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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타워] 서서히 다가오는 ‘넷플릭스’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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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7-23 23:06:38 수정 : 2017-07-23 23: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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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동영상 스트리밍사 ‘넷플릭스’ / 4월 글로벌 가입자 1억명 돌파 / 2016년 국내 서비스… 예상밖 돌풍 / 한류 콘텐츠로 동남아 시장 눈독 미국 증권시장에서 동영상 스트리밍(실시간 전송) 업체인 ‘넷플릭스’의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종가 161.7달러였던 넷플릭스의 주가는 21일에는 188.54달러를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4일 만에 무려 16.5%나 올랐다.

주가가 갑자기 오른 건 넷플릭스가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내놨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올해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520만명의 신규가입자를 확보했다. 매출은 27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늘었고, 순이익은 6560만달러로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사실 넷플릭스의 주가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상승해 왔다. 2007년 7월23일 넷플릭스의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2.46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니까 넷플릭스의 주가는 10년 만에 무려 7600% 이상 오른 셈이다. 

엄형준 산업부 차장
일찌감치 넷플릭스의 가능성을 꿰뚫어 보는 안목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지금쯤 큰 부자가 됐겠지만, 10년 넘게 이 주식을 계속 들고 있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 같다. 일반인은 물론 방송 관계자들도 오랜 시간 넷플릭스의 가능성을 알아채지 못하거나 혹은 애써 외면했다.

1997년 DVD를 우편으로 대여하는 사업으로 출발한 넷플릭스는 두 번의 커다란 변환의 계기를 마련한다. 첫 번째는 2008년으로 DVD 없이 통신망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도입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오리지널 시리즈’로 불리는 자체 콘텐츠 제작이다. 넷플릭스는 2013년 오리지널 시리즈 ‘하우스 오브 카드’가 크게 히트하며 콘텐츠 생산자로서의 기반을 다졌다.

이후 넷플릭스는 미국의 방송 시장을 빠르게 장악, 올해 1분기엔 미국에서만 5085만명의 가입자로 전체 케이블TV 가입자 수(4861만명)를 추월하며 ‘코드 커팅’(유선방송 수신 중단·cord-cutting)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넷플릭스는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멕시코, 유럽, 일본 등으로 시장을 확장하며 2014년 7월 5000만 가입자를 확보했고, 올해 4월엔 글로벌 가입자가 1억명을 돌파했다.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이 가시화된 건 2015년 하반기다. 이전까지 국내 유선방송 업계는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봤다. 2016년 1월7일엔 실제 넷플릭스의 국내 서비스가 시작됐지만 역시 업계는 넷플릭스의 국내 성공 가능성을 낮게 봤다.

넷플릭스를 한국의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과소평가한 데는 이유가 있다. 미국은 케이블TV의 수신료가 월 5만원에서 10만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지만, 한국은 월평균 1만4000원(가입자당 매출 기준) 수준이다. 넷플릭스의 최고가 월정액 상품과 유사한 가격이다. 유선방송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으면 지상파 방송을 제대로 보기 힘든 환경도 한몫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예측은 크게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로 논란을 일으키며 (아직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국내 가입자를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보다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은 넷플릭스의 ‘한국산 콘텐츠’ 확보다. 현재 tvN의 인기 주말극인 ‘비밀의 숲’이 넷플릭스를 통해 동시 방송 중이고, ‘효리네 민박’, ‘비정상회담’, ‘냉장고를 부탁해’ 등 JTBC의 인기프로그램이 넷플릭스의 재생목록에 올라 있다. 넷플릭스는 스타 작가 김은희와 좀비 사극 ‘킹덤’을, 만화 작가 천계영의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을 제작해 내년에 국내외에서 동시 공개할 계획이다.

넷플릭스가 한국산 콘텐츠 수급에 적극적인 건 국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넷플릭스는 한류 콘텐츠를 무기로 동남아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설령 단기적으로 한국 시장에서 손해를 본다고 해도 한류 콘텐츠로 다른 시장에서 더 큰 수익을 챙길 수도 있다.

방송업계 관계자들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지상파의 점유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볼 만한 VOD(주문형 비디오)의 가격은 비싸고 특색 있는 콘텐츠도 없다.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미국 케이블TV 사업자들의 전철을 밟고 있다.

엄형준 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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