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기고] '사람중심'의 실효성 있는 서민금융정책을 기대하며

입력 : 2017-07-26 14:47:50 수정 : 2017-07-26 14:50:1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조성목 서민금융연구포럼 회장
공급자 중심의 시혜적 차원에서 관점을 전환하여 수요자의 필요적 입장에서 살펴보려는 정부의 서민금융정책 기저에는 충분히 공감이 간다.
 
'사람중심의 경제'라는 측면에서 그렇고 서민금융의 관점에서 볼 때 계량적인 양적지원이 아니라 채무자의 생활 회복이라는 본질적 접근에 관심을 두고 있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새 정부는 그 실행방안의 하나로 서민·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1000만원 이하의 10년 이상 된 채무를 탕감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일부에서는 형평성· 도덕적 해이문제 등을 제기하기도 하나 정책의 기저 측면에서는 옳다고 본다.

사실 '탕감'이란 용어는 농어가 부채나 금융회사와 대기업의 구조조정 등에 공적자금 투입 등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이루어지면서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용어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시장실패로 인한 사회적 정책으로서 신자유주의 자본주의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작용돼 왔기도 하다.

가계부채 문제 또한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기업을 살리기 위한 신용카드 규제완화라는 소비촉진정책으로부터 촉발된 측면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소비촉진을 통한 경제회복이라는 정책목표에 몰입된 무분별한 규제완화 정책이 신용카드사태라는 시장실패를 가져왔고, 그로 인해 저신용․저소득자들의 채무확산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인정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가계부채의 책임을 경제적 약자인 소비자에게만 지우는 기존 사고의 틀을 깨야 한다고 본다. 정부도 금융회사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채무자의 입장에서 접근한 한계채무의 탕감 정책은 적절하다고 본다.

다만 공급자 입장에서 접근한 '탕감'이란 개념보다는 채무자를 중심에 둔 '채무정리'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접근 패러다임을 바꾸면 일부에서 제기하는 형평성문제, 도덕적 해이문제 등의 관념도 해소될 것이다. 더구나 금융회사도 더 적극적으로 채무정리에 나서도록 하는 동력도 되리라 본다.

정리대상 채무는 크게 소멸시효 완성채무(자연채무)와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소송 등을 통해 시효를 연장한 채권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금년 4월부터 신용정보원 등에서 운영 중인 '채권자변동조회 시스템'을 활용하여 본인 채권에 대한 변동내역은 물론 소멸시효완성여부 등을 확인토록 적극 안내하여 부당채권추심업자로 부터의 피해를 예방하도록 하여야 한다. 더하여 이 시스템을 일부 개선하여 채권자 변동이 없는 채무에 대한 시효완성여부도 확인 가능한 '통합채무조회시스템'으로 확대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미 신한․하나은행 등의 경우엔 이런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신한은행의 경우에는 이달 21일 부터 시효완성채권에 대해 소비자가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다행스럽다.

소멸시효 연장채권의 경우에는 우선 채권자인 금융회사에게 자체조사 기회를 부여하여 채무연장의 실익 등에 대해서 재검토하도록 하고, 책임회피성 시효연장을 위한 기계적 소송남발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

또한 채무자 상담을 통해 충분한 상환노력이 인정되어 구제의 필요성이 확인되는 경우 국민행복기금 등으로 저가에 매입하여 정리하거나,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절차를 통해 조정 하는 등의 방식으로 채무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서민금융, 특히 한계채무자의 측면에서 보자면 단순한 양적 지원은 외과적 수술로 외부 증상을 완화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원인의 근본적 해결이 될 수 없다. '금융주치의' 등을 통해 채무자와 그 환경에 대한, 다시 말해 '사람중심'의 진단을 선행해야 정책효과가 제대로 나타날 것이다.

<세계파이낸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