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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치열한 경쟁' '과도한 업무' 몸에 밴 현대인들

입력 : 2017-09-01 05:00:00 수정 : 2017-08-31 10: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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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주5일 근무제가 정착하고, 법정 공휴일이 증가한 오늘날 한국사회는 예전에 비해 쉴 수 있는 시간이 양적으로는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있습니다. 더욱이 주말마다 여가활동을 즐기거나,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이들도 많습니다.
분명 외적으로는 여가시간이 풍족해졌지만, 실제 이를 체감하기에는 너무 많은 업무와 압박감이 존재하는 현실입니다. 치열한 경쟁과 과도한 업무가 습관처럼 몸에 배고, 여기에 워낙 쫓겨 살다 보니 시간 부족을 느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만성적인 시간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의 일상을 다양한 인식과 함께 살펴봤습니다.

무언가에 쫓기듯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늘 시간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75%는 평소 시간 부족을 느꼈고, 시간 부족은 만성적인 현상이었다.

물리적인 시간 부족 보다는 심리적인 시간 부족을 원인으로 꼽는 이들이 많았다.

2명 중 1명은 잠자는 시간조차 아깝다고 밝혔다.

주말 여가시간이 줄어들고 업무시간은 늘어나는 모습이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시간(time) 소비’와 관련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대인들이 느끼는 만성적인 시간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75%가 평소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자주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는데, 이런 현상이 최근 몇 년 동안 비슷한 수준(15년 75.1%→16년 71.3%→17년 75%)에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특히 20~30대가 평소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더욱 많이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성별에 따른 시간 부족 경험에는 큰 차이가 없었으며, 직업별로는 직장인(80.1%)과 공무원/교사(85.3%), 전문 경영인(84.5%)이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좀 더 많이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심리적 시간 부족 > 물리적 시간 부족

평소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그 이유를 주로 심리적 원인에서 찾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 실제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해서(30.5%)라기 보다는 심리적으로 시간에 쫓기기 때문이라고(63.3%) 생각하는 소비자가 훨씬 많은 것이다. 바쁘고, 정신 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시간의 압박을 많이 겪게 되는 현대인들의 비애라고 할 수 있다.

심리적인 시간 부족을 원인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2015년에 비해서도 소폭 증가(15년 61.5%→17년 63.3%)했으며, 특히 여성(65.7%)과 20대(65.3%) 및 40대(70.3%), 그리고 취업준비생(84.4%)이 심리적으로 시간에 많이 쫓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 부족을 느끼는 상황으로는 해야하는 일(공부)이 많다는 생각이 들 때(43.2%, 중복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젊은층일수록 일과 공부의 압박을 많이 받고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하고 싶은 일이 많거나(39.7%), 쉬는 시간이 확보가 안될 때(38.5%)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다. 막연한 불안감이 들거나(36.7%), 지금 하는 일(공부)을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기는(32.5%) 경우에도 시간 부족을 많이 체감했다.

◆65.7% "전보다 해야 할 일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다"

이렇게 만성적인 시간 부족 현상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은 여전히 쟁취하기 어려운 꿈에 가까워 보였다. 현재 충분히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43%)가 채 절반이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평소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 저녁이 있는 삶에 더욱 공감하지 못하는 모습이 확연했으며, 다른 연령에 비해 40대가 저녁이 있는 삶과 가장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결과였다.

전보다 해야 할 일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다는 데는 전체 65.7%가 공감하고 있어, 현대인들이 얼마나 바쁜 삶을 살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젊은층일수록 할 일이 점점 더 많아진다는 생각에 더욱 많이 공감하고 있었다.

바쁜 일상으로 인해 삶에 대한 회의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결코 적지 않았다. 전체 2명 중 1명(48.7%)이 최근 들어 이렇게 바쁘게 사는 게 무엇을 위한 것인지 회의가 들 때가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20~30대에게서 바쁜 일상에 지쳐있는 모습을 더욱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역시 평소 시간 부족을 느끼는 사람들이 바쁜 삶에 대한 회의감이 강했다. 또한 10명 중 4명(42.8%)은 너무 여유가 없어 삶이 답답하게 느껴진다고 밝히기도 했다.

◆2명 중 1명 "시간을 살 수만 있다면 사고 싶다"

평소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보니 남는 시간을 아깝게 느끼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소비자의 절반 가량이 하루 일과가 끝나고 바로 잠들기에는 잠자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고(50.2%), 휴일에 집에 가만히 있으면 그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될 때가 많다(45.8%)는데 동의한 것이다. 잠자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은 젊은 층에서 훨씬 많았으나, 휴일에 가만히 있으면 아깝다는 생각은 모든 연령대에서 비슷했다.

더 나아가 쉬는 날에는 뭐라도 해야 안심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10명 중 4명(39.2%)이었다. 비록 요즘 같은 사회에서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은 사치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들(22.8%)을 찾아보기는 어려웠으나, 휴식시간 등 나만의 시간을 온전하게 사용하는 데는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사회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전체 2명 중 1명(48.4%)이 시간을 살 수만 있다면 사고 싶다는 생각을 내비친 것도 전적으로 나를 위해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적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을 살 수만 있다면 사고 싶다는 바람은 작년(46.4%)에 비해서도 늘어났으며, 특히 젊은 층에서 시간을 사고 싶어하는 마음이 더욱 강했다.

현대인들은 하루(24시간)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었을까. 우선 주중 및 평일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평균 7.8시간을 일하고, 6.8시간의 수면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자신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여가활용 시간은 3.6시간이었으며 △집안일(2.6시간) △식사(2시간) △공부(1.2시간)를 위해 사용하는 시간의 비중이 그 뒤를 이었다.

예전보다 업무시간이 상당히 증가한 반면, 수면시간은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였다. 나만을 위한 여가시간의 경우 지난해 조사에서 소폭 감소했다가 다시 2015년 수준으로 회복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의 시간활용이 가장 눈에 띄었다. 30대는 다른 연령에 비해 회사업무와 집안일에 더욱 많은 시간을 사용했으며, 그러다 보니 여가시간은 가장 적을 수밖에 없었다. 직장인의 경우 업무시간이 9.3시간에 달했으며, 여가시간(3시간)은 평균치를 밑도는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

아무래도 주말과 휴일의 경우 주중 및 평일에 비해서는 여가시간(5.7시간)이 많은 반면 업무시간(3.2시간)은 적은 모습이었다. 그밖에 주말에는 평균적으로 8시간 잠을 자고 있었으며 △집안일하는 시간 3.5시간 △식사 시간 2.3시간 △학습 시간 1.2시간을 사용하고 있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주말 및 휴일에 나만을 위해 사용하는 여가시간의 비중은 줄어드는(15년 6.6시간→16년 5.7시간→17년 5.7시간)데 비해 업무에 사용하는 시간은 증가하는(15년 1.9시간→16년 2.9시간→17년 3.2시간) 추세가 뚜렷하다는 점이었다. 특히 주중·평일은 물론 주말·휴일에도 업무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했다는 것은 앞서 살펴본 '이전보다 해야 할 일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다'는 사람들의 생각(동의율 65.7%)이 어느 정도 타당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작년에 비해 여가시간과 업무·학업 시간이 어떻게 변했다고 느끼는지를 묻는 질문에서도 이런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작년보다 여가시간은 감소했다는 의견이 많은데 비해, 업무·학업 시간은 증가했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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