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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색] 잃어버린 티머니 속 만원…환불받을 수 있을까?

입력 : 2017-07-22 15:00:00 수정 : 2017-07-22 13:2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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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고등학생 A(18)군은 선불교통카드 '티머니(T-money)'를 분실했다. 당시 교통카드에는 수천원의 잔액이 남아있었고, A군은 ‘학생(청소년)할인 인증’을 위해 티머니를 판매·관리하는 한국스마트카드 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한 사실이 떠올랐다. 홈페이지에서 A군은 분실한 교통카드의 잔액과 사용내역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록이 남아있으니 당연히 환불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 A군은 한국 스마트카드에 전화를 걸어 환불을 요구했다. 이에 고객센터에서는 “환불이 불가하며 5년이 지나면 일부 금액을 기부할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기록이 버젓이 남아있는데 환불이 안 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학생들이 잃어버릴까 두려워 교통카드 충전을 할 수 있겠냐”고 한국소비자연맹 측에 불만을 제기했다.


◆티머니, 왜 환불이 불가한가?

22일 티머니 이용약관 제7조 환급과 제25조 책임소재 조항을 보면, 카드 사용자의 과실 여부와 상관없이 분실·도난 시 충전한 금액의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에 따라 분실된 교통카드의 잔액은 5년간 사용하지 않을 시 '장기미사용선수금'으로 한국스마트카드의 소유가 된다.

티머니에 충전된 금액은 이른바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분류된다. 카드의 소지자를 등록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현금이나 상품권과 비슷한 성격을 갖는다. 티머니는 이런 점을 들어 “(카드가) 분실되면 누구나 주워서 사용할 수 있다”면서 환급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문제는 청소년이다. 상당수의 청소년들은 학생할인을 받기 위해 선불식 교통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체크카드나 신용카드 등 후불식 교통카드는 미리 돈을 당겨 사용하는 신용카드와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의 사용이 불가하다.

한국소비자연맹은 분실·도난된 티머니는 환불해주지 않아도 된다는 조항의 법리적 문제를 제기했다. 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후불제 교통카드를 아직 많이 사용하고 있다”며 “불편하다는 민원이 많이 제기됨에 따라 개선을 위해 1년 7개월간 소송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지난 18일 "(티머니의 환불규정에 대해) 법 규정의 해석상 제10조 1항 전자금융거래법이 맞다고 본다"며 "(한국스마트카드가) 약관의 규제를 어겼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하며 한국스마트머니 측의 손을 들어줬다.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금융회사 또는 전자금융업자는 이용자로부터 분실이나 도난 등의 통지를 받을 시 이용자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지만, 선불전자지급수단이나 전자화폐의 분실 또는 도난 등으로 발생하는 손해는 예외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티머니는 ‘선불전자지급수단’에 해당하기 때문에 분실로 인한 손해배상 책무가 없다. 

대중교통안심카드. 교통카드를 잃어버렸을 때 이미 충전한 돈을 고스란히 날려 애를 먹은 경험이 있다면 교통카드 안심서비스를 이용해보는 건 어떨까. 출처=서울시

◆그렇다면 분실하면 환불받을 길은 없나?

서울시는 교통카드를 분실하거나 도난 당했을 때 잔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대중교통 안심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이 카드는 수도권 지하철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청소년 할인 등록도 가능하다.

‘대중교통 안심카드’가 여타 선불교통카드와 다른 점은 수도권 버스와 지하철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티머니로 상품 구입이나 택시·공항버스 등의 사용이 불가하다. 환불받을 계좌를 따로 홈페이지에서 등록해야 하는 등 약간의 번거로움도 있다.

그럼에도 대중교통 안심카드는 2012년 12월 첫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매년 1만장 가량 판매되고 있다. 분실이나 도난 시 티머니 홈페이지나 '대중교통 안심카드 분실신고 전용 ARS(음성안내서비스)'에 연락하면, 등록된 카드번호 및 본인 신분을 확인한 뒤 신고 다음날 오전 6시 기준으로 남은 잔액을 환불해준다.

'모바일 티머니'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모바일 티머니는 NFC(근거리무선통신)지원 휴대폰에 티머니 USIM을 장착하여 대중교통 및 편의점 등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모바일 티머니는 분실이나 도난 안심서비스를 지원하기 때문에 휴대폰 분실 시 티머니 잔액을 고객이 지정한 계좌로 3일 이내 환불받을 수 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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