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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 M&A ‘미다스의 손’… 중국 경제계 ‘큰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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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8-04 20:09:32 수정 : 2017-08-04 20: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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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훙빈 룽촹중국 회장 / 명문대 수재… 취업 후 고속승진 / 공금횡령 혐의 수감 ‘우여곡절’ / 2003년 부동산개발 업체 창업 / 경영 능력 인정받아 승승장구
대학 수재→컴퓨터회사 직원→미 하버드대 연수→공금횡령 혐의로 수감생활→부동산 개발회사 창업→중국 100대 부호 등극.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룽촹중국(融創中國·수낙차이나)의 쑨훙빈(孫宏斌·사진) 회장만큼 ‘롤러코스터’ 인생이라는 표현에 딱 맞는 인물도 없다. 중국 부동산 업계의 샛별로 떠오른 쑨 회장이 또다시 세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최근 중국 최대 부동산·엔터그룹인 완다(萬達)의 테마파크 사업을 인수한 데 이어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며 급성장한 정보기술(IT)기업 러에코(LeEco)의 회장에 취임했다. 중국 금융당국의 해외자산 유출 감시 강화로 차이나머니를 통해 왕성하게 해외 인수합병(M&A) 활동을 벌여왔던 완다, 하이난항공(HNA), 푸싱 그룹 등의 기업 활동이 위축된 가운데 쑨 회장이 M&A 열풍을 일으키며 중국 경제계에 막강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

4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망(財新網)에 따르면 러에코의 모기업 러스왕(樂視網)이 최근 이사회에서 쑨 회장을 러에코 이사회 회장으로 선임했다. 러스왕이 지난달 17일 주주총회에서 쑨 회장을 러스왕 이사회의 새 등기이사로 임명했고, 러스왕 창업자인 자웨팅이 이미 회장직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쑨 회장의 러스왕 경영권 장악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룽촹중국은 올해 초 자금난에 허덕이는 러에코의 백기사로 나서 150억4100위안(약 2조5000억원)을 투입, 러스왕 지분 8.6%를 확보한 바 있다. 러에코 경영권 확보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상황이었다.

쑨 회장이 이끄는 룽촹중국은 지난해부터 중국에서 가장 공격적인 M&A 행보를 보인 기업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아 왔다. 특히 지난 7월 초 중국 부동산 재벌기업인 완다그룹의 테마파크 및 관광프로젝트를 438억위안(약 7조34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처음엔 632억위안(약 10조6000억원)을 들여 완다의 호텔체인까지 모두 인수할 계획이었지만 포기했다. 다소 규모는 축소됐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중국 역대 최대 규모 M&A로 평가하고 있다.

룽촹중국은 쑨 회장이 2003년 창업한 중국의 대표적 부동산개발 업체다. 주택과 상업 부동산 개발·판매가 주업무다. 창업 직후 고급주택, 오피스빌딩, 별장 등에 주력한 경영전략이 크게 성공했다. 2004년 자산규모 13억위안으로 중국 부호 91위에 올랐다. 룽촹중국은 2010년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됐고, 지난해까지 중국 44개 도시에 진출했다. 연 매출액 1553억위안(약 26조원)으로 업계 7위다.

쑨 회장은 1963년 산시성에서 4형제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학업을 위해 타지에서 생활했고 명문 칭화대에 입학해 공학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1988년 세계 최대 PC제조업체인 레노버에 입사한 쑨 회장은 2년 만에 부장으로 승진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미국 하버드대학 연수를 통해 경영학을 공부하며 미국 문물도 접했다. 그러나 공금횡령 혐의로 공안에 체포돼 1년2개월 징역형을 선고받고 1994년 3월까지 수감생활을 했다. 2003년 10월 법원은 당시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업계에서는 쑨 회장의 탁월한 경영능력에 주목하면서도 룽촹중국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잇단 인수합병에 따른 후폭풍을 우려하는 까닭이다. 부동산에 이어 엔터테인먼트 분야와 IT로 무차별 확장에 나서는 쑨 회장의 행보가 ‘완다’나 ‘러에코’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고 보는 것이다. 홍콩 영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금융시장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은행감독관리위원회가 룽촹중국의 신용상황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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