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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유엔 총회서 '평양 맥도날드'는 실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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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17 16:00:00 수정 : 2017-09-17 15: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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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평화’위해 북·미 회담 필요성
美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좌), 北 리용호 외무상.
올해 유엔 총회가 18일(현지시간) 공식 개막되고,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이 첫 유엔 데뷔 무대를 치른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최고조로 달한 시점에 열리는 이번 유엔 총회에는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이 참석해 연설한다. 리 외무상의 미국 측 상대역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유엔 총회에 참석한다. 리용호-틸러슨 장관의 유엔 동시 방문을 계기로 두 사람이 전격적으로 만나 북한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미 국무부의 북한 담당관을 지낸 조엘 위트 ‘38노스’ 운영자는 16일 미국의 시사 종합지 ‘애틀란틱’ 기고문을 통해 리 외무상과 틸러슨 장관이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더 타임스(The Times)도 ‘세계의 평화와 평양의 맥도날드’를 위해 두 사람이 이번 기회에 꼭 만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잡은 韓·美 VS 마주보는 北·中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8월 6일 오후(현지시간) 마닐라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위 사진). 비슷한 시간 리용호 북한 외무상(아래)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북·중 양자회담에 앞서 마주보며 손을 맞잡고 있다.
마닐라=AP연합뉴스
◆리용호와 틸러슨의 숨바꼭질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리 외무상은 지난달 초 필리핀에서 열린 아세안지역 안보포럼(ARF)에 동시에 참석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기 속에서 두 사람의 회동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됐으나 두 사람은 회동을 피했다. 지난달 6일 마닐라의 ‘몰오브아시아’ 아레나에서 열린 ARF 환영 만찬에 리 외무상은 참석했으나 틸러슨 장관이 가지 않았다. 틸러슨 장관이 리 외무상과의 조우를 피하려고 일부러 만찬에 가지 않았다고 외신이 전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리 외무상과 짧은 만남을 가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남·북한의 장관급 인사가 접촉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틸러슨 장관과 리 외무상이 이번에 유엔 무대에도 함께 서게 된다. 두 사람이 이번에도 서로 동선을 달리하면서 어색한 조우를 피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유엔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 대화의 문이 항상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기에 때문에 유엔 무대에서 두 사람이 상견례를 하거나 향후 대화를 위한 분위기 조성을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 회원국 대사들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한 새 대북 제재 결의안 표결에 참석하고 있다.
뉴욕=신화연합뉴스

◆최대의 압박과 관여

트럼프 정부는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정책인 ‘전략적 인내’가 실패했다고 규정했다. 트럼프 정부는 ‘최대의 압박과 관여’ 정책을 내세웠다. 이는 북한에 최대한 압박을 가하면서 적극적으로 협상하겠다는 뜻이다. 조엘 위트 박사는 애틀란틱 기고문에서 “최대의 압박과 관여 정책이 전략적 인내에 비해 듣기가 더 좋을지는 몰라도 이것 역시 정치적으로 막다른 길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위트는 “제재는 통하지 않고, 중국은 동맹국(북한)을 압박할 생각이 없으며 백악관에서 울려 퍼지는 대북 위협 발언은 갈수록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고 지적했다.

위트는 빌 클린턴 정부에서 북한 담당관으로 일할 당시부터 리 외무상을 알았고, 그 이후에도 미국 측 인사들이 북한의 관리들과 만나는 ‘트랙 2’ 모임을 통해 리 외무상과 접촉했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위트는 “리 외무상이 전형적인 공산당 관료가 아니고, 인상적인 외교적 기술을 지닌 인물로 김정은 일가와 가까운 사이”라고 지적했다. 위트는 “트럼프 정부가 리 외무상과 접촉하면 김정은과 가까운 북한 인사와 직접 대화할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트는 틸러슨-리 회동에 대해서는 한국, 중국,러시아 등이 모두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트는 “한 번의 만남이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평화, 평양의 맥도날드

영국의 더 타임스는 이번 주 일요판 ‘선데이 타임스’ 기사를 통해 틸러슨-리용호 뉴욕 회담 가상 시나리오를 이렇게 소개했다.

“리 외무상이 23일 유엔 총회 연설을 마치고 총회장을 걸어나가고 있었다. 리 외무상은 그때 갑자기 안내원들의 손에 이끌려 작은 회의실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틸러슨 장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만남은 트럼프도 모르게 이뤄졌다. 틸러슨은 이때 중국과 러시아가 제안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동결과 한·미 합동 군사 훈련 중단’을 받아들이겠다고 제안한다. 리용호는 망설인다. 그 때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그 방에 들어온다. 왕이는 북한이 그 제안을 받지 않으면 1주일 이내에 대북 원유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말한다.

그 이후 1개월간의 협상이 진행되고, ‘고집 센 투쟁 대신 창의적 외교가 낳은 가장 위대한 승리’라는 찬사를 받은 협상안이 도출된다. 이 사실을 뒤늦게 보고받는 트럼프는 “김정은이 핵 문제를 놓고 미국에 양보했다. 똑똑하다!”고 트위터를 날린다. 먼 훗날 평양에는 맥도날드가 오픈한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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