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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없는 여성청소년 ‘야간 쉼터’로 오세요

입력 : 2017-07-24 23:08:01 수정 : 2017-07-24 23: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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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동작구 상도동에 ‘달나무’ 문 열어 서울시가 여성 청소년들을 위한 야간쉼터를 만들었다. 갈 곳이 없는 10대 여성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해 성매매 유혹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동작구 상도동에 야간전용 일시쉼터 ‘달나무’를 개소했다고 24일 밝혔다. 달나무는 거주할 곳이 없어 심야시간에 쉴 곳을 찾는 10대 여성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음식과 휴게공간을 제공하는 곳이다. 기존 청소년 쉼터는 대부분 주간에만 이용할 수 있고, 밤에도 이용할 수 있는 중·장기 쉼터는 보호자와 연락을 하거나 쉼터 규칙을 지켜야 하는 등 까다로운 점이 많아 가기를 꺼리는 이들이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출 10대 여성의 상당수는 잠잘 곳과 먹을 것을 마련하려고 성매매 덫에 빠져들고 있다. 2015년 서울시의 조사에 따르면 가출한 10대 여성의 18.3%는 성매매 경험이 있었는데, 대부분 숙식 해결을 위한 생계형 성매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밤에 잘 곳이 없어 성매매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성매매에 유입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는(중복응답) ‘거주지 제공’(78.5%)과 ‘일자리 제공’(47.8%)이 꼽혔다.


최근 발표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2016 성매매 실태조사’에서도 가출 등을 경험했던 위기 청소년 173명 중 48.6%가 조건만남과 성매매로 돈을 마련했다고 답했다. 조건만남의 대가(중복응답)로 ‘잘 곳’과 ‘음식’을 받았다는 응답이 각각 42.1%, 38.3%에 달했다. 가출했을 때 주로 지냈던 숙식장소는 ‘동성 친구나 선후배의 집’(31.5%), ‘여관·모텔·월세방’(30.1%)이었고, ‘쉼터·시설’이란 응답은 8.9%에 불과했다.

시는 여성폭력 상담소와 경찰서, 청소년 지원기관 등과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위기의 10대 여성들을 받아 쉼터에서 안전하게 보호하기로 했다. 달나무는 총 95.21㎡ 규모로 침실과 샤워실, 주방, 상담실 등으로 구성됐다. 외관상으로는 일반 가정집처럼 보여 가출 청소년이 이용하는 곳이라는 낙인을 없앴다. 운영시간은 월∼금요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다.

낮에 휴식을 취하고 싶은 여성 청소년은 달나무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있는 주간 지원센터 ‘나무’를 이용하면 된다. 나무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여성 청소년들에게 휴식공간과 식사, 성매매 예방교육과 자립교육 등을 진행한다. 2013년 개소 뒤 지난달까지 4년 동안 제공한 일시생활지원서비스(숙식제공·샤워·세탁 등)는 1만3403건에 달한다.

시는 위기의 청소년 실태를 빠르게 파악하려고 신림역 등 청소년밀집지역에서 정기적으로 현장상담을 하고,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온라인 상담을 진행한다. 일자리프로그램 등으로 이들이 거리에 나가지 않고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배현숙 서울시 여성정책담당관은 “위기의 여성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이 있지만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이 아직도 많다”며 “이들의 욕구와 특성을 반영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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