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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대리가 들려주는 서민금융] (20) 감당 어려운 빚으로 힘들다면

입력 : 2017-06-30 10:00:00 수정 : 2023-11-12 21: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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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뉴스를 보면 빚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빚보증 감당 못하고 자살’, ‘카드빚 때문에 가족 동반 자살 시도’ 등 안타까운 뉴스들입니다. 사업에 실패해 빚더미에 오르기도 하고, 불법 고금리 대출을 받았다가 빚 독촉에 시달리거나 학자금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해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가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사연들은 빚으로 인한 서민들의 고통이 얼마나 심한지 짐작하게 합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사업 실패 후 빚만 1억원

나씨는 대학을 졸업한 뒤 스물여섯이라는 어린 나이에 의류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처음부터 사업을 할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지방의 작은 기업에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당시 여자 친구였던 지금의 아내가 가족 간 불화로 집을 나와 생활하게 되면서 그녀가 의지할 곳이라곤 나씨뿐이었죠. 그는 아내를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같이 의류사업에 뛰어들게 됩니다.

지방에서 의류사업은 성공하기 어려웠습니다. 유동인구가 적다 보니 손님도 뜸했고, 요즘처럼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된 시기도 아니어서 수익을 늘릴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매일 새벽마다 서울 동대문시장으로 물건을 사러 왔다 갔다 하니 피로만 쌓여갔습니다. 결국 사업을 시작한 지 2년 반 만에 그에게 남은 것은 1억원이 넘는 은행 빚이었습니다.

그 사이 그와 아내 사이에는 큰딸이 태어났습니다. 당장 분유와 기저귀 값을 벌기 위해 그는 공사장에서 막일을 했습니다. 이후 이전 경력을 살려 직장을 잡았으나 회사 앞으로 날아드는 채무 독촉장 탓에 몇 개월 버티지 못했습니다. 과다한 빚으로 연체일은 쌓여만 갔고, 안정된 수입이 없어 생활고에 시달리다 보니 부부싸움도 잦아졌습니다. 신용등급이 낮아져 신용카드는 물론이고 통장도 만들 수 없었습니다. 월셋집도 지인 명의로 계약해야 했습니다. 당시 그의 나이는 37살이었습니다. 그렇게 행복은 나씨에게서 멀어져가는 것만 같았습니다.

◆채무조정제도 덕에 다시 ‘사장님’으로 재기

어느 날 그는 우연히 채무조정이라는 지원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1억원이 넘는 빚 중 일정 부분을 감면해주고, 매월 일정금액을 장시간 꾸준히 갚으면 빚의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고 합니다. 10년 넘게 빚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던 그에게 채무조정 지원제도는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 같았습니다.

그는 채무조정을 받아 원금을 60% 가까이 감면받고, 상환 기간도 10년으로 연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남은 채무를 갚아 가나며 다시 재기를 꿈꿀 수 있었습니다. 그는 건설업을 하고 있는 친구의 도움을 받아 25t짜리 덤프트럭과 장비를 구입해 사업을 시작했고, 연매출 1억원 정도의 ‘사장님’으로 재기할 수 있었습니다. 금융도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 대출을 받아 집도 장만할 수 있었죠.

서민금융진흥원을 비롯한 서민금융 유관기관에서는 나씨처럼 과도한 빚으로 장기간 연체 중인 서민들을 위해 채무조정 제도를 마련해놓고 있습니다. 채무조정 신청자의 재산상황과 능력 등을 면밀히 고려해 감면율과 상환 기간 등에 차등을 두고 있는데요. 펌프질을 할 때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마중물’을 부어줘야 하듯 서민들을 빚의 함정에서 끌어올려 재기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채무조정 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채무조정이 필요한 서민들에게 잘 쓰여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지원제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권은영 서민금융진흥원 종합기획부 홍보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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