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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방산업체 뒤에서 '호가호위'… 협력사 대표 구속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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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01 10:32:55 수정 : 2017-09-01 10: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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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대표적 방산업체로 진주·사천 등 지역경제를 쥐락펴락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협력업체란 점을 내세워 은행에서 저리의 대출을 받는 등 ‘갑질’을 일삼아 온 기업인이 끝내 철창 안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검찰은 이 기업인이 KAI 뒤에 숨어 ‘호가호위’ 행각을 벌인 것으로 보고 엄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이용일)는 1일 KAI 협력사이자 항공기 부품 조립업체인 D사 대표 황모(59)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황씨는 2013년 3월부터 2015년 6월까지 회사 경영실적을 부풀린 허위 재무제표로 높은 기업신용등급을 받아 산업은행으로부터 시설자금 명목 등으로 281억원, 우리은행으로부터 같은 명목으로 61억원 등 합계 342억원의 대출을 받아낸 사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다섯 회계연도 재무제표를 작성하면서 2014년 한 해에만 174억원 상당의 허위 매출액을 과다 계상하는 등 무려 661억원 상당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D사는 황씨의 주도 아래 수년간에 걸쳐 10여개 업체와 가공의 거래를 통해 매출액 등을 부풀려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범죄 혐의가 적용된 사기 대출금 342억원을 포함해 시중은행으로부터 총 620억원 상당을 대출받았지만 경영난으로 대출금 대부분의 회수가 어려운 상태다.

검찰은 D사의 부실화 배경에 KAI 협력사의 지위를 악용한 도덕적 해이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D사는 연평균 매출액이 240억원에 이르는 중소기업으로 항공기 날개 부품을 생산해 KAI에 납품하다 2012년 8월 정식으로 KAI 협력업체로 등록했다. 이를 계기로 은행에서 저리로 대출을 받아 흥청망청 쓰다가 회사 재정이 파탄지경에 이르러 급기야 지난 3월17일 법원에 법인회생절차를 신청해 현재 진행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황씨와 D사는 KAI 협력업체라는 이유로 여러 혜택을 받았다”며 “방위산업 주요 부품 공급 협력업체가 부실화하는 경우 국가안보와 직결된 방산물자 공급에 직접적 차질이 생기는 등 더 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처벌 필요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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