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1년6개월 동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어학연수를 받고, 인근 실리콘밸리의 모바일 데이터 분석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스탠퍼드대 여름학기 창업과정도 수강했다. 김씨는 이런 경험과 실력을 인정 받아 2016년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인 구글 본사에 입사했다. 김씨는 “당시 많은 마음고생과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 과정이 없었다면 한국 토종 대학생이 구글러가 되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WEST사업은 한·미 정부 간 협정에 따라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1년 이내)에게 최장 18개월의 어학연수, 인턴, 여행 등의 기회를 제공하는 교류 프로그램이다. 글로벌 감각을 갖춘 핵심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사업 취지다. 대학생들에겐 국비 보조를 받아 검증된 현지 기업체에서 인턴 경험과 어학 실력 등 ‘스펙’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가 높다.
WEST사업 중기(1년) 프로그램에 참여한 단국대 이현석씨는 “영어 능력 향상뿐 아니라 나 자신을 돌아볼 기회와 취업·진로 문제를 인턴 경험으로 탐색할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역경에 대처하면서 얻은 다양한 경험과 자신감, 긍정의 힘이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과 수도권 소재 대학생들이 주로 선발되고 소득분위에 따라 정부 지원금이 차이가 나 학생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파견규모가 예산 등의 이유로 최근 5년간 점차 줄고 있는 것도 개선돼야 할 점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비수도권 재학생 선발인원을 30% 이상 할당하고 있다”며 “WEST사업 전체 프로그램 기간이 6개월∼1년6개월이고 자기 분담금도 있다 보니 저소득층에서는 WEST사업 참가가 힘든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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