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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思索四色…가을축제 속으로 길을 나서자

입력 : 2017-09-07 10:00:00 수정 : 2017-09-06 20: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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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출판도시의 심장부인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책과 지식의 향연이 펼쳐지는 경기 파주에선 올해 7회째인 파주북소리가 9월 15일부터 17일까지 출판도시 일대에서 열린다. 파주북소리는 독자와 작가, 출판도시 입주사가 함께 만드는 국내 최대 복합 지식문화 축제다. 올해 파주북소리는 인문 스테이지, 문화예술 스테이지, 책방 거리 스테이지 등 3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인문 스테이지는 심야에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는 ‘지혜의 숲 심야 책방― 읽어 밤’, 네 가지 물건과 놀면서 자신의 독서 성향을 알아보는 ‘독서 치료’, 평화를 주제로 한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북 콘서트― 평화의 책’, 작가 토크&멘토링 등으로 구성했다.
파주 바닥에서 천장까지 책으로 꽉 찬 지혜의 숲 도서관.
파주북소리는 국내 최대 복합지식문화축제로 다양한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문화예술 스테이지에는 ‘접속’ ‘건축학개론’ 등 한국 영화음악을 재즈로 만나보는 ‘Jazz Meets Cinema’, 정호승 이병률 은희경 백영옥 외 여러 작가가 참여하는 ‘작가와 마주 앉다― 작가와의 만남’ 등이 준비된다. 책방 거리 스테이지에는 파주북소리 대표 프로그램 ‘오픈 하우스― 지식 난장’이 마련된다. 출판도시에 입주한 국내 유수 출판사들이 작가와 만남, 강연, 체험, 전시, 공연 등 100여 개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파주출판도시 내 회동길과 광인사길을 따라 들어선 출판사 건물 곳곳에는 고서점, 활판공방, 북카페, 박물관, 미술관, 아트숍 등 개성 있는 공간이 많다.
파주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맞은편 피노키오뮤지엄에서는 전시, 공연,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을 모티프로 한 피노키오뮤지엄은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소장품 1200여점과 피노키오 스토리, 피노키오 인형관, 피노키오 체험관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맞은편이라 찾기도 쉽다.
영동 난계사 앞의 박연 동상.
영동 난계 생가

충북 영동 심천면은 난계 박연의 고향이다. 박연은 우륵, 왕산악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우륵과 왕산악이 각각 가야금과 거문고로 유명하다면, 박연은 편경을 개량하고 조선 초기 궁중음악을 정리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9월 21일부터 24일까지 영동 일대에서 열리는 영동난계국악축제는 국악 전문 축제다. 축제는 난계사에서 박연 선생 숭모제를 모시며 시작한다. 주 무대는 영동천 일대로, 난계국악단의 흥겨운 국악 공연과 다양한 퓨전 국악 연주도 어우러진다. 조선 시대 어가 행렬과 종묘제례악 시연은 축제 기간이 아니면 보기 어려운 행사다.
영동 난계 국악축제 가야금 체험

일반인이 참여하는 체험 행사도 다양하다. 난계사 옆에 자리한 난계국악기제작촌은 국악기 보급과 활성화를 위한 곳이다. 현악기와 타악기 공방에서 국악 장인들이 가야금과 거문고, 아쟁, 해금, 북, 장구 등을 만든다. 일반인이 미니어처 국악기 제작 체험을 하는 기회도 마련된다. 이 밖에 전통 악기 전시와 연주 체험, 민속놀이 체험, 야생화와 동양화 전시회 등 부대 행사가 곁들여진다. 축제를 즐기며 박연의 흔적을 더듬어보자. 심천면 고당리에는 박연의 생가를 복원해놓았다. 하급 관리 박천석의 아들로 이곳에서 태어난 박연은 어릴 때부터 총명하고, 피리를 잠시도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한다.

