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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땀흘린 洪 "트랜스젠더는 들어봤는데 젠더폭력은 뭔가"

입력 : 2017-09-19 19:42:52 수정 : 2017-09-19 19: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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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9일 여성계와 소통을 시도한 자리에서 여러 쓴소리를 들으며 ‘진땀’을 흘렀다. 홍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젠더폭력(성별로 인해 일어나는 사회적 차별)’이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 여성계 인사들로부터 핀잔을 들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잭비님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 토크콘서트 '한국정치 마초에서 여성으로'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인근 한 카페에서 열린 한국정치:마초에서 여성으로라는 제목의 토크콘서트에 참석했다. 당 혁신위원회가 각계 각층의 여성인사를 초청해 연 행사였다. 한국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지지가 취약한 여성계와의 접촉면을 늘리기 위해 만남의 장을 연 것이다.

그런데 홍 대표는 여성계와의 만남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듯한 태도를 보였다. 강월구 강릉원주대 초빙교수가 젠더폭력을 주제로 한 발제를 하자 “젠더폭력이라는 것이 선뜻 이해가 안 된다”고 설명을 해달라고 했다. 이에 강 교수가 “남성과 여성사이의 권력관계가 불평등해져서 그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 젠더폭력”이라고 설명했다. 같이 듣고 있던 류석춘 혁신위원장이 이와 관련해 “과거에는 우리 사회에 그런 문제들이 있었지만 요즘엔 남성이 물리적이나 신체적으로 여성을 강제로 한다는 것은 이미 지나간 일”이라며 “남여 성평등을 넘어서 여성이 우월적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토론석에서는 “아니다. 아무도 동의하지 않는다”는 비판 발언이 터져나왔다.

이인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부회의장은 “그걸 위원장 기준으로 하시면 안 된다”며 “본인의 경험이 전체인 것처럼 이야기하면 위험하다”고 꼬집었고, 채경옥 한국여성기자협회 회장도 “당 대표가 ‘젠더 폭력’이 무엇이냐고 묻고, 류 위원장이 부연설명을 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당은 아직 멀었구나’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리나라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캄보디아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연달아 여성계 인사들한테 ‘쓴소리’를 들은 홍 대표는 “‘트랜스젠더’는 많이 들었는데 젠더라고 (단어를) 딱 떼어서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보기는 오늘이 처음이다. ‘젠더폭력’이라고 해서 이게 뭔 뜻이냐. (주최측의 자료에서) 써놓은 것도 잘 이해가 안 되서 그래서 물어본거다”고 항변했다. 홍 대표는 그러면서 “우리 당은 비록 탄핵되고 구속됐지만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탄생시켰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례를 들어 한국당의 ‘젠더 감수성’이 낮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여성과 청년의 공천 비율을 전체의 50%까지 하도록 목표를 잡고 있다고 소개했다.

홍 대표는 또 정연아 이미지컨설턴트 협회 회장이 “전반적으로 한국당이 가부장적 인식이 강하다”고 하자 “그건 저 때문에 그렇죠”라고 ‘자학성’ 발언을 했는데 재차 ‘꼰대당’ 이미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자 “제가 어디 꼰대 같습니까. (한국당이 가진) 여성에 대한 편견은 최근 저 때문에 생긴 것 같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제가 ‘집사람’하고 산지 37년째인데 거역해본일이 없다. 여자 나오는 술집도 가본 일이 없고 우리 집 경제권도 내가 가지고 있지 않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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