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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2030대에게 추석? 명절이기 전에 '긴 연휴'

입력 : 2017-09-29 11:00:00 수정 : 2017-09-29 10:2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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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대명절 추석이 다음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추석은 임시공휴일과 대체공휴일, 한글날까지 더해져 최장 10일간의 역대급 휴일이 예고되어 있습니다. 비록 기업의 규모나 근무 환경에 따라 보장하는 휴일이 조금씩 다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긴 휴일임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추석을 명절보다는 긴 연휴로 인식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실제 추석으로 대표하는 명절에 대한 인식은 과거와 많이 달라진 모습입니다. 명절이라고 해서 가족이나 친지가 반드시 함께 모여야 한다는 인식이 크게 줄어들었으며, 차례를 지내야 한다는 생각도 옅어졌습니다. 반면 명절 연휴기간을 이용해 여행을 떠나는 등 개인적인 시간으로 활용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눈에 띄는 변화입니다.
추석 및 명절에 대한 현대인들의 전반적인 인식과 올 추석 계획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오늘날 사람들에게 있어 추석은 명절이기에 앞서 긴 연휴로 인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추석은 연휴의 하나일 뿐이라는 인식이 크게 증가했다.

전체 88.8%는 추석은 여자들에게 힘든 명절이라는데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올 추석 연휴 수도권 거주자 61.4%는 귀성 계획이 있었고, 계획이 없는 경우에는 주로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

긴 추석 연휴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돈이었다.

젊은 층은 각종 잔소리와 체중 증가도 많이 꼽았다.

추석에 차례를 지내는 가정은 점점 줄어들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수도권 거주자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추석 연휴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오늘날 사람들에게 추석은 명절보다는 길게 쉴 수 있는 일종의 휴가로 더욱 크게 인식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추석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을 살펴본 결과, 전체 10명 중 6명(59.7%)이 추석은 연휴의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을 나타낸 것이다. 이런 생각은 2013년에 비해 크게 증가한(13년 48.5%→17년 59.7%) 것으로, 명절의 의미가 점점 퇴색되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추석이라고 해서 항상 가족들이 모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도 2013년 60.2%에서 2017년 70.2%로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명절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는 차원을 넘어 가족과 함께 보내는 날이라는 인식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생긴 것으로, 여성(77.1%)과 20대(77.2%)가 추석에 꼭 가족이 모여야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보다 많이 내비쳤다.

실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명절 때면 의무감 때문에 친지, 가족들을 보러 가며(64.3%), 추석 연휴 기간 동안에 친척들을 만나도 할 일이나 할 말이 별로 없다(61.7%)고 응답하기도 했다.

◆88.8% "추석, 女에게 힘든 명절"

추석에 가족들이 모이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는 의견에는 대부분이 공감했다. 전체 10명 중 7명(70.3%)이 추석에 가족들과 딱히 무엇인가를 하지 않아도 온 가족이 모였다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바라본 것으로, 대체로 남성과 중장년층이 명절을 통한 가족의 모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추석은 가족과 친지와의 유대감을 돈독하게 할 수 있는 명절이고(55.9%), 명절에 친지, 가족들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이 든다(46.4%)고 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주로 남성과 50대가 추석이 가족의 유대감을 돈독하게 하며, 가족 및 친지들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이 든다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추석 연휴 기간에 혼자 있으면 평소 혼자 있을 때보다 더 우울하다는 의견이 더욱 줄어든 변화(13년 41.6%→17년 32.4%)에서도 알 수 있듯 추석을 반드시 가족 및 친척과 함께 보내야 한다는 인식은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점점 옅어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동시에 추석은 여성들에게 상당한 스트레스와 부담감을 주는 날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88.8%가 추석은 여자들에게 힘든 명절이라고 바라봤으며, 주부들에게는 그저 힘든 노동이 요구되는 날일 뿐이라는데 10명 중 7명(69.3%)이 동의한 것이다. 대체로 여성이 남성보다 추석은 여자들에게 힘든 명절이고, 그저 힘든 노동이 요구되는 날이라는데 더욱 많이 공감하고 있었다. 반면 추석이 남자들에게 힘든 명절이라는 인식(33.9%)은 매우 적은 편이었다.

올해 추석 연휴를 맞아 수도권 거주자 10명 중 6명(61.4%)이 귀성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2013년에 비해 귀성 계획은 소폭 증가(13년 59.2%→17년 61.4%)한 것으로, 올해 추석 연휴가 유난히 긴 것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여진다.

귀성 계획이 없는 사람들(전체 38.6%)의 경우 대부분 집에서 휴식을 취하면서(72.8%·중복응답) 추석연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되었다. 물론 수도권에 거주하는 부모님 및 친척의 집을 방문하는 사람들(46.9%)도 많겠지만, 추석 연휴에 온전한 휴식을 취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밖에 귀성을 계획하는 대신 가까운 교외로 나들이(37%)를 떠나거나, 국내여행(23.1%)과 해외여행(9.3%) 등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추석 때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주로 다른 때보다 긴 연휴기간(55.4%·중복응답)에 많이 주목했으며, 휴식다운 휴식을 취하고 싶고(28.1%), 평소에는 휴가를 내기가 어렵다(28.1%)는 점도 이유로 많이 꼽았다.

추석연휴에 귀성 대신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가족 전체(60.3%·중복응답)의 여행을 많이 계획했으며, 친구와 가거나(39.7%), 혼자서 떠나려는(24%)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추석 연휴 때 혼자만의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20대(37.1%)가 가장 많았다.

