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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는 관심…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팬덤'

입력 : 2017-09-23 05:00:00 수정 : 2017-09-2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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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목표나 꿈, 열망의 대상이 있다는 것은 무미건조한 삶에 활력을 줍니다. 열정과 노력을 쏟아 붓는 과정에서 삶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에 따라서는 그 대상이 어떤 분야나 인물인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특정한 분야나 인물을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나 문화를 일컬어 흔히 ‘팬덤(fandom)’이라고 부르는데요. 최근 들어 팬덤 문화가 사회전반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저 아이돌 가수나 연예인만 팬덤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 특정 분야의 전문가나 정치인들도 나름의 팬덤을 구축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일부 도를 넘어선 팬덤 활동과 극성 팬들이 많아지면서, 팬덤 문화에 대한 우려도 존재합니다. 극단적으로 특정 대상을 싫어하는 ‘안티(Anti) 문화’ 역시 팬덤 문화의 변형으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인물이나 가치와 대립되는 대상에게 극단적인 혐오감을 내보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모습입니다. 팬덤 문화와 안티 문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다양한 인식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최근 팬덤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 전체 85.5%는 팬덤 활동도 일종의 문화라고 답했다.

대부분 팬덤 활동이 과거보다 다양해지고, 전 연령층에서 나타난다고 바라봤다.

팬덤 활동 시 느끼는 기분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즐겁고, 만족스러우며, 뿌듯하다고 밝힌 것이다.

‘안티 문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이고, 지나치다는 등 대부분 좋지 않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10명 중 7명은 굳이 안티 활동까지 하면서 누군가를 싫어하는 게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3~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팬덤 및 안티 활동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그러한 현상을 뜻하는 팬덤 문화가 사회전반적으로 많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이런 팬덤문화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먼저 팬덤의 개념에 대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열정적’(63.4%, 중복응답)이라는 것이었다. 팬덤 문화를 열정적이라고 평가하는 시각은 모든 연령대에서 비슷했다. 이와 함께 팬덤을 ‘덕후의’(55.4%) 이미지로 읽거나, ‘하나의 문화’(53.8%)라고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 특히 여성 및 20대가 팬덤을 덕후 성향이 존재하는 하나의 문화로 대하는 태도가 뚜렷한 모습이었다.

다만 동시에 팬덤을 ‘극성스럽다’(46.6%)는 다소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는데, 10대 보다는 20대 이상에서 이같은 평가가 많았다. 그밖에 팬덤을 △청소년의(37.9%) △영향력이 큰(35.4%) △취미활동의(34.3%) △즐길 줄 아는(30.5%) 등의 이미지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팬덤 문화를 대체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존중하려는 태도가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즘 한국사회에서 형성하고 있는 팬덤의 유형과 관련해서는 어떤 분야(32.7%) 보다는 공인 및 사람(62.8%)에 대한 것이라는 시각이 훨씬 우세했다. 우리나라에서 열혈 팬이 가장 많은 인물로는 가수(85.5%·중복응답)가 단연 첫 손에 꼽혔다.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그만큼 열성적인 팬들을 보유한 가수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수 다음으로는 영화배우(55.1%)와 탤런트(50.9%)가 열성적인 팬들이 많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스포츠선수(27%)와 대통령(19%)이 그 다음이었다. 각 대상의 열혈 팬들을 살펴보면, 가수는 10대(82.5%)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이 대부분의 시선이었다.