난계국악박물관도 꼭 들러야 할 곳이다. 이곳에 전시된 편경을 유심히 보자. 박연에게 가장 중요한 편경은 두께가 다른 ‘ㄱ자형’ 경돌 16개를 아래위 2단으로 매달아 각퇴(쇠뿔로 만든 방망이)로 두드려 소리를 낸다. 모든 악기를 조율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충남 홍성은 고려의 명장 최영, 조선 시대 절개의 상징 성삼문, 독립운동에 헌신한 김좌진 장군과 한용운 선사, 현대미술가 이응노 화백, 전통 춤의 대가 한성준 선생 등 수많은 역사 인물을 배출한 고장이다.

홍성역사인물축제는 이들 6인을 배우고 알아가는 축제로,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홍성 홍주읍성(사적 231호)에서 열린다. 성곽으로 둘러싸인 옛 읍성에서 타임머신 없이 떠나는 역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각 인물이 산 시대를 마을로 구성한 ‘생생한 역사 현장 체험’은 위인의 삶을 직접 경험해보는 대표 프로그램이다. 
홍성 김좌진장군 동상이 세워진 생가지.
홍성 최영장군사당.

고려 최영 무과마을에서 무예 시범을 관람하고, 갑옷에 병장기를 갖추고 최영 장군처럼 늠름한 기상을 뽐내봄 직하다. 조선 성삼문 한글마을에서는 훈민정음 전각과 혜례본을 만들어본다. 일제강점기 김좌진 독립군마을과 한용운 독립마을은 비장함이 감돈다. 독립군이 되어 홍주읍성에서 일어난 만세운동 퍼포먼스나 청산리대첩 모의전투에 참가해보면 어떨까. 만해 어록 시 핀버튼이나 독립군 인식표를 아이들과 만들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추억이다.

한성준 전통춤마을에선 탈 만들기와 장단 체험을 통해 잊혀가는 우리 소리와 춤을 되살린 한성준 선생에 관해 배운다. 이응노 미술마을에서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른 창작 세계를 구축한 이응노 화백의 작품을 만나고, 추억의 영화 간판 그리기 같은 체험도 한다.
영광 불갑산상사화축제 시기에 불갑사를 찾으면 빨간 꽃무를 사이를 산책할 수 있다.

전남 영광 불갑산 숲 그늘은 붉다. 길고 말쑥한 연두색 꽃대 위에 선홍빛 꽃이 노을처럼 피었다. 멀리서 보면 초록빛 숲 그늘에 깔린 붉은 융단 같고, 가까이서 보면 화려한 왕관 같다. 꽃잎보다 꽃술이 훨씬 길어 붉은 마스카라를 칠한 여인의 속눈썹 같다고 한다. 그 붉은 꽃바다에 풍덩 빠지는 기회가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에 있다. 국내 최대 상사화 군락지에서 열리는 축제로, 꽃무릇을 비롯해 진노랑상사화와 분홍상사화 등이 자생해 상사화축제라는 이름이 붙었다. 해마다 꽃무릇 개화 시기에 맞춰 불갑사 관광지구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는 9월 15일부터 24일까지 ‘상사화! 사랑애(愛) 담다’라는 주제로 펼쳐진다.
홍성 장원급제자 행차

축제에서는 꽃구경에 문화 유적, 산행까지 즐길 수 있다. 먼저 축제부터 만끽하자. 올해는 지금까지 사흘간 진행하던 축제 기간을 열흘로 연장하고, 공연과 전시 행사를 확대해 볼거리를 더했다. 특히 야간 프로그램에 힘을 실은 눈치다. ‘참사랑 소원등(燈) 달기’, ‘상사화 야간 퍼레이드’가 대표적인 야간 프로그램이다. 무엇보다 축제의 재미는 걸으면서 즐기는 꽃구경에 있다. 불갑산 자락은 국내 최대 상사화 군락지다. 불갑사 가는 길은 물론, 등산로와 개천가에도 꽃무릇이 지천이다. 감상 포인트는 일주문에서 해탈교로 이어지는 생태 숲길과 불갑사 앞 군락지, 부도 밭 등이다. 아침나절 축제장을 찾았다면 불갑사 뒤쪽에 있는 불갑사저수지에도 들를 일이다. 맑은 저수지에 초록빛 산과 붉은 꽃무릇이 비쳐 수변을 산책하는 맛이 쏠쏠하다. 맞춤한 듯 뽀얀 안개라도 내리면 더할 나위 없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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