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2016년 닭고기 1인당 소비량은 13.8㎏으로 2000년의 6.9㎏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렇게 닭고기 소비가 늘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가장 큰 것은 닭고기가 저렴하면서도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해주기 때문이다. 닭은 고기 1㎏을 생산하는 데 사료가 1.53㎏ 들어간다. 돼지 2.8㎏, 소 7.5㎏에 비해 엄청 낮은 사료 소비량이다. 앞으로도 건강과 환경을 중시하는 식품 소비패턴 변화에 따라 닭고기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요즈음 건강식을 하는 사람들은 쇠고기 같은 적색육보다 닭고기 같은 백색육을 더 선호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닭고기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반면 지방, 콜레스테롤, 칼로리는 다른 육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또한 닭고기는 담백하고 소화가 잘 된다. 원기보충에 좋아 노인, 환자에게도 건강식으로 인기가 많다. 그뿐 아니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어린이들의 성장과 두뇌 발달에 도움을 준다. 삼계탕이 대표 보양식으로 꼽히는 이유다. 닭요리가 삼계탕과 치킨뿐이겠는가. 닭고기는 다양한 요리재료로 손색없다. 지방이 적고 부드러운 날개는 튀김, 찜에 적합하다. 쫄깃한 닭다리는 로스트, 커틀릿에 알맞다. 프랑스 식품평론가 브리야 샤브랑은 “요리사에게 닭고기는 화가의 캔버스와 같다”고 평했다. 색감, 식감, 맛 등 음식에 관한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식재료라는 뜻이다.
김상근 전국육계사육농가협의회 회장·(사)한국육계협회 부회장 |
육계는 살충제 걱정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산란계와 사육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산란계는 공장식 밀집형 사육장에서 조밀하게 사육된다. 철망으로 된 닭장 같은 밀집 사육장에서는 진드기 등을 털어내기 위한 조류 특유의 모래목욕이 불가능하고, 이 때문에 닭들 사이에 진드기가 번성한다. 그러다 보니 산란계 사육 농가는 닭의 진드기를 구제하기 위해 살충제를 쓰는 것이다.
이에 비해 육계는 넓고 평평한 축사에서 사육된다. 닭의 고유습성인 모래목욕이 가능하기 때문에 진드기 같은 해충이 붙어 있지 않다. 또 육계 사육기간이 30여일 정도로 짧다는 점도 진드기를 막아주는 요인이다. 산란계는 좁고 폐쇄된 공간에서 1년 이상의 긴 기간 동안 사육된다. 밀집된 장소에서 장기간 사육되다 보니 진드기가 번성할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그러나 육계는 30여일의 짧은 기간 동안 사육되고 출하되며, 육계가 출하되면 농가는 약 3, 4주 동안 사육장을 완전히 비우고 소독·청소한 뒤에 새로운 병아리들을 받아서 다시 사육하는 방식을 취한다.
구조적으로 육계 및 육계사육장에는 진드기 등 해충이 번식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돼 있다. 육계에 대해 살충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물론 육계 사육 농가들로서도 이번 살충제 달걀 파동을 강 건너 불로 치부하고 팔짱만 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차제에 육계 사육과정에서의 위생·안전관리를 보다 철저히 하도록 스스로 다짐하고 계도하고 있다. 그것이 닭고기에 대한 국민의 사랑을 배신하지 않는 길이라는 점을 잘 알기 때문이다.
김상근 전국육계사육농가협의회 회장·(사)한국육계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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