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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캐비닛 문건' 신중모드…작성 경위·진위 확인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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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7-17 19:11:09 수정 : 2017-07-17 22: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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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1부 배당… 정밀분석 돌입 / 작성자·유통 경로부터 추적 방침 / 증거 제출 여부 아직 결정 안돼 / 禹 “무슨 상황·내용인지 모른다” / 특검팀, 이재용 재판서 언급 안해 / 최순실 “특검이 정유라 협박·압박” / 불리한 증언 관련 입장 표명 눈길
검찰이 청와대에서 잇따라 발견된 ‘캐비닛 문건’을 둘러싼 의혹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검찰 수사는 문건의 작성·유통 경위와 문건 내용의 진위 두 갈래로 나눠 이뤄진다. 이번에도 검찰 최강의 수사력을 자랑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동원됐다.

서울중앙지검은 17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박근혜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캐비닛 문건 사본을 넘겨받아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에 배당하고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청와대가 이날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발견됐다고 밝힌 1361건의 전 정부 문서도 비슷한 경로로 검찰에 전달돼 검증대에 오를 전망이다.

검찰은 일단 해당 문건의 정확한 작성자와 유통 경위를 추적한 뒤 문건 내용의 진위를 확인할 방침이다. 향후 박 전 대통령 등의 재판에서 이 문건을 증거로 쓰려면 작성자와 사실관계가 명확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청와대가 공개한 문건 일부에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 경영권 승계 등에 ‘박근혜 청와대’가 깊이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그동안 알려진 것과 달리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명단(블랙리스트)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직접 개입한 정황도 드러나 있다.
법정 향하는 禹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형사책임을 물을 부분이 있다면 추가 기소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앙지검 특수1부는 박근혜정부 시절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 비리가 있었다는 감사원 고발사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3∼2014년 불법적 계열사 합병을 통해 9조원대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시민단체 고발사건,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통해 KEB하나은행 등 금융권 인사에 개입했다는 시민단체 고발사건 등의 수사도 맡고 있다. 요컨대 ‘특수1부 대 박근혜’라고 볼 수 있을 만큼 지난 정권의 굵직한 비리 의혹들을 특수1부가 파헤치는 모양새다.

캐비닛 문건과 관련해 삼성을 수사한 특검팀과 문건 작성 책임자로 지목된 우 전 수석은 일단 말을 아꼈다.

특검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재판에서 캐비닛 문건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

특검팀 관계자는 “현재 자료를 검토하는 중”이라며 “증거 제출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우 전 수석 역시 같은 법원 형사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열린 재판에 출석, 문건에 대해 “무슨 상황인지,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휴일인 16일 저녁 서울 서초구 박영수 특검 사무실에 늦은 밤까지 불이 켜져 있다. 앞서 특검팀 관계자는 이날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해당 문건 사본을 보내와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 관계자들은 삼성 뇌물 사건 등의 공소 유지에 이번 문건들이 도움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주말에도 대부분 출근해 300여종에 달하는 방대한 문건 분석에 매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재판에선 최씨 딸 정유라씨가 최근 이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과 최씨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낸 것에 대한 최씨의 입장 표명이 눈길을 끌었다.

최씨는 “특검이 증언 당일 애(정유라)를 새벽 2시에 데리고 나간 건 잘못”이라며 “특검이 애를 협박하고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법원은 박 전 대통령이 19일 예정된 이 부회장의 재판에 불출석 의사를 밝히자 이날 구인장을 발부하며 소환불응에 대비했다. 박 전 대통령은 건강상의 문제와 자신의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증언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장혜진·박진영·김건호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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