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추영준의 ★빛사랑] 워너원, 지상파3사 음악방송 출연 가능했던 이유

관련이슈 추영준의 ★빛사랑

입력 : 2017-08-26 10:30:00 수정 : 2017-08-25 17:54:2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음원 차트에서 신나게 역주행 중인 가수 윤종신이 소속사를 통해 후배가수들을 향한 의미심장한 말을 전했다. 

요즘 ‘좋니’라는 곡으로 차트를 장기집권하고 있는 윤종신은 팬들로부터 TV 음악방송에 출연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를 정중하게 거절했다. 

그는 “방송사 음악 프로그램은 내가 설 자리가 아닌 듯하다. 그 무대에 서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온 후배들의 2∼3분을 뺏고 싶지 않다”며 출연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윤종신은 방송사 음악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더 잘 아는 뮤지션이라 할 수 있다. 그가 후배가수들의 시간을 뺏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했을 땐 ‘누구를 위한 배려였을까?’ 나름 여러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음악방송 프로그램 수는 적고 그 무대에 서려는 가수는 엄청나게 많다는 걸 의미했을 수도 있다. 이를 계기로 국내 지상파 3사의 음악방송 구조를 살펴봤다. 

실제로 방송 3사에서 편성 운영 중인 음악 프로그램 수는 아주 적은 편이다. K-팝 위주로 진행하는 음악 프로그램은 방송사별로 한 개씩밖에 없다. 

주말에 몰려있는 KBS2 ‘뮤직뱅크’(금), MBC ‘쇼! 음악중심’(토), SBS ‘인기가요’(일) 뿐이다. 아이돌의 컴백과 신인 데뷔는 매일 넘쳐나는데 이를 수용할만한 방송무대는 없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별로 알려지지 않은 소형기획사나 신인 아이돌그룹의 지상파 음악방송 출연은 ‘낙타가 바늘 귀 들어가는 것’처럼 어렵다.

방송제작진은 시도 때도 없이 음반을 들고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 기획사관계자 만나는 날을 월·화요일 ‘페이스 미팅’이란 제목으로 아예 따로 정해 놓고 있다.
 
‘페이스 미팅(Face Meeting)’은 말 그대로 PD·작가 등 제작진과 기획사관계자가 직접 만나는 자리다. ‘뮤직뱅크’와 ‘쇼! 음악중심’은 월요일, ‘인기가요’는 화요일에 미팅을 갖는다.
 
양측이 만나 거창하게 회의나 설명하는 자리보다는 “새 앨범이 나왔으니 출연 좀 부탁한다”며 얼굴만 보고 짧게 개요만 전달하는 절차로 알려졌다. 

요즘은 보통 60∼70개 아이돌그룹 관계자들이 미팅에 참여하는데 더 많을 때도 있고 적을 때도 있다. 이 미팅을 통해 제작진은 자체 회의를 거쳐 출연자를 20팀 안팎으로 결정해 방송 며칠 전 통보해 준다.
 
대부분의 가요종사자는 “방송사 자체에서 정한 출연 기준이나 그런 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그 주의 이슈와 인지도, 인기 순서 등에 따라 출연이 결정되고 방송 3사 출연진도 비슷하기 때문에 40∼50팀은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요즘 가요계를 강타하고 있는 ‘워너원’도 데뷔 초창기 지상파 음악방송에 출연하지 못해 속앓이를 겪었다. 

엠넷 서바이벌 오디션 음악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즌2를 통해 탄생한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사진)’은 겉으로는 문제삼지 않지만, 케이블방송에서 만들어졌다는 이유로 지상파 방송 3사로부터 외면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워너원’ 등장은 ‘핵폭탄급’으로 폭발력이 워낙 강했고 지상파 방송사를 향한 팬들의 원성이 극에 달하자 결국 3개 음악방송에 입성, 트로피를 싹쓸이했다. 

MBC '쇼! 음악중심'에서 1위를 차지한 워너원 모습.
워너원은 지난 18일 ‘뮤직뱅크’ 결방으로 25일 첫 출연했다. 지난해 ‘프로듀스101’ 시즌1로 데뷔한 걸그룹 아이오아이(I.O.I)는 해체할 때까지 ‘쇼! 음악중심’과 ‘인기가요’는 출연하지도 못했다.
 
그나마 음악방송은 편성 날짜와 시간대가 달라 출연진을 놓고 방송사끼리 대놓고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케이블방송도 SBS MTV ‘더쇼’(화), MBC에브리원 ‘쇼! 챔피언’(수), 엠넷 ‘엠카운트다운’(목) 순으로 방송돼 별문제는 없다.
 
그러나 음악 예능프로는 방송경쟁이 심한 편이라 기획사관계자들도 제작진 눈치를 잘 살펴봐야 한다. 자칫 ‘미운털’이 박히면 좋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새로 생긴 SBS ‘박진영의 파티피플’, MBC ‘복면가왕’과 KBS2 ‘불후의 명곡’은 같은 시간대에 방영되거나 프로그램 내용이 비슷해 동시에 출연하기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는 게 가요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어 “예능프로도 출연진으로 경쟁하기보다는 방송내용으로 시청자들에게 평가받으면 좋겠고 누구에게나 출연 기회가 활짝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추영준 선임기자 yjchoo@segye.com
사진= 방송캡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