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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 제물 없다”… 한국, 더 험난해진 16강行

입력 : 2017-09-17 21:12:29 수정 : 2017-09-17 21: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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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월드컵 조편성 방식 변경 4년마다 월드컵 조추첨이 끝나면 한국축구계에서 흔히 펼쳐지는 광경이 있다. 바로 ‘1승 제물’을 뽑는 일이다. 같은 조에 속한 나라 중 1승을 노려볼 만한 팀을 뽑아 16강 진출의 기반으로 삼기 위해서다. 한국이 4강에 오르며 최고 성적을 거둔 2002년 한일월드컵 때는 폴란드가 제물이 됐고,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그리스를 이기며 최초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위업을 이뤘다. 2006년 독일월드컵 때는 첫 경기에서 토고를 잡아내며 마지막까지 16강 진출 희망을 이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내년에 열릴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는 이런 ‘1승 제물’을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난 15일 ‘FIFA 랭킹’을 기반으로 한 새 조추첨 방식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새 방식은 10월16일 발표되는 FIFA 랭킹을 기준으로 랭킹 상위 7개 팀과 개최국 러시아가 1번 포트에 배치되고 그다음 랭킹 8개 팀이 차례로 2∼4번 포트에 들어간다.

FIFA가 지난 15일 월드컵 본선 조추첨 방식을 기존의 대륙별 안배에서 FIFA 랭킹 순서로 개정해 한국 축구에 비상이 걸렸다. 랭킹 51위인 한국은 랭킹이 높은 3개국과 한 조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조추첨에서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오른쪽)이 대한민국 이름이 적힌 쪽지를 펴들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그동안 FIFA는 월드컵 조별예선 추첨에서 ‘대륙별 포트 분배’ 방식을 사용했다. 브라질 월드컵의 경우 1번 포트에 개최국 브라질과 FIFA 랭킹 상위 7개국을 넣고, 2번 포트는 시드를 받지 못한 남미와 아프리카 국가, 3번 포트는 아시아 및 북중미, 4번 포트는 시드를 받지 못한 유럽 국가로 구성했다. 특히 4번 포트에 유럽 9개국을 넣은 뒤 이 중 1개국을 추첨으로 2번 포트로 옮기는 방식을 사용해 유럽팀이 한 조에 3팀이 배정되는 상황을 막았다. 조별 예선 단계에서는 다양한 대륙 국가들이 한 조에 포함되도록 고려한 방식이다.

그러나 새 방식은 유럽을 제외한 대륙은 같은 대륙 국가가 같은 조에 2개국 이상 들어가지 않게 한 원칙만 유지하고 철저히 FIFA 랭킹에 의해 포트가 배정된다. 평소 높은 랭킹을 받아놓은 국가가 월드컵에서도 유리한 조 배정을 받게 된다. 이 같은 조 배정 방식 변화는 이달 초 FIFA가 랭킹 산정방식 변경을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부 예견됐다. 방식 변경 추진과 함께 월드컵에서 FIFA 랭킹의 사용 범위를 넓혀 공신력을 더하겠다는 계산이다.

문제는 새 방식이 한국축구에 매우 불리하다는 점이다. 한국의 9월 랭킹은 51위에 불과해 4번 포트 배정이 사실상 확정적이다. 10월에 러시아, 튀니지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르지만 순위를 대폭 끌어올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결국, 한국보다 상위 랭킹인 3개국과 한조에 편성될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유럽 2개국+남미 1개국’이라는 조편성을 받게 될 수도 있다. ‘1승 제물’이 사라진 한국축구는 조별예선부터 가시밭길을 뚫어야 16강 진출에 성공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한국축구는 여전히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대신해 신태용 감독이 구원투수로 긴급 수혈됐지만 마지막 조별 예선 9, 10차전에서도 형편없는 경기력을 이어가며 ‘어부지리’로 겨우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설상가상으로 본선 진출 확정 후 거스 히딩크 감독 선임 논란까지 불거지며 신 감독의 리더십까지 흔들리고 있다. 더구나 조추첨 방식마저 불리하게 바뀌면서 현재의 경기력으로는 16강 진출이 어렵다는 게 중론인 만큼 대표팀 체제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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