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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선물 보따리’ 푸는 경제인단

입력 : 2017-06-29 06:00:00 수정 : 2017-06-29 01: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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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美에 대규모 세탁기 공장 설립 / SK·가스公은 LNG 수입·공동개발 나서 / 정상회담 계기 美 통상압력 완화 주목

29일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동행하는 경제인단이 푸짐한 선물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에 대규모 세탁기 공장을 설립하고, SK와 한국가스공사 등은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및 공동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그동안 미국 내 공장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LNG 수출을 통한 무역적자 해소를 강조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요구에 딱 맞는 ‘맞춤형 선물’인 셈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 이후 거세진 미국의 통상압력이 완화될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위해 3박6일 일정으로 출국하고 있다. 성남=남제현 기자

삼성전자는 28일(현지시간) 워싱턴 윌러드 호텔에서 윤부근 CE부문 대표이사와 헨리 맥마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뉴베리 카운티에 가전공장을 설립하는 내용의 투자 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내년 초부터 가동되는 이 공장에서는 미국에 판매할 세탁기를 생산할 예정이며 투자규모는 약 3억8000만달러, 고용규모는 950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가전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삼성전자는 이번 공장 설립을 계기로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도 지난 2월 테네시주와 세탁기공장 설립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LG전자는 테네시주 북부 클라크스빌에 2019년 상반기까지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7만7000㎡ 규모의 공장을 짓고, 연간 100만대의 세탁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또 뉴저지주에 6만3000㎡ 규모로 건립하는 신사옥에도 2019년까지 총 3억달러를 투자한다.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총수가 방미길에 오른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LNG 전문 계열사인 SK E&S 유정준 사장과 함께 29일(현지시간) 미 최대 셰일오일·가스 회사인 콘티넨털리소시스 측과 셰일가스전 공동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SK E&S는 2014년 9월부터 콘티넨털리소시스와 오클라호마주 동북부 우드퍼드 셰일가스전을 공동개발하고 있으며, 이번 MOU를 통해 추가 개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제사절단의 선물보따리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LNG다. 트럼프 대통령이 LNG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도 지난 15일 트럼프 행정부의 거센 통상 압박을 해결하기 위한 주요 방안으로 ‘미국산 LNG 수입 증대’를 제안한 바 있다. 이번에 방미 경제인단에 처음 포함된 중견 건설회사 ㈜한양도 미 LNG업체인 델핀사와 20년간 셰일가스를 연간 150만t 수입하는 내용의 주요 요건 합의서(HOA)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델핀사는 한양이 전남 여수 묘도(312만9000㎡)에 추진 중인 ‘동북아 LNG 허브터미널’ 사업에 지분을 투자한다. 에너지공기업 중 유일하게 경제인단에 포함된 한국가스공사는 북미지역 LNG가스전 개발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가스공사는 25일(현지시각) 미 루이지애나주의 사빈패스 LNG 수출터미널에서 미국의 셰니어 에너지사와 공동으로 미국산 LNG 인수식을 거행하고 2036년까지 20년 동안 연간 280만t의 LNG를 수입하기로 했다.

이 같은 미국산 LNG 수입은 중동 중심이었던 LNG 공급선을 다변화함으로써 국내 천연가스 공급 안정성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수입한 LNG가스 총 3200만t 중 카타르산이 37.1%로 가장 많고, 호주(14.7%), 오만(13.3%), 말레이시아(12.0)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방미 경제인단은 총 52명으로 박근혜정부 때에 비해 축소됐지만, 내놓는 선물보따리로 한·미 간 우호적 분위기를 형성하고 실익을 챙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대한상의 이경상 경제조사본부장은 “미국 내에서 한·미 FTA 재협상이나 양국 간 무역 불균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있었는데, 이번 경제인단의 투자계획을 통해 미국도 일자리가 확대되는 등 양국이 윈윈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줄 것”이라며 “한·미 FTA 재협상 주장이 수그러지는 효과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기업 총수 및 CEO들은 이날 오후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비즈니스 서밋)’ 등 공식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수미·정지혜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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