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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워크숍서 터져나온 육류섭취 허용 논란

입력 : 2017-08-16 03:00:00 수정 : 2017-08-15 21: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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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은 지난달 20∼23일 ‘백년대계 기획 워크숍’을 열고 불교계의 위기 상황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난데없는 ‘고기 논쟁’이 벌어졌다. 한 참석자가 “티베트 스님들은 수행을 잘하는데 고기를 먹는다. 한국 스님들은 지킬 수 없는 계율에 얽매이고 있다”고 주장한 것. 그간 젊은 스님들을 중심으로 육류 섭취를 허용해야 한다는 소리도 만만찮게 터져나왔다.

그러나 일부 참석자들은 “대만 불교가 1965년 이후 육식 금지의 계율을 지키면서 대중의 존경을 회복했다. 채식 문화가 세계적으로 융성하고 있는데 불교가 역행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또한 “닭, 소, 돼지가 공장식으로 사육되고 1㎏의 고기를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양의 곡식이 쓰인다. 세계적 불평등이 생기는 원인”이라고 했다.

애초 불가에서는 육류를 먹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 수행을 으뜸으로 치는 한국 불교 스님들의 경우 육류를 비롯해 마늘, 양파, 부추 등 열 내는 음식은 먹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육식을 둘러싼 불교계의 찬반론은 뿌리 깊다. 만해 한용운(1879∼1944)은 대표적인 찬성론자였다. 그는 1910년 부패가 만연한 한국 불교를 비판하며 쓴 논설 ‘조선불교유신론’에서 승려도 결혼하고 육식을 하자는 ‘대처식육론’(帶妻食肉論)을 꺼내 들었다.

불교 종단에서는 원칙적으로 채식을 권장하는 분위기다. 2015년 9월 확정된 ‘대비원력의 발심과 실천을 위한 승가 청규’는 ‘식생활은 승가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며, 질병과 요양 등이 아니면 육식을 삼가도록 한다’고 규정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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