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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의 한국은 지금] "빠지는 머리카락 속은 잿더미"…국내 탈모증상 1000만명

입력 : 2017-09-23 13:50:29 수정 : 2017-09-23 15: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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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6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탈모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100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모는 주로 남성에게서 나타나지만, 여성 환자도 꾸준히 증가해 10만명에 이른다.

외모가 경쟁력인 지금 탈모 환자들은 비싼 치료비도 고민이지만, 1년간 치료받아도 쉽게 완치되지 않는 병 탓에 고민이 깊다.
속이 훤히 보일 정도로 탈모가 진행된 남성. 그는 "노력했지만 탈모를 막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 장기치료 요구되는 탈모, 보험은 미적용
탈모 치료는 미용 의료로 분류되어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고, 연말정산 때 세금혜택도 받을 수 없다. 스트레스성 원형탈모는 건강보험급여 대상이다.

탈모 치료를 위해서는 약값, 진료비 등으로 연간 약 90~1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하는데, 치료를 중단하면 효과가 금세 사라져 탈모가 다시 진행된다. 이에 꾸준한 치료가 요구된다.

■ “비용도 문제지만..”
35세 직장인 남성 A씨는 지난여름부터 빠지기 시작한 머리카락이 최근 정도가 심해져 주변에서 알아볼 만큼 머리숱이 줄었다.

위기감을 느낀 그는 여름휴가를 반납해가며 치료와 탈모에 좋다는 민간요법을 해봤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고민한다.

A씨는 “치료비도 문제지만 탈모로 겪는 스트레스가 더 큰 문제”라며 “자신감이 줄어 대인관계마저 위축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병원에서도 진단서 발급에만 신경 쓰고, 상담이나 진단 등의 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민간요법에 의존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 “병원의 무성의한 진료..약 구매 위해 두 달에 한 번 병원 찾아야”
몇몇 탈모환자로부터 ‘병원방문은 약 구매를 위한 불편한 절차’라는 지적이 있어서 그들과 병원에 동행했다.

동네 피부과를 찾은 A씨는 진료실에 들어간 후 1분도 지나지 않아 밖으로 나왔다.
A씨에게 진료가 이뤄졌는지 묻자 그는 “재진이라 진단서 발급을 요구하면 그것으로 끝“이라며 ”처음 병원을 찾았을 때도 두피 확인이나 진단 없이 형식적인 조언만 들었다“고 했다.

다른 탈모 환자 3명과 동행했을 때도 큰 차이는 없었다. 기자가 여의도의 한 병원을 찾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탈모 환자들은 “의약분업으로 진단서가 필요해 병원을 찾을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병원을 찾을 때마다 진료비로 2만원씩 든다”며 “모든 병원이 그런 건 아니지만 큰 차이는 없을 거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자가 몇몇 병원에 연락하여 상담과정 등을 확인한 결과 전문 치료원에서는 두피진단 등의 진료과정이 있지만 ‘진단서 발급만도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 “치료 위해 영혼이라도 팔겠다”
탈모 증세를 보이는 남성들은 절박했다.
그들은 약은 물론 탈모에 좋다는 음식을 시작으로 두피 마사지, 민간요법 등 탈모 예방에 힘쓰고 있었다.

34세 남성은 탈모 방지 용품을 시작으로 ‘머리에 열이 발생하면 안 된다’는 정보로 낮에는 될 수 있으면 외출을 삼가하고 그늘을 찾아다닌다고 말했다.

또 38세 남성은 주변에 미안하지만 ‘노푸(샴푸를 사용하지 않고 물로만 헹구는 샴푸법)‘를 실천한다고 했다.

40세 남성은 ‘검은 콩이 탈모에 효과가 있다‘며 모두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이들은 이러한 민간요법을 인터넷에서 접하고 있었다. 그들은 우스갯소리로 “빠지는 머리카락을 줄이기 위해서라면 영혼이라도 팔겠다”며 “그만큼 절박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탈모 전문병원에 이러한 방법이 도움 되는지 묻자 “식품은 일상에서 무리가 없을 정도로 섭취하는 것은 권할 수 있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식품업체의 광고나 근거 없는 정보는 도움 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 “여성도 탈모로 고통받을 수 있다”
‘여성형 탈모’는 ‘남성형 탈모'와 달리 숱이 적어지고 가늘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스트레스가 원인으 발병한 원형탈모인 경우 약 500원짜리 동전 크기의 탈모가 나타난다. 여성 탈모는 과도한 다이어트와 스트레스, 음주, 서양화된 식습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원형탈모가 나타난 여성. 무리한 다이어트, 스트레스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탈모 예방법. (자료=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국민건강지식센터)
한편 의료계에서는 탈모를 두고 유전적인 영향이 크지만, 잘못된 식습관과 스트레스도 한몫한다고 지적한다. 바쁜 일상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에게 탈모가 확산하여 ‘사회병’이 되는 건 아닐지 모르겠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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