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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대리가 들려주는 서민금융] (27) 사업 실패 후 채무 조정한 배씨가 사업자금 마련한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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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8-25 15:16:52 수정 : 2017-08-25 15: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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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언쟁을 하다 보면 우리는 종종 과거 사건을 들춰내곤 합니다. 친구, 배우자 등과 말다툼을 하면서 현재와 과거의 문제를 결부시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청소를 자주 하지 않는 아내에게 남편은 ‘‘연애할 때부터 지저분하더니…”라고 핀잔을 줍니다. 그러면 상대방은 ‘왜 이걸 그것이랑 연결시켜’’라며 목소리를 높입니다. 이렇듯 과거는 대부분 그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인간관계에서 한번 잃은 신용을 회복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금융에서는 어떨까요? 과거 오랜 기간 연체를 했거나 이로 인해 신용회복, 더 나아가 개인회생 등을 한 이력이 있는 이들은 제도권 금융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전에도 연체를 했으니 되풀이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탓입니다.

금융도 인간관계처럼 ‘신뢰’를 기본 바탕으로 작동되는 시스템입니다. 연체를 하지 않고 신뢰를 지키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피치 못하게 이를 깨진 일도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회복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신용정보업 감독규정에 따라 연체정보는 해제일로부터 5년, 단기 연체는 3년 동안 각각 활용되고, 개인회생자를 상대로는 신용대출 등 금융거래 제한기간이 최대 5년이나 됩니다.

◆사업 실패 후 신용회복 이력…은행 대출은 거절

공구점을 운영 중인 배씨는 3년 전 가게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에서 3000만원을 빌렸습니다. 당시 연 30%가 넘는 고금리에 매월 원금과 이자로 100만원이 넘는 돈을 내야했습니다. 게다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공구상점을 더 키워보려고 과감하게 투자했으나 결과는 시원치 않았습니다. 결국 부도가 났고, 대출금을 갚을 여력이 없어 연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한달이었던 연체가 6개월을 넘겼고, 한계에 다다른 배씨는 신용회복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 워크아웃 제도를 통해 이자와 원금을 감면받고 상환기간도 늘려 8년간 남은 빚을 갚기로 했습니다.


빚은 전보다 줄었지만 이를 상환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돈벌이에 나서야 했습니다. 당장 뾰족한 수가 없었던 배씨는 건설 현장을 전전하며 막일을 했습니다. 안정적인 소득 없이는 또다시 힘들어질 것이라고 판단한 배씨는 닥치는 대로 면접을 봐 한 중소 하청업체에 취직하게 됐습니다. 그가 하는 일은 대기업에 납품하는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이곳에서 그는 2년간 열심히 일하며 신용회복 절차도 정상적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동안 모은 돈으로 그는 다시 공구점을 열었습니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사업을 자기 손으로 다시 일으켜보고 싶었던 것이죠. 사업을 다시 하기 위해 재료비 등 7개월간 운영자금이 필요했던 배씨는 가까운 은행 지점을 찾았습니다. 신용회복 중인 배씨가 이용할 수 있는 신용대출 상품은 없었습니다. 그는 절망했습니다. 앞으로 상환기간이 6년이나 남았는데 그동안 어떻게 사업을 꾸려나가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그러던 중 그는 정부에서 저신용 자영업자를 위해 지원하는 대출상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다른 길이 없다고 판단한 배씨는 대출에 필요한 기본 서류와 매출 내역 등을 들고 곧장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찾아가 상담을 받았습니다. 상담 후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2년간 연체 없이 채무 상환을 했다는 점과 사업에 대한 의지가 있다는 점이 고려돼 ‘미소금융’ 운영자금으로 2000만원을 연 4.5%에 빌릴 수 있었습니다.

◆신용회복 9개월 이상 성실 상환하면 서민금융 이용할 수 있어

서민금융에서도 연체 정보는 지원의 가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기는 합니다. 서민금융은 복지 서비스처럼 무상으로 지원되는 것이 아니며, 지원 대상자의 상환 능력에 맞게 대출을 실행하고 이를 잘 갚아 신용을 높여 제도권 금융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서민금융진흥센터 홈페이지캡처
다만 서민금융 지원에 과거의 연체 정보가 미치는 영향력은 일반 금융회사의 그것보다 작습니다. 연체 후 신용회복 중이더라도 일정기간 잘 갚고 있는 이가 일시적인 자금 부족에 시달리지 않도록 하고, 조속히 재기의 기회를 주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신용회복자가 9개월 이상 성실 상환하면 ‘미소금융’과 ‘바꿔드림론’, ‘햇살론’ 등 서민금융 상품과 신용회복위, 국민행복기금의 소액대출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24개월 이상 개인회생을 진행하면서 성실하게 상환한 이와 이행 완료 후 3년 이내여도 이용할 수 있는 서민금융상품이 있죠.

과거 연체 기록이 있거나 신용회복의 경험이 있는 이들 중에는 또다시 고금리 대출이나 불법 사금융을 이용해 결국 이런 악순환을 거듭하는 겪는 사례가 많습니다. 온라인에는 ‘회생·파산자 대출,’ ‘면책자 대출’ 등의 용어가 쓰인 광고들이 넘쳐나 이들을 유혹합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 혹은 주변에 연체 경험으로 힘든 상황에 처한 이가 있다면 안전한 서민금융으로 눈을 돌려보시길 바랍니다.   

권은영 서민금융진흥원 종합기획부 홍보팀 대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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