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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누출 아이 죽을 뻔했다"며 콜센터에 217번 전화건 30대

입력 : 2017-09-18 15:25:39 수정 : 2017-09-18 15: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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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에 200차례 이상 전화해 보상을 요구하고 직원들을 폭행한 30대 남성을 경찰이 붙잡고 보니 가스누출사고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공갈 등의 혐의로 김 모(36) 씨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부산에서 체육관을 운영하는 김씨는 지난 8월 20일부터 24일까지 도시가스 콜센터에 217차례 전화해 "가스가 누출돼 우리 아이가 죽을 뻔했다"며 욕설과 폭언을 하면서 "보상금으로 150만 원을 주지 않으면 언론에 제보하겠다"고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이 기간에 하루 평균 5시간씩 콜센터에 전화해 업무를 방해했다.

콜센터 상담원 가운데 1명은 김 씨가 "우리 아이가 용서할 때까지 무릎 꿇고 빌어야 하니 전화할 때까지 기다리라"고 윽박지르는 바람에 오후 10시 30분께까지 네 살배기 쌍둥이 자녀와 함께 회사에 남아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김 씨는 또 부산에 있는 고객상담실에 직접 찾아가 "다 죽여 버린다"며 직원 2명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 회사는 서울에는 통합 콜센터가 있고 부산 등 주요 지역에는 고객상담실이 마련돼 있다.

김씨가 여러 차례에 걸쳐 집중적으로 전화를 건 탓에 콜센터 직원들은 부산에서 전화가 오면 상담을 시작하기 전부터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콜센터 직원 가운데 일부는 실신했고 일부는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환청에 시달리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스누출에 대한 김씨의 말만 믿고 실제로 현장을 점검하거나 119 출동내용 등을 확인하지 않아 약점을 잡혔다"며 "아무리 고객이라고 해도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에 규정과 절차에 따라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가스레인지 작동이 안 돼 콜센터에 전화하니 즉시 출동하지 않고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가스레인지 제조사에 연락하라고 한 것에 화가 나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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