그에 비해 20대는 가수(15%) 보다는 영화배우(58.8%)와 탤런트(46.4%), 스포츠선수(52.2%)에게 훨씬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대통령의 열혈 지지자 층은 20~40대로 평가되었다. 과거에 비해 열혈 팬이 증가한 인물로도 가수(44.5%·중복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영화배우(27%) △스포츠선수(24.9%) △탤런트(23.9%) △대통령(22.9%)의 팬 층이 많아졌다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특히 대통령의 열혈 지지자가 많아졌다는 인식이 증가한 것이 눈에 띄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10명 중 7명 "실제 특정 인물 좋아했던 경험 있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특정 인물을 좋아하거나 좋아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10명 중 7명 이상이 현재 좋아하는 공인 및 스타가 있거나(48.3%), 과거에 있었다고(24.8%) 응답한 것으로, 이 중 현재 열광하는 대상이 있다는 응답은 여성과 젊은 층에게서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반면 특별히 좋아해본 공인이나 스타가 없었다는 응답(26.9%)은 적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장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는 공인 및 스타는 가수(69.1%, 중복응답)였다. 대체로 여성과 10~20대가 특정 가수에 대한 팬덤을 많이 형성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가수 다음으로는 영화배우(45.8%)와 탤런트(36.3%), 스포츠선수(31.9%)의 팬들이 많았으며, 대통령(16.3%)과 애니메이션 및 책 속의 가상인물(14.2%), 코미디언(10.1%), 작가/시인(8.8%) 등을 특별히 좋아한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30대 이상에서는 탤런트와 스포츠선수, 대통령을 각별하게 좋아하는 경향 또는 경험이 뚜렷했다. 10대의 경우는 애니메이션과 책에서 만난 등장인물(30.4%)을 유독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각 대상별로 좋아하게 된 계기를 살펴보면, 연예인은 능력과 외모가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해당 분야에서 능력이 뛰어나고, 외모가 잘 생기거나 예쁘다는 이유로 좋아하게 되었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와 더불어 영화배우와 탤런트의 경우 그 배우가 연기한 캐릭터에 빠져 좋아하게 된 사람들도 상당했다. 그에 비해 스포츠 선수는 잘 생기고 예쁜지 여부 보다는 그 선수의 능력이 해당 분야에서 뛰어난지가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또한 대통령의 경우에는 신념과 철학이 좋고(66.4%), 인간다운 모습에 매력을 느끼고(56.3%), 강직한 모습이 좋을 때(54.6%)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는 경우가 많아 다른 스타를 좋아하는 모습과 크게 대비되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팬덤 활동하지 않는 팬들 "좋아하는 마음이면 충분"

자신이 좋아하는 공인이나 스타에게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은 대체로 비슷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좋아하는 인물이 등장하는 TV·라디오 프로그램을 시청·청취하는 것이었다. 대상에 따라 조금 차이는 있었지만 그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팔로우하고, 좋아하는 대상의 사진을 컴퓨터 및 스마트폰의 바탕화면으로 설정하는 방법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사람들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가수와 애니메이션 캐릭터 팬들의 경우 앨범이나 책 등 관련 작품 및 광고상품을 구입하거나, 팬 카페 등 커뮤니티에 가입하는 팬들도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었다. 물론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한 활동을 하지는 않는 팬들도 상당수였는데, 이들은 대체로 좋아하는 마음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즐겁고 만족스러우며 뿌듯해" 팬덤 활동하며 느끼는 기분 매우 긍정적

좋아하는 스타와 공인을 위해 작은 방법으로나마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그 과정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기분을 느끼게 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팬덤 활동 시 드는 기분을 묻는 질문에 즐겁고(66.8%, 중복응답), 만족스럽고(56.7%), 행복하다(53.3%)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응답한 팬들이 단연 많았다.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 팬들이 팬덤 활동을 통해 즐겁고, 만족스러우며, 행복하다는 긍정적인 기분을 훨씬 많이 느끼고 있었다. 또한 뿌듯하고(33%), 성취감(24.8%)과 소속감(23.4%)이 생기며, 자랑스럽다(21.2%)는 느낌도 팬덤 활동으로 갖게 되는 감정들로 팬덤 활동이 전반적으로 삶에 활력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령별로는 10대 청소년이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여졌다. 반면 팬덤 활동으로 인해 위축되거나(1%), 조바심이 나고(1.3%), 후회스럽고(1.6%), 한심하다(1.8%)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 팬들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전체 85.8% "팬덤 활동도 일종의 문화"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거나,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는 팬덤 활동에 대한 인식도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팬덤 활동과 관련한 전반적인 인식평가 결과, 팬덤 현상을 존중하는 태도를 살펴볼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85.8%가 팬덤 활동을 일종의 문화라고 바라봤으며, 팬덤 활동이 건전한 취미활동이라는 데도 10명 중 7명(69.5%)이 공감한 것이다.

