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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양비론’ 후폭풍…'우군'도 일제히 등 돌려

입력 : 2017-08-17 20:03:01 수정 : 2017-08-17 21: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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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갈등 조장 논란… 고립 심화 / 부시 父子·공화 수뇌부 잇단 ‘반기’ / “백인 우월주의자 편견 역겨워” / ‘보수’ 폭스뉴스·WSJ마저 비판 / 머크·인텔·3M 등 대기업 CEO, 대통령 자문위서 항의성 탈퇴 / 여론도 부정적… 사면초가 형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사회를 하나로 묶을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최근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유혈시위와 관련해 국가통합에 나서야 하는 대통령의 막중한 책임을 방기하자 여론의 부정적 반응 속에 여당인 공화당과 보수적인 성향의 기업인들마저 트럼프 대통령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미국 가치를 내팽개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면초가의 형국에 몰리는 상황이다. 

Illustration by Greg Groesch/The Washington Times
일단 여론이 싸늘하다. 유혈시위 발생 나흘 만인 16일(현지시간) 공개된 공영라디오방송(NPR)과 공영방송(PBS)·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 폴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2%가 이번 사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주의 비판 발언이 “충분히 강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분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27%에 불과했고, 21%는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인종갈등이 심해졌다고 여긴 이들은 52%였다.

언론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의 가치를 위반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WP는 이날 인종갈등을 조장하는 듯한 그의 발언은 오랜 배경을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동산업에 뛰어든 1970년대부터 시작해 지난해 대선까지 끊임없이 논란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폭스뉴스 등 보수적 매체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비판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민을 통합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갈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미국의 가치를 지켰던 전임자들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예제도 옹호’ 남부군 장군 동상 철거 1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와이먼 공원에서 남북전쟁 당시 인종차별과 노예제도를 옹호했던 로버트 E 리 장군과 토머스 잭슨 장군의 동상이 철거되고 있다.
볼티모어=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우군들도 등을 돌렸다. 조지 H W 부시와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를 비롯해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 중진 의원들에 이어 공화당의 상·하원 사령탑이 잇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인종 증오 이데올로기를 용납할 수 없다”며 “좋은 ‘신 나치’는 없으며, 그들의 견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우리의 이상과 자유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모두 증오와 폭력의 사악함이 머리를 드는 곳이라면 맞서 싸울 책임이 있다”며 백인 우월주의자들과 더불어 ‘맞불 시위대’를 동시에 비판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공박했다. 전날에는 공화당의 하원사령탑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트위터에 “백인 우월주의는 역겹고, 편견은 이 나라를 대표하는 모든 것과 반대된다”며 “도덕적 모호성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양비론을 제기한 트럼프 대통령을 사실상 반박한 것이다.

보수적 매체인 WSJ는 정부 입장에 가급적 보조를 취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다국적 제약회사 머크와 인텔, 3M 등의 CEO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갈등 조장 발언에 항의하며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인 제조업자문위원단(AMC)과 전략정책포럼(SPF)에서 잇따라 탈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CEO들의 잇따른 탈퇴에 아예 이들 자문위의 해체를 선언했지만 체면을 구겼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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