동은 이른바 '3당 합당'을 낳은 역사적 골프 모임이었다. 실제로 1990년 1월 당시 집권 여당 민주정의당과 제2야당 민주당, 제3야당 공화당이 합당해 거대 여권이 형성됐다.

앞서 골프 회동에서 오랜만에 골프채를 잡았던 YS였기에 드라이버 티샷을 하다가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은 뒤 크게 웃었고, 이 모습은 두고두고 화제가 됐다.
 
노태우, 육사 럭비부 출신·테니스와 골프(핸디캡 12) 즐겨

노태우 전 대통령은 군 시절부터 즐긴 테니스가 상당한 실력으로 알려져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육군사관학교 시절 럭비부로 활동했다.

이후 군인 스포츠의 대명사라는 테니스를 자연스럽게 접했다. 테니스는 영내 대기가 많았던 군인들이 스트레스를 풀고 운동도 하는 동시에 사교모임도 가질 수 있게 돕는 등 여러 면에서 안성맞춤 운동이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79년 제9사단장에 취임하면서 골프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9사단장 취임 후 골프를 접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은 이후 그 매력에 푹 빠졌다. 사진은 역대 대통령의 취미를 주제로 설치했던 동상으로 노태우 전 대통령의 골프 샷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꼼꼼한 성격의 노태우 전 대통령은 '지르기'보다 어프로치와 퍼팅에 치중, 스코어를 관리하는 스타일이었다.

1988년 대통령이 된 뒤 테니스보다 골프를 더 즐겼으며 청와대에 마련된 연습장을 애용했다.

연습 땐 드라이버샷보다 쇼트게임 대비와 퍼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 까닭에 핸디캡 12를 자랑할 만큼 만만찮은 실력을 뽐냈다.

◆전두환, 육사 축구부 골키퍼·만능 스포츠맨· 골프(핸디캡 12)도 장타

재임 시절 충북 청주 소재 청남대에서 골프를 즐기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역대 대통령 중 최장타자이자 최고 고수라는 평을 들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스포츠를 유별나게 좋아한 국가원수로도 유명하다.

육사 시절 골키퍼를 맡았던 그는 청와대에서 중계를 보면서 국가대표팀에 작전까지 코치했다는 소문이 나돌 만큼 축구 광팬이었다. 

운동신경이 좋은 것으로 전해진 그는 테니스와 골프 등 만지는 종목마다 '동네선수' 이상의 수준까지 올랐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테니스를 즐기고 있다. 스포츠광으로 알려진 전 전 대통령은 테니스 외에도 축구와 권투, 골프 등 다양한 종목에 관심을 보였다.

전 전 대통령은 장군으로 진급한 1973년 골프에 입문했다. 1공수 여단장 시절 영내에 간이 연습장을 만들어 놓고 프로 골프선수 출신 사병에게 코치를 받았다.

스윙 자세와 거리(드라이브샷 230m 가량), 스코어(핸디캡 12) 모두 역대 대통령 중 최고로 평가받았다.   

대통령이 된 뒤에도 청와대 경내 연습장을 부지런히 드나들었으며 인근 골프장 나들이도 즐겼다.  

◆박정희, 일본 육사 출신답게 검도·승마···권력 잡은 뒤 프로 모셔놓고 골프(핸디캡 18) 공부, 앞뒤 팀 비워놓는 대통령 골프의 원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승마를 하고 있는 장면. 검도는 평생 취미였으며 이따금 승마도 즐겼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대구사범 학적부를 보면 취미가 검도라고 돼 있다. 그 후 검도는 일생에 걸쳐 꾸준히 연마했던 운동이 됐다.

또 만주사관학교와 일본 육사 시절 필수 과목이었던 승마도 이후 틈틈이 즐겼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작은 체구에도 운동신경이 발달돼 테니스도 곧잘 했다.

그는 자유당 시절 장군 중 보기 드물게 골프를 치지 않은 이로 알려졌다. 시간도 많이 걸릴 뿐더러 당시만 해도 엄청난 비용이 드는 골프를 군인이 치려면 무리수를 동원해야 했기에 이를 탐탁지 않게 여겼기 때문이다.

1961년 5·16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에야 외국 정상 또는 국내 인사와 교류를 위해 골프가 필요함을 느꼈다.

1966년 11월5일 서울 태릉CC 개장식에서 티샷하고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지금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퍼시먼 드라이버가 이채롭다. 주변을 경계 중인 경호원과 더불어 멀리 뒤편에 군악대의 모습도 보인다.

이에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2년 5월 우리나라 남자 프로골프 1세대인 한장상 프로(당시 육군 일병)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았다.

1964년 가을 서울CC(지금의 어린이대공원)서 첫 라운딩을 한 박정희 전 대통령은 경기 고양 소재 한양과 뉴코리아, 안양, 태릉CC 등을 자주 찾았다.

그때마다 경호실은 물론이고 인근 부대가 골프장 주변 경호에 들어갔고 앞뒤 팀을 모두 비워 놓아 라운딩 내내 외부인은 한명도 마주치지 않는 이른바 '황제 골프'를 즐겼다.

라운드 도중 막걸리를 즐겨 요리사가 통을 들고 따라다니기도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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