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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새 760㎜ 폭우… 물에 잠겨버린 휴스턴

입력 : 2017-08-28 19:43:16 수정 : 2017-08-29 00: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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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 강타 / 15시간 연속 비… 8만여가구 정전 / 1000명 긴급 구조 최소 5명 숨져… 주말까지 최고 1270㎜ 내릴 듯 / 대피명령 없어 부실대응 논란 속… 트럼프, 트위터에 “잘 대처” 자찬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가 강타한 미국 4대 도시 휴스턴이 거대한 ‘물의 도시’로 변했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폭우가 집중된 15시간 동안 911콜센터에 걸려온 전화는 5만6000여건. 8만여가구의 전기가 끊겼다. 불어난 물에 갇힌 주민 구조에 주방위군과 경찰이 대거 투입됐다. 다음달 초까지 비 소식이 이어지면서 한 해 강수량에 맞먹는 비가 쏟아질 것이라는 예보도 나왔다.

상당수 도로가 강으로 변한 28일 학교, 공항 등 공공시설이 폐쇄됐다.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이번 홍수는 ‘전례가 없는 사건’(Landmark event)”이라며 “50개 카운티가 홍수 피해를 입었고, 3만명 이상이 피난처에 수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피해가 집중된 텍사스주를 방문한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백악관은 텍사스주에 인접한 루이지애나주에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텍사스주를 가로지르는 브라조스 강의 범람이 확대되는 오는 30일과 31일 홍수 피해가 최고조에 달할 수 있다고 기상당국은 경고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허리케인 ‘하비’가 강타하면서 폭우가 집중되자 시민들이 보트를 동원한 구조대의 도움으로 물에 잠긴 거리를 빠져나가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물에 잠겨 도로가 완전히 폐쇄된 휴스턴의 웨스트 벨포트가 전경.
휴스턴=AP연합뉴스
◆주말까지 최고 1270㎜ 예상…“이재민 3만명 이상 발생”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하비가 불러온 재앙적 홍수로 최소 5명이 사망했다”며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다음달 1일까지 텍사스 연안 등에 비가 더 올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지난 주말 텍사스 연안에 상륙한 하비는 4등급 허리케인에서 열대폭풍으로 약화했지만 많은 비를 뿌리며 피해를 키우고 있다.

휴스턴 일부 지역은 지난 48시간 동안 강수량이 760㎜를 웃돈다. 전례 없는 폭우에다 브라조스 강이 범람하면서 도심 도로에 성인 가슴 높이까지 물이 차 차량 통행이 불가능한 상태다. 휴스턴 북서쪽으로 55㎞ 떨어진 포트밴드카운티는 강 수위가 홍수 단계를 크게 넘어서자 5만명 이상의 주민을 대피시켰다. 주말까지 휴스턴 등의 총 강수량은 최대 1270㎜로 연평균 강수량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FEMA는 28일 오전 긴급회견에서 홍수 피해 지역이 광범위해 휴스턴 주민 대피만 며칠이 걸리고 복구에 몇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인근 댈러스시는 5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피난처를 마련했다. 하비는 미국 본토에 13년 만에 상륙한 4등급 허리케인이다. 텍사스주는 1961년 칼라가 상륙한 이후 50여년 만에 4등급 허리케인을 맞았다.


◆트럼프, “500년 만의 홍수”…재해 대처 능력 시험대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자연재해에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샬러츠빌 유혈사태에 대한 ‘양비론 발언’ 등으로 비판받는 상황에서 재해 대처능력을 통한 리더십 평가가 이어질 전망이다.

메릴랜드주의 대통령 공식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피해 상황을 보고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피해지역을 찾는다. 그는 피해상황을 보고받은 후 트위터에 “많은 사람이 역대 최악의 허리케인이라고 하는데, 현지에 유능한 인력들이 있어 다행”이라며 “구조대가 수천명을 구조했고 주정부와 연방정부 관계자의 협력도 차질없이 진행됐다”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문가들에 따르면 500년에 한번 찾아올까 말까 한 홍수라고 한다. 우리는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며 잘 대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쇼 호스트처럼 감탄했다”고 보도했다. 당국이 대피명령을 내렸어야 한다며 ‘부실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버스터 터너 휴스턴 시장은 “대피명령을 내렸다면 230만명이 도로 위로 쏟아져나오면서 인명피해가 더 컸을 것”이라며 “당시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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