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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아이 때문에 이혼 안한다? "이젠 옛말"

입력 : 2017-10-02 05:00:00 수정 : 2017-10-02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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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동안 결혼과 이혼의 양상이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작년에 이혼한 10쌍 중 3쌍은 20년 이상의 부부였으며, 30년 넘은 부부의 '황혼이혼'은 10년 전 대비 2배나 증가했습니다. 채 4년을 못 넘기고 갈라선 부부도 전체 이혼의 20%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살아보고 일찍 갈라서거나 뒤늦게 이혼하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독신 남녀가 떳떳하게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고, 이른바 '돌싱(돌아온 싱글)'의 새로운 사랑을 그리는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혼=오점'이라는 인식이 점차 옅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금융 위기 이후 우리경제의 불황도 장기화하면서 남녀 모두 혼인연령이 높아졌습니다. 결혼 적령기라고 할 수 있는 20대 후반이 취업난을 겪고, 이게 결혼을 늦추는 원인으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사회 인식 변화 등으로 인해 연상여·연하남 부부도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결혼생활 4년을 못 채우고 파경을 맞은 비교적 신혼인 부부가 전체 이혼의 2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통계청의 '2016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이혼 건수 10만7300건의 평균 혼인지속 기간은 14.7년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0.1년, 10년 전인 2006년에 비해서는 2.7년 늘어난 것이다.

여기서 평균 혼인지속기간은 법적인 혼인 여부와 관계없이 실제 결혼생활 시작에서 사실상 이혼까지의 동거 기간을 뜻한다.

기간별로 살펴보면 혼인지속기간 20년 이상의 이혼이 전체의 30.4%로 가장 많았다. 이를 세분화하면 20∼24년이 전체의 12%였고, 25∼29년 8.3%, 30년 이상 10.1% 등이었다. 30년 이상 황혼이혼 건수는 10년 전에 비해 2.1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4년 이하 부부의 이혼은 전체의 22.9%를 차지했다. 뒤이어 10∼14년 13.7%, 15∼19년 13.9% 등이었다. 결혼한 지 4년 이내 파경을 맞는 부부가 늘어나다가 이후 다시 줄어든 뒤 20년 이상부터 다시 올라가는 형국이다.

전년 대비 증감률을 보면 모든 연령대에서 이혼 건수가 감소했지만 25∼29년 1.9%, 30년 이상 3.6% 등 혼인지속기간이 긴 부부의 이혼만 늘어났다.

통계청은 "보통 남자는 결혼기간이 25∼30년 때 경제생활에서 은퇴하고, 부부 입장에서는 미성년 자녀들이 다 떠나가고 '빈둥지 세대'가 된다"며 "아이 자체가 결혼 상태를 유지시켜주는 요인으로 작용하다가 희박해진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의 이혼은 5만1000건으로 전체 이혼의 47.5%였다. 미성년 자녀가 1명인 이혼 부부의 구성비는 25.5%, 2명은 18.6%, 3명 이상은 3.5%였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의 구성비는 2006년 60.8%에서 지난해 47.5%까지 낮아졌지만, 미성년 자녀가 없는 부부의 이혼은 같은 기간 38.7%에서 51.7%로 높아졌다. 황혼이혼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4년 이하 부부 이혼률, 공식 집계된 것만 22.9%

지난해 결혼한 부부가 42년 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연령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늦춰지면서 결혼을 하지 않거나, 늦추려는 경향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2016년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지난해 혼인은 28만1600건으로, 1년 전보다 7.0%(2만1200건) 감소했다. 이는 1974년 25만9100건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1970년대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 이후 꾸준히 유지되던 30만건대도 무너졌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인 조혼인율은 5.5건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았다. 결혼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짙게 나타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해당 연령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연령별 혼인율을 보면, 결혼 시기도 꾸준히 늦어지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남성 혼인율은 △30대 초반(59.3건) △20대 후반(36.8건) △30대 후반(24.3건) 순이었다. 특히 20대 후반의 혼인율은 사상 처음으로 40건대 아래로 떨어졌다. 20년 전은 99.2건, 10년 전은 56.7건으로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성 혼인율은 20년째 20대 후반에서 가장 높지만 수치는 크게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이 연령대 혼인율은 66.5건이었다. 10년 전 81.8건, 20년 전 84.5건에 비해 차이가 크다.

30대 초반의 혼인율은 작년 50.1건으로, 10년 전 29.7건에 비해 크게 늘어 남성과 함께 여성의 결혼도 점차 30대로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갑내기 부부 비중 ↑…결혼 가장 적게 하는 달은 9월

혼인 연령은 초혼과 재혼 모두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2.8세, 여자 30.1세로 전년 대비 각각 0.2세, 0.1세 상승했다. 남녀 차이는 2.7세로, 10년 전 3.2세 보다 나이 차이가 감소했다.

작년 평균 재혼 연령은 남자 48.2세, 여자 44.0세로 전년보다 각각 0.6세, 0.5세 올랐다. 남녀 차이는 4.2세로, 역시 10년 전 4.7세에서 점점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남자 연상 부부는 나이 차이를 막론하고 꾸준히 그 비율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 여자가 1∼2세 많은 부부의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20년 전에는 7.3%에 불과했지만 10년 전 9.6%, 작년 11.4%로 증가했다.

동갑 부부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20년 전 11.0%였던 동갑 부부는 10년 전 11.1%였지만 지난해에는 15.9%를 기록했다.

작년 결혼을 가장 많이 한 달은 △12월(10.1%) △5월(9.1%) △11월(9.0%) 순인 데 반해, 9월은 6.3%로 부부 탄생이 가장 적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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