또한 예전보다 팬덤 현상이 훨씬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전 연령층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대중들의 진단이었다. 우선 전체 10명 중 9명(88.4%)이 과거에 비해 요즘 팬덤 활동이 더 다양해지는 것 같다고 느끼고 있었다. 팬덤 현상이 소수의 인기 연예인을 중심으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닌, 다양한 인물과 분야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팬덤 현상이 청소년뿐만 아니라 전 연령층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게 다수(77.7%)의 의견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84.5%)이 일부 극성팬들이 문제이지 팬덤 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바라보는 것도, 팬덤 현상이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반적인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극단적 활동 우려하는 시선도…64.2% "요즘 도가 지나친 팬덤 활동 많아진 것 같다"

평소 적극적으로 팬덤 활동을 하지는 않아도 좋아하는 스타를 만나보고 싶어하는 마음만큼은 대체로 비슷했다. 전체 65.4%가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과 정치인, 스포츠선수 등의 스타를 꼭 한번은 직접 만나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친 것으로 남성 보다는 여성, 그리고 10~20대의 열망이 더욱 강했다.

좋아하는 스타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의 유대감을 갖게 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보여졌다. 10명 중 8명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같이 좋아하는 또 다른 팬을 만나면 왠지 반가울 것 같고(79.1%), 왠지 친근한 마음이 생길 것 같다(78.2%)고 응답한 것이다.

이에 반해 팬덤 활동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은 적은 편이었다. 4명 중 1명 정도만이 굳이 팬덤 활동까지 하면서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고(27.6%), 특히 나이가 들어서 팬덤 활동을 하는 것은 어쩐지 한심해 보인다(25.4%)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물론 극단적인 팬덤 활동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목소리는 컸다.

전체 10명 중 7명(71.2%)이 사생팬과 같은 극성적인 팬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다고 바라봤으며, 요즘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도가 지나친 팬덤 활동이 많아진 것 같다는데도 64.2%가 동의한 것이다.

이렇게 좋아하는 대상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는 팬덤 문화의 반대 지점에서는 특정 연예인과 유명인사, 단체 등에 열렬히 반대를 하는 안티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안티 활동에 대해서는 대부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안티의 이미지로는 매사에 부정적일 것 같고(60.3%·중복응답), 지나치다(57.4%)는 평가가 가장 뚜렷했다. 특히 다른 연령에 비해 20~30대가 안티 팬은 매사에 부정적일 것 같고, 지나치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다. 또한 무섭고(46.5%), 한심하고(40.9%), 극성스러우며(40.6%), 감정적이라는(33.8%)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 반면 안티를 개념 있고(2.1%), 열정적인(4.2%), 하나의 문화(5.1%)로 바라보는 시선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10명 중 7명 "굳이 안티 활동까지 하면서 누군가를 싫어하는 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당연하게도 안티 활동에 대한 평가도 상당히 부정적일 수 밖에 없었다. 전체 10명 중 7명이 굳이 안티 활동까지 하면서 누군가를 싫어하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으며(66.9%), 안티 팬을 보면 일상적 스트레스를 괜한 사람에게 화풀이한다는 생각이 든다(69.1%)고 바라봤다.

여성과 20대가 안티 활동을 하면서까지 싫어하는 것이 잘 이해가 안 되고, 괜한 사람에게 화풀이하는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유독 강했다. 전체 응답자의 63%는 안티 활동을 하는 사람은 일상적으로도 불평과 불만이 많을 것이라고 바라보기도 했다. 물론 안티 팬의 의견도 들어볼 필요가 있다는 데는 대부분(68.8%) 공감했지만, 싫어하는 감정은 가질 수 있어도 그것을 안티 활동으로 표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은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나 최근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도를 지나친 안티 활동이 많아지는 것 같다(79.4%)는 우려가 매우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다 보니 10명 중 7명(69.2%)은 안티 활동에 대한 법적 또는 사회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나치게 과격한 안티 활동에서는 법적 차원의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역시 여성과 20대 많이 공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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