◆10명 중 7명 "10월 2일과 6일 모두 쉰다"

유난히 긴 추석연휴지만 모두가 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전체 응답자의 65.1%가 각각 임시공휴일과 대체공휴일로 지정된 다음달 2일과 6일에 모두 회사를 쉰다고 응답했으나, 대기업(74.4%)과 중소기업(61.4%) 여부에 따라 큰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또한 이때 모두 출근하는 사람들은 대기업(11.6%)보다 중소기업(17.5%)에서 더욱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올해의 긴 추석 연휴를 바라보면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걱정하는 부분은 역시 추석 지출비용(54.8%·중복응답)이었다. 대체로 중장년층과 기혼자가 추석 지출비용에 대한 고민이 훨씬 많은 편이었다.

이와 함께 극심한 교통체증(36.6%)에 대한 우려도 많은 편으로, 남성(43.7%)의 걱정이 여성(29%)보다 좀 더 두드러졌다. 아무래도 귀성계획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일수록 추석 지출비용에 대한 부담감과 교통체증에 대한 우려가 훨씬 강한 특징도 확인할 수 있다.

그밖에 별다른 연휴 계획이 없다는 고민(25.2%)과 친지 및 어른들의 잔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불만(17.7%), 체중 증가에 대한 걱정(16.6%)도 적지 않았다. 특히 20대와 미혼자가 연휴계획이 없고(20대 34%, 미혼자 33.3%), 어른들의 잔소리를 들어야 하고, 살이 찔지 모른다는 걱정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추석에 차례 꼭 지내야 한다" 22.3%뿐

추석에 차례를 지내는 가정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올해 추석에 차례를 지낼 예정인 수도권 거주자는 10명 중 6명(61.7%)으로, 이는 지난 2011년(77.4%)과 2013년(69.5%) 조사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준이었다.

이에 반해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정은 빠르게 증가(11년 22.6%→13년 30.5%→17년 38.3%)하고 있어, 차례를 지내는 풍습이 크게 약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추석 때 ‘차례’를 꼭 지내야 한다는 생각도 2013년(41.1%)에 비해 더욱 감소, 이제는 10명 중 2명(22.3%)만이 차례의 중요성을 강조할 뿐이었다. 그만큼 한국사회의 명절 풍경이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차례를 지내는 경우 가사 분담에 있어서는 전혀 변화가 없는 모습이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차례를 준비하는 모든 활동이 철저하게 여성의 몫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차례를 지낼 때 남녀의 가사 분담 비중은 남성 22.1%, 여성 77.9%로 평가되었다.

이런 평가는 2011년 및 2013년 결과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명절에 대한 여성의 부담감이 여전히 매우 클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다만 남성은 자신들의 명절 가사 분담 비중(27.2%)을 상대적으로 좀 더 높게 바라봤다. 차례 음식은 대부분 직접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낸다는 응답자의 77.5%가 직접 요리를 해서 차례 음식을 준비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역시 2011년(82.5%), 2013년(78.1%)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결과였다.

추석 연휴에 가장 많은 지출이 예상되는 부분으로는 역시 선물 및 용돈(78.8%·중복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또한 여가문화생활비(60.7%)와 음식 준비비용(50.8%), 교통비(42.9%)도 추석 연휴에 지출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항목들이었다. 대부분 추석에 누군가에게 줄 선물을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부모님(74.4%·중복응답)께 드릴 선물을 준비하려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40대와 기혼자가 부모님 선물을 많이 고민하고 있었다.

부모님 다음으로는 조카(30.5%)와 시댁 식구(24.6%), 친가 어른들(14.8%), 가까운 친인척(14%), 친형제(11.2%)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다만 추석 선물을 전혀 계획하고 있지 않는 경우(12.6%)도 적지 않았는데, 주로 20대(31.6%)와 미혼자(23.9%)의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추석 선물, 현금 vs 농축수산물로 양분

주로 예상하는 추석선물 품목은 크게 현금과 농축수산물로 나눠졌다. 현금은 부모님(86%·중복응답)과 시댁 식구(72.5%), 조카(89%)에게 줄 선물로 대부분이 고민하는 품목이었으며, 친가 및 외가 어른들과 가까운 친인척에게는 과일과 한우 등의 농축수산물 또는 홍삼과 영양제 등의 건강기능식품을 선물하려는 생각이 많아 보였다.

농축수산물은 주변 이웃(41.6%)과 직장 상사(52.1%), 선생님(52.8%) 등 가족 외의 사람들에 대해서도 많이 고려되는 선물 품목이었다. 선물을 선택할 때는 대상에 관계 없이 ‘실용성’과 ‘선물 가격대’, ‘선물 받는 사람의 취향’을 주로 많이 고려하는 모습이었다.

파리바게뜨 추석 선물세트. SPC그룹 제공
최근 1~2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소포장 선물세트 등 ‘실속형’ 선물세트가 많이 출시되고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들 실속형 선물세트를 추석 선물로 준비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86.2%가 추석 선물로 소포장 실속형 선물세트를 받아도 좋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이왕이면 제대로 된 선물을 받고 싶다는 의견은 9.9%에 불과했다.

다만 누군가에 줄 추석 선물로 괜찮을 것 같다는 의견(77%)은 내가 받는 것이 괜찮다는 생각에 비해서는 적은 수준으로, 다른 사람에게 선물을 줄 때는 선물의 가격이나 품목에 좀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되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런 소포장 실속형 선물세트가 적합한 대상으로는 친구(30.5%·중복응답)와 가까운 친인척(29.1%), 친형제(25%), 직장 동료·후배(23.9%), 주변 이웃(23.8%)을 많이 꼽았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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