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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훈의 만리경] 메시, 용의 눈알을 그려라

입력 : 2017-10-14 08:25:00 수정 : 2017-10-14 08: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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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9월 17일 UEFA 챔피언스리그 100경기 출전 기념 유니폼을 들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리오넬 메시.  메시는 프로리그서 경기당 0.93골이라는 놀라운 득점력을 과시했지만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에 나서면 득점력이 1/3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이로인해 아르헨티나가 월드컵을 재정복하지 못했다는 비판까지 받았다. 그에게 월드컵 우승은 용의 눈에 점을 찍는 화룡점정( 畵龍點睛)을 완성하는 일생일대의 사명이다.

[박태훈의 만리경] 메시, 용의 눈알을 그려라

▲ 돈, 명예 다 누린 메시, 그러나 미달일간(未達一間)

리오넬 메시(30)는 거의 모든 것을 가진 축구스타이다.

축구 선수 중 장 많은 돈을 받고 MVP상을 가장 많이 거머 쥐었다. 정확히 공개된 적은 없지만 FC바르셀로나는 팀의 전부인 그에게 300억원 가량을 연봉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청난 연봉도 그의 1년 수입 중 일부분일 뿐이다.

메시는 전세계 축구선수 중 최고에게 주어지는 FIFA 발롱도르(MVP)를 무려 5번이나 받았다. 수상 횟수는 단연 최고다.

그런 메시도 단 하나 갖지 못한 것이 있다. 바로 월드컵 우승 트로피이다.

한자숙어 미달일간(未達一間=모든 일에 밝고 익숙해도 단 한가지 부문이 서툼)이 마치 메시를 위해 오랫동안 준비된 듯하다. 

▲ 황제 옷, 왕관모두 갖고 있지만 황제자리엔 앉지 못해

축구는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그럼에도 축구황제라는 자랑스런 칭호를 갖고 있는 이는 3명 뿐이다.

사상 최고의 축구선수였다는 브라질의 펠레, 신의 손으로 유명한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 그리고 메시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도 메시 못지 않는 선수지만 황제가 아닌 '슈퍼스타'로 불릴 뿐이다. 황제 타이틀은 여러 세대를 아울러 최고선수만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3명의 황제 중 누가 최고일까. 축구팬들을 괴롭히는 난제이지만 펠레와 마라도나는 "아직 메시는 비교대상이 아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바로 축구의 종착점이자 골인지점이라는 월드컵 우승 때문이다.

펠레, 마라도나와 달리 메시는 월드컵 우승을 맛보지 못했다.


▲ 월드컵 기록, 골 결정력에선 펠레

기록만을 놓고 보면 펠레, 마라도나, 메시 중 으뜸은 펠레이다.

펠레는 월드컵, A매치 모두 경기당 0.8골 이상을 터뜨리는 등 엄청난 골 결정력을 과시했다. 이는 프로경기 평균 득점(1363경기서 1281골, 경기당 0.94골)과 비슷했다. 대표팀이나 프로팀에서 고른 기량을 보였다는 증거다.

마라도나의 경우 월드컵이나 A매치에서 경기당 평균 0.37~38골을 기록했다.

메시는 A매치선 2경기당 1골 가량을 뽑아냈지만 월드컵만 가면 득점력이 경기당 0.33골로 뚝 떨어졌다.  그의 프로리그 경기당 평균 득점(0.93골)과 비교하면 형편없는 수준이다.

아르헨티나에서 메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그의 월드컵 골결정력 부족(?)은 1986년 이후 아르헨티나가 월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됐다.

▲ 메시가 진정한 황제가 되려면 2018월드컵 우승하는 수밖에

메시, 펠레, 마라도나는 시대를 달리한 까닭에 나란히 뛴 적이 없기에 그들을 비교하기가 뭐하다. 기록 역시 비교 보조수단일 뿐이다.

펠레 경기를 본 축구전문가(대부분이 70대 이상일 것이다)를 대상으로 최고스타 1명을 꼽으라면 '펠레'라고 답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메시가 2018러시아월드컵서 아르헨티나를 우승시킨다면 펠레, 메시 중 누가 많은 지지를 받을 지 장담키 힘들다.

메시가 '누가 더 뛰어난 선수인가'라는 지리한 논쟁을 끝내려면 2018월드컵서 일을 내야 한다.

이 경우를 대비해 인류가 오랫동안 준비해 둔 말이 화룡점정(畵龍點睛=용의 그림은 눈동자에 점(눈알)을 찍어야 완성된다는 뜻)이다.

메시가 2018년 용의 눈알을 그린 뒤 용을 타고 황제자리까지 날아갈 지 궁금해 